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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홍 Oct 03. 2016

새로운 교육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

'2016서울인문포럼'을 다녀와서.

2016서울인문포럼 (Seoul Humanities Forum 2016)


지난 2016년 9월 28일 아침 8시 30분부터 저녁 7시까지, 서울 신라호텔에서 2016서울인문포럼이 열렸습니다. 배양숙 이사장이 이끄는 비영리 사단법인 서울인문포럼에서 이 행사를 주최해주셨습니다. 이 포럼은 문학, 사학, 철학, 예술, 교육 분야의 학자들 및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과거와 현재를 되짚고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기 위해 마련된 비영리 포럼입니다.


이번 2016서울인문포럼'철학', '역사', '교육' 세 분야로 나누어 세션별 강연과 토론이 준비되었습니다.

아래는 온오프믹스를 통해 공유되었던 포럼의 소개 이미지입니다. 이미지가 길긴 하지만 포럼의 연사 분들과 강연 주제에 대해 잘 정리되어 있어 공유합니다.





포럼을 준비해주신 세바시 기획팀 매니저 최두옥 님의 포스트 덕분에 간신히 행사에 참가할 수 있었고,

'함께 이롭게 더불어 행복하게(Benefiting One Another, Happy in Harmony)' 라는 행사의 캐치프레이즈대로 정말 의미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그에 대한 후기를 간략하게 남기고자 합니다.







2016서울인문포럼 오전 일정: 기조연설, 그리고 패널 토크


포럼의 오전 일정은 신라호텔 다이너스티 홀에서 배양숙 집행위원장의 개회사와 진 블록 UCLA 총장의 축사 그리고 장하석 케임브릿지 대학 석좌교수의 기조연설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축사로 이뤄졌습니다.

신라호텔 다이너스티 홀에서 열린 장하석 교수의 기조연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이 부분까지는 거의 모든 인원이 다이너스티 홀에서 포럼을 함께 하는 형태로 진행이 되었구요. 이 후 장하석 교수의 기조 연설 <인본주의와 과학>을 주제로 다양한 패널진들이 함께 하는 패널토크가 이뤄졌습니다. (이 부분부터는 철학 분야는 에메랄드 홀에서, 교육 분야는 토파즈 홀에서, 역사 분야는 루비 홀에서 오전 특강들이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기조 연설에서 장하석 교수는 아래와 같은 부분을 이야기했습니다.


'현대사회의 인간의 삶을 논하면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생각치 않을 수가 없고 따라서 현대인을 위한 인문학은 과학에 대학 적절한 관점을 함께 갖춰야 합니다...(중략)...과학은 인류문화의 소중한 일부입니다. 만약 철학이 문과나 이과 어느 한쪽에서만 서성거릴 뿐 과학에 무지하다면 인간의 삶에 대한 총체적 통찰력을 갖출 수 없습니다. 과학도 인간이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것을 망각한다면 과학지식의 본질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후략)

- 2016서울인문포럼 강의를 담은 저서 '인문의 길, 인간의 길' 및 포럼 기조 연설에서 발췌


기조 연설의 내용을 토대로 각 패널마다 의견을 이야기하고 그에 대해서 장하석 교수가 답변을 하는 형식으로 패널토크가 이루어졌습니다. 1시간 가량 시간동안 이어진 패널토크는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로 생각들이 오고 갔고 각 패널들이 생각하고 있는 인문학과 과학에 대한 관점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분리와 연결'이라는 테마로 귀결이 되었는데요, 이는 인간과 인간, 과학과 인문학, 사실과 가치, 윤리와 기술이라는 여러 가지 면에서 도출되었던 공통된 테마로 이번 포럼의 수많은 강연들과도 깊은 연관을 지닌 주제였습니다.







