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멀게만 느껴졌던...
이혼이라는 단어

그렇다, 나의 이야기였다.

by Jihyun


10.11.22


그렇다. 그렇게 시작되었다.

나의 선전포고. 이혼.

나는 당신과 헤어질 것이다.


그날도 어김없이 진행되던 부부상담. 30분... 20분... 10분... 상담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었고 나는 점점 초조해져 가고 있었다. 언제 어느 시점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내가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그것 하나뿐이었다. "ㅇㅇ씨, 이렇게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상담사는 내게 물었고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상담을 시작하고 내 머릿속은 벌써 새 하얗게 덮인 뒤였기 때문에...

"나는 이 사람과 헤어질 겁니다." 나는 그렇게 첫마디를 떼었고 질문했던 것과 전혀 다른 엉뚱한 대답에 상담사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지금도 그 뒤에 정확히 뭐라고 했는지는 생각이 나질 않는다. 아마도 얼버무리면서 이야기를 이어 갔으리라.

내 갈기갈기 찢긴 마음을 조금이라도 들키지 않기 위해 최대한 입을 꾹 다물고 말을 아꼈던 기억이 남아있다.

상담사는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더욱더 심층적인 질문을 하며 나에게 물어보기 시작했다.

나는 더 이상 입을 열고 싶지 않았다. 아니, 열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다시 줒어담을 수도 없는 말을 내뱄어 버렸다. "네. 맞습니다. 저에게는 제 말을 입증할 증거가 있습니다."

그렇게 끝이 났다. 그날로 남편은 집에 돌아오지 않았고 나는 그 뒤로 딸아이와 둘이 원래 우리 세 식구가 살 던 곳에서 살게 되었다. 갑작스럽게 일어나 버린 일. 그리고, 갑자기 마주치게 된 사실과 이혼. 갑자기 알게 된 놀란 일에 어안이 벙벙한 상담사 선생님의 얼굴. 갑자기 당한 선전포고에도 뻔뻔히 잘못을 회피하며 내 한마디 한마디를 부정하던 그의 얼굴. 이것만이 그날의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두 달이 조금 지난 오늘. 12.23.22 우리는 법원에 이혼 신청서를 내게 되었다. 그리고 이 진흙탕 같은 전쟁과 같은 싸움의 시작의 문을 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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