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7. 꿈을 이루는데 가장 경계해야 할 것
전역 후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버킷리스트는 모든 남자의 로망인 철인 3종이었다.
그러나 전역했을 때는 배가 엄청 나온 비만의 상태였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네가 무슨 철인 3종을 하냐고
1년은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셨다. 나도 많은 분들의 조언을 듣고 내년에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때는 왠지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혼자서 이곳저곳 철인 3종 정보를 알아보았고 ‘울산 인피니트 철인 3종 클럽’이라는 곳에 가입을 했다. 전역한 지 불과 2일 만이었다.
마침 그다음 날 회원들끼리 바다수영을 한다고 해서 나도 새벽에 나가게 되었고 철인 3종 클럽 사람들과 처음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그다음 날 클럽 가입을 하고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전역 후의 나는 비만이었기에 훈련하기 힘든 몸이었지만 하나씩 차근차근 알려주어서 자신감 있게 훈련할 수 있었다.
이렇게 전역 후 철인 3종에 입문하고 클럽활동을 하기까지 일주일 채 걸리지 않았다.
이때도 많은 지인들이 본인 친구가 철인 3종을 하니까 잘 안다고 하면서 너는 안될 거라고 했지만 내가 그 말을 듣고 미루었다면 내 꿈이었던 철인 3종 대회를 나갈 수 있었을까?
이전에 군대에서는 위계질서 때문에 늘 경직되어있는 구조였는데 사회에 나오니 인피니트 클럽에서는 가족처럼 따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매주 바닷가에서 바다수영 연습을 했고 오순도순 전복 라면도 해 먹었다.
클럽 식구들과 장거리 자전거 훈련도 했는데 한 번은 산꼭대기에 올라가다가 넘어지고 몸살이 났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1년 후 내가 꿈에 그리던 국제 아이언맨 대회가 열렸다. 1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철인 3종 국제 아이언맨 대회’는 바다수영 3.8km 사이클 180km 마라톤 42.195km를 이어서 완주해야 하는 극한의 도전이기 때문에 철인 3종을 하는 모든 동호인들의 로망이었다.
나는 동호회 사람에게 적극 지원을 받아 꿈에 그리던 아이언맨 대회를 완주할 수 있었다.
내가 만약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의 말을 들었더라면 지금도 나는 철인 3종을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세계 일주 또한 마찬가지였다. 내가 여행을 떠나기 전에 대부분 사람들이 가는 걸 반대했다.
그리고 직업군인으로 전역해서 모은 돈으로 취업 준비하고 미래 계획을 세우라고 말씀하셨다.
나도 괜스레 마음이 동요돼서 내가 잘못하고 있나 생각도 들었고 죄짓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세계여행을 갔다 온 사람은 우연히 알게 되었고 100명이 넘는 세계 일주자 모임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때 참여한 세계 일주자 모두가 나에게 하고 싶으면 떠나라고 했다.
그전에는 응원해주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여행을 해본 사람들은 모두가 꼭 한번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세계여행 준비부터 갔다 온 이후에 현실적인 계획까지 디테일하게 들을 수 있었고 나는 그제야 나는 무거운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1년간 세계 일주를 떠났고 한 번뿐인 내 20대 인생에서 정말 후회 없이 잘 갔다 왔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보니 타인에 의지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본인의 인생까지 타인에게 의지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타인의 삶을 살고 있었다.
꿈을 이루기 위한 지름길은 그 경험을 해본 사람들에게 직접 알아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경험해보지 않는 사람들의 조언이라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