2016서울인문포럼 오후 일정: 교육 분야


개인 휴가를 내면서까지 이번 포럼을 가고 싶었던 건 제가 평소에 선망했던 장하석 교수나 데니스 홍 교수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있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포럼의 세 축 가운데 한 축이였던 교육 분야의 모든 오후 세션을 듣기 위함이었습니다. 진행된 세션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이제는 지식중간도매상이 아니라 멘토의 시대다 (조벽/ HD행복연구소 공동소장)

- 다르게 보기, 새롭게 연결하기 (데니스 홍/ UCLA 기계항공 공학과 교수)

- 교육패널토의: '포스트 휴먼시대, 4차 교육혁명과 패러다임의 전환: 지식에서 지혜로'

- 생각지도 못한 미래 교육의 체인지 (유영만/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

- 인공지능시대와 지식전수형 교육의 종말 (박형주/ 국가수리과학 연구소장, 아주대학교 수학과 석좌교수)

- 경험지식의 힘! 알고, 실행하라 (배양숙/ 2016 서울인문포럼 집행위원장)

- 컴퓨터로 수학을 배울 때 달라지는 것들 (김서준/ Knowre 부대표, 공동창업자)


포럼에서 제공해 준 점심 도시락을 먹은 후, 교육 세션을 듣기 위해 신라호텔 토파즈 홀로 이동했습니다. 최대한 앞자리에서 강의들을 듣기 위해 서둘러 이동했으나, 시작 시간이 40여분 이상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앉을 수 있는 자리가 거의 없었습니다. 기다리다 자리를 떠나는 분이 한 분 계셔서 운좋게도 자리 하나를 잡아 앉을 수 있었습니다.

교육 분야는 신라호텔 토파즈 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사진에서 현재 연단에 서있는 분은 이번 교육 분야의 오후 세션 내내 원활한 진행을 맡아주신 CBS 박재홍 아나운서.


12시 40여분이 되자 교육 분야 오후 세션의 진행을 맡은 CBS 박재홍 아나운서가 등장하여 약간은 어수선한 장내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토파즈 홀은 기조 연설 및 축사들이 진행되었던 다이너스티 홀에 비해서 다소 작은 규모의 홀이였는데, 홀 규모에 비해서 너무나 많은 인파가 몰렸습니다. 철학과 역사, 교육 세가지 분야로 진행된 이번 포럼에서 교육 분야에 참석하고자 하는 청중들이 단연 많았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번 포럼의 교육 분야 강의 주제들이 지금까지의 교육과는 다른, 다음 세대의 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었고 이에 대한 청중들의 관심은 가히 압도적이었습니다.  


일찌감치 좌석엔 사람들이 모두 자리를 잡고 앉았고 상대적으로 조금 늦게 온 사람들은 복도와 출입문 바깥까지 서서 대기하는 광경이 연출되었습니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박재홍 아나운서가 다른 분야(철학, 역사)의 강연을 들을 수 있도록 안내하였지만 아무도 움직이지 않고 오히려 사람들이 더 늘어나기만 하더군요. 이런 상황에서 조벽 소장의 강의를 시작으로 오후 1시부터 세션이 시작되었습니다.





- 이제는 지식중간도매상이 아니라 멘토의 시대다 (조벽/ HD 행복연구소 공동소장)


조벽 HD행복연구소 공동소장


조벽 소장은 저에겐 낯선 분이였지만, '선생님들의 선생님'이라는 박재홍 아나운서의 소개와 그에 뒤따른 엄청난 환호와 박수가 기대감을 고조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기대감은 이내 에너지로 바뀌었습니다. 조벽 소장의 강의를 듣는 건 처음이였는데 강의의 흐름을 이끌어나가는 힘과 메세지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강의는 새로운 교육이 지향해야 될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주로 아래와 같은 내용들이었습니다.


현재까지의 교육이 암기와 연산력을 위주로 한 엘리트 교육에 매달렸다면, 기계와의 경쟁에서 한계를 보이게 된 지금 그동안의 교육이 지향하던 바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기계가 아닌 사람만이 가지는 '인간다움'과 '인성'을 품을 수 있는 교육을 지향해야 하며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토대로 하는 '집단지성'의 교육을 위주로 해야한다.
또한 그동안의 '지식전달'에서 벗어나 '지혜전달'을 이루어야 하며 이성과 감성이 합쳐진 '인성'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팀워크(Teamwork)를 다져야 진정한 We-sdom(모두가 함께 갈 수 있는 Wisdom을 지칭하는 조벽 교수의 언어)을 이뤄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은 그동안의 '지식' 전달 시스템이 아닌 '지혜'를 전달해 줄 수 있는 '멘토'의 관계를 다져야 가능한 일이다.


강의 자체는 어떤 솔루션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큰 흐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처음 듣는 내용들은 아니었지만 단순히 텍스트로 마주하는게 아닌 조벽 소장의 입에서, 그리고 전신에서 느낄 수 있는 말과 에너지로 내용을 마주했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런 것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은 계기가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조벽 소장도 비슷한 이야기를 강의 중 이야기했습니다.


단순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면, 지금 이 강연장에 계시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내용들은 여러분이 입장하실 때 드린 책자에 다 나와있어요.

보다 중요한 것은, 여러분들이 지금 이 자리에 나와계신다는 겁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이렇게 얼굴을 마주보고 생각과 감정을 공유한다는 것에 있어요. 그것이 앞으로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입니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요.







- 다르게 보기, 새롭게 연결하기 (데니스 홍/ UCLA 기계항공 공학과 교수)


데니스 홍 UCLA 기계항공 공학과 교수


조벽 소장의 강의 후 10분간의 휴식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데니스 홍 교수의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혹시 누군가 저에게 2016년도에 들었던 강의 중 가장 인상깊었던 강의를 꼽으라고 한다면 전 주저없이 이번 포럼데니스 홍 교수의 강의라고 대답할 겁니다. 그야말로 가장 활력이 넘쳤고, 총기가 가득했으며 빛이 나는 강의였습니다. 저는 항상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려고 노력해왔습니다만 '주변 사람들에게, 그리고 강의를 듣는 청중들에게 에너지를 전달하기 위해선 저렇게 해야하는구나'를 깨달은 강의였습니다.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일에 대한 확신, 자만감으로 비춰지지 않는 자신감, 그리고 자신의 어린 아들과 함께 하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까지.


강의 자체는 전반적으로 '창의성'과 '호기심', 그리고 '생각의 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창의력'은 관계 없는 것들을 연결시키는 능력이다.
연결시킬 수 있는 '기억'들(경험과 지식, 그리고 소통)이 많아야한다
'호기심'이 창의력의 시작이다. 자신의 어린 아들로부터 끊임없이 질문받는 Why에 대한 응답은 기존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Assumption을 깰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 세상 모든 어린이들의 반짝이는 눈은 그들의 호기심을 대변한다. Never lose that 'Spark' in your eyes.
다르게 보기, 생각을 틀을 깨기. 뭐든지 삐딱하게 다르게 보기, 그리고 그것을 생활 속에서 꾸준히 훈련하기.
아이디어는 세상을 바꾸는 행동의 시작. 그리고 세상을 바꾸려는 의지가 아이디어의 원천. 항상 생각해보자, 무엇이 당신을 이끄는지. What Drives you.


텍스트와 사진을 통해서 강의에서 흘러나오는 에너지를 고스란히 반영할 수 없는 점이 아쉽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제가 그동안 가져왔던 생각들과 다짐, 그리고 판단들에 대해서 근거를 점검할 수 있는 시간들이라 무척 의미있었습니다. 연사 분들 한명 한명에게 주어진 시간이 40분이였기에 데니스 홍 교수도, 청중들도 더 오래 이야기를 나누지 못함을 아쉬워했는데요, 다음 번에 다른 기회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Never lose that 'spark' in your eyes.







- 교육패널토의: '포스트 휴먼시대, 4차 교육혁명과 패러다임의 전환: 지식에서 지혜로'


교육패널토의 시작 전 박재홍 아나운서가 패널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데니스 홍 교수의 강의가 끝나고 이번엔 교육 세션의 모든 연사들을 모시고 교육패널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달라지는 시대에 대한 앞으로의 교육방향에 대한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여기선 패널토의 중 노트에 간단히 제가 정리했던 내용을 공유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조벽(HD 행복연구소 공동소장)   머리만 채우는 것이 아닌 마음을 채우는 교육이 필요하다. 지혜는 입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닌 '보여주는 것'이다. 지식전달 교육과 지혜전달 교육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온몸으로 느껴서 전달받는 '체험'이 '지혜'로 남는다. 이는 좋아하는 일을 추구하는 마음과도 같은 맥락에 있다.

김서준(Knowre 부대표)   현재의 교육 시스템, 러닝모델은 지식전달을 기반으로 하는 것들이 대다수이다. 선생님들에게 '디지털'을 통해서 지식전달을 매우 용이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지혜전달을 위한 물리적인 '시간'과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

박형주(국가수리과학 연구소장)   지식전달 교육은 이제 '종말'을 맞이하고 있다. 지식의 총량이 너무 커졌기에 이젠 개인간 지식 량의 차이가 큰 의미가 없다. 또한 지식의 유효기간이 너무 짧고 변화가 심한 시대다.

배양숙(2016 서울인문포럼 집행위원장)   지금 이순간이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자발적으로 함께 하고 싶어서 이 자리에 온 청중들을 보라. 스스로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그리고 그것이 내 주변에도 이로운지 판단해보아야 한다.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 환경이 지속가능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유영만(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   지식전달 교육의 무의미함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험'과 '통찰'을 수반한 지식의 양적 축적이 이루어져야 지혜에 도달할 수 있다.


패널들은 그동안의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에 대해서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는 큰 궤를 같이 하였습니다. 다만 토의 중간중간에 디테일들을 살펴보면 미묘하게 다른 방향, 추구점이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어요. 앞으로 변할 수 있는 여러가지 갈래들을 조망할 수 있었던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 생각지도 못한 미래 교육의 체인지 (유영만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


유영만 교수가 본격적인 강의 시작 전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유영만 교수의 강의는 강의식 교육에 대한 변화 및 테크놀러지, 사람에 대한 관점을 다뤘습니다. 강의 초반에는 Learning 시스템의 변화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를 했습니다. e-learning, m-learning, v-learning, Smart learning, Flipped learning, Social learning 그리고 Blended learning까지.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변화해왔던 교육 기법의 발전 도상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나누었습니다. 그 후 아무리 도구적으로 환경적으로 발전이 이루어지고 잘 갖춰지더라도 사람의 정성적인 노력이 근본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무엇이 인간을 특별하게 만드는가,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능력은 무엇인가? 새로운 능력을 육성하는 미래의 교육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가?
본인은 오히려 강의식 교육의 첨단화가 더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의식 교육이 구시대적이라고 경시하는 경향이 있으나 강의는 가장 강력한 교육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강의라는 Form이 구시대적이라고 버리는 것이 아닌, 그것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한다.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 해결의 솔루션을 '테크놀러지'를 핵심으로 두는 것이 아닌, 그 문제를 대하는 '사람' 그 자체에 놓을 필요가 있다.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5가지 능력이 있다. 1번째는 호기심에 기반한 질문 능력이다. 2번째는 틀에 박힌 생각의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상상력과 직관력이다. 3번째는 타인의 아픔을 가슴으로 공감하는 공감능력이다. 4번째는 체험과 개념을 융합하여 색다른 지식을 창조하는 능력이며, 5번째는 딜레마 상황에서 신속하게 윤리적으로 의사결정하는 실천적 지혜이다.
공부하는 것은 호기심의 물음표를 갖고 감동의 느낌표를 찾아가는 부단한 탐구여정이다.


저 스스로는 디지털을 사용한 교육 네트워크 활용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처음에 유영만 교수가 강의식 교육의 강화를 이야기했을 때 다소 의문을 가졌습니다만, 쭉 이야기를 듣다보니 확실한 이유가 있었고 일리가 있다고 생각이 드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씀하신 부분이 크게 기억에 남았어요.


'발견의 열정'을 '촉발'시켜주는 것이 교육이다.  









- 인공지능시대와 지식전수형 교육의 종말 (박형주/ 국가수리과학 연구소장, 아주대학교 수학과 석좌교수)


박형주 연구소장을 소개하고 있는 박재홍 아나운서


박형주 소장의 강의가 진행될 즈음이 오후 4시 30분 경으로 기억합니다. 하루종일 진행되었던 강의에 따른 청중들의 피로감을 느꼈는지 박재홍 아나운서가 분위기를 환기시키려 노력했고 그 후 박형주 소장의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강의는 아래와 같은 내용을 위주로 전개되었습니다.


일부에선 맞춤형 교육을 크게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접근이다. 최근 다보스 포럼에서도 이야기되었듯이 직업의 발생과 소멸이 매우 빈번해진 상황이며 이러한 상황에서 특정 직업군을 겨냥하여 '교육'한다는 것은 그 기반이 몹시 불안한 시도이다. 예를 들어, 아직까지도 의사 직업에 대한 선망 혹은 교육이 뜨거운데 vinod khosla(선마이크로시스템의 창업자이자 주요 VC)에 따르면 현 의사직종의 80% 정도는 기계로 대체될 예정이라 한다.
한 직업이 망해도 다른 직업으로 갈 수 있도록 종합적인 '소양'을 근본으로 가르쳐야한다. 즉 지식전달이 아닌 '학습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 필요한 것은 '지식의 양'이 아니라 '생각하는 힘'이다.








- 경험지식의 힘! 알고, 실행하라 (배양숙/ 2016 서울인문포럼 집행위원장)


서울인문포럼을 만들어낸 배양숙 집행위원장


박형주 소장의 강의가 끝나고 배양숙 집행위원장의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배양숙 집행위원장은 지금의 서울인문포럼이 있게 한 장본인입니다. 조금 늦게 이야기 한 감이 없지 않아 있는데요, 서울인문포럼은 무료행사입니다. 청중들에게 가치있는 강의를 선사할 수 있는 연사 분들과 신라호텔이라는 훌륭한 공간, 모든 참가자들에게 통역기 제공 및 점심 제공 그리고 행사에 대한 종합적인 안내 책자와 강연들의 주요 내용이 담겨있는 서적까지 전달하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청중들은 선착순 참석 신청에만 성공한다면 이 행사에 참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시작과 결실은 배양숙 집행위원장의 노력으로부터 나왔다고 합니다.


배양숙 집행위원장의 강연은 어떻게 서울인문포럼을 만들게 되었는지에 대한 담담한 소회로 시작되었습니다. 20년간 재무설계사로 지냈고 그 후 서울대에서 미래지도자 인문학 과정, 최고지도자 인문학 과정을 경험하면서 인문학 공부모임의 필요성을 실감, 2012년에 '수요포럼 인문의숲'이란 모임을 개설합니다. 이 모임은 유수의 기업가들을 초청하여 그들의 삶과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자 하는 모임이었습니다. 이는 그들의 '결정'이 곧 '고용'의 유지와 확대에 영향을 준다는 배양숙 집행위원장의 판단에서 기인했습니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개설한 인문의 숲이었지만 모든 일이 그러하듯 의도가 좋다고 해서 항상 좋은 결과, 좋은 사람들만 함께 하는 것은 아니지요. 운영하는 과정에서 너무 힘든 일들을 많이 겪고, 그만할까 생각도 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처음이 뜻이 옳다면 한 명이 와서 수업을 듣더라도 해야한다'는 결심을 가지고 모임을 계속했습니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들이 연이 닿아 수많은 석학들과 만나는 기회들을 얻을 수 있었고 지금의 서울인문포럼에까지 이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사실, 배양숙 집행위원장의 강연은 다른 연사들의 강의와 비교했을 때 화려한 프레젠테이션 스킬이라던가, 크나큰 에너지가 느껴지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녀가 해낸 일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알게 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변변치 않지만 항상 이런저런 일을 벌이는 저인지라, 모임을 시작할 때의 마음, 남을 위한 행사를 여는 사람의 고충과 그에 수반하는 여러가지 희노애락에 대해서 조금은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일을 수년동안 점점 크게 규모를 키워나가며 본인의 에너지와 능력을 적극 발휘하고 있는 모습과, 그 수많은 점들을 연결하여 많은 청중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포럼을 만개시키는 것을 보며 크게 감명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한 사람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높은 성취를 이루고 그것들을 남들에게 전파하는 것은 정말 훌륭하고 뛰어난 일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연결하여 다른 사람들과, 다른 커뮤니티와, 다른 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설계해내는 일은 더더욱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컴퓨터로 수학을 배울 때 달라지는 것들 (김서준/ Knowre 부대표, 공동창업자)


강연을 시작하고 있는 김서준 Knowre 부대표

배양숙 집행위원장의 강연이 끝나고 마지막으로 김서준 Knowre 부대표의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Knowre는 인공지능 수학교육 플랫폼을 만들고 있는 교육기술 스타트업이며 이미 미국 공교육 시스템에 본인들의 솔루션을 제공하여 혁신적인 성과를 낸 스타트업입니다.


김서준 부대표는 Knowre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서술하며 아래와 같은 점들을  이야기했습니다.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증명하고 싶은 문제가 명확해야 스타트업을 시작할 수 있다.
Knowre는 이른바 수포자(수학포기자)문제에 집중했다.
강의식 교육의 필연적인 문제는 강의를 듣는 사람마다 강의의 이해도가 다른데 강의 진도는 나가야하기
때문에 사람간의 Gap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수학과목이 그 중에서 가장 큰 문제를 드러내게 되는 이유는, 다른 일부 과목과 달리 수학은 하나의 지식을 이해하지 못했을 때 연관되는 다음 지식을 학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디지털 기반의 학습 환경을 통해서 해결하고자 노력했다. (이를 위해서 시도한 Knowre의 다양한 시스템을 설명했는데요, 이 부분은 아래 Knowre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http://knowre.com/product/


김서준 부대표의 강연 후반부에는 이미 7시가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저녁시간이 훌쩍 지났음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있었고 끊임없이 연사와 교감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서준 부대표는 아래와 같은 말로 강연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우리는 사람과 기계가 역할을 나누어서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글을 마치며...


저는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집단 지성을 통한 지식의 공유에 대해서, 그리고 현대의 교육 시스템에 대해서 고민해왔고 그렇기에 오늘의 강연들은 여러가지 측면으로 시사점이 많았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계, 공동체와 공동체, 지식과 지혜에 대한 이야기, 분리와 연결에 대한 이야기, 세상을 바꾸려는 의지가 어떠한 행동으로 발현되는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강연, 강의 하나하나의 이야기들과 에너지들에도 크게 모티베이션을 받을 수 있는 날이였지만, 교육 분야의 오후 세션에서 토파즈 홀을 둘러싼 청중들의 에너지와 열기 그리고 눈빛들 또한 너무나 인상적인 하루였습니다. 직장에 휴가를 내고 아침 일찍부터 달려온 사람들, 교복을 입고 온 학생들, 대학생들,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손을 잡고 온 아이까지.


부모님과 함께 온 아이의 경우... 저의 잘못된 고정관념 하에서 '부모님이 억지로 손 붙잡고 데려온 아이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데니스 홍 교수의 강의 시간에 먼저 손을 번쩍 들어 질문을 하더군요. 수백명의 청중이 있는 자리에서 떨지 않고 자신의 질문을 했던 모습이 선명합니다. 질문 자체는 다음에 어떤 프로젝트를 하실 것이냐는 간단한 것이었지만 데니스 홍 교수가 아이의 바로 눈앞까지 발걸음해서 신난 표정과 말투로 대답을 해 주던 그 순간은 아이에게 무척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포럼의 취지와 강연들, 연사들과 청중들 그리고 포럼에서 인사를 나눈 인연들까지. 수많은 소중함을 담아낼 수 있던 하루였습니다. 이렇게 글을 남기는 것도 다른 분들에게 포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하면서 그 날 느꼈던 저의 기억과 다짐을 다시 한 번 새겨보는 시간이겠지요.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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