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아름다워지는...
집 근처를 산책하다가 “아름다운 가게”를 발견했다. 뭐가 아름다운 걸까? 이름이 촌스럽다고 생각하면서 안을 슬쩍 보니 옷, 신발 등 여러 가지 생활용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음 물건 파는 곳이네, 이름을 특이하게 지어서 손님을 끌 모양이네" 하며 지나쳤다.
어느 날 회사에 출근한 아들이 전화를 했다. “엄마, 나 모자 사도 돼요? 엄청 싸요"
“어디서 모자를 사는데?” “여기 우리 회사 아래층에 작은 가게가 있는데 다 싸게 판데요" 가격을 물어보니 정말 저렴했다. 사진을 보내보라 해서 보니 모자도 근사했다. 단 카드결제는 안되고 현금을 내라고 한다. 아들에게 다음날 현금을 쥐어주며 사라고 했다.
아들이 사 온 모자는 가격대비 품질이 좋았다. 나는 장난스레 곧 다가올 딸의 생일선물로 괜찮은 물건이 있는지 아들에게 봐달라고 했고 아들이 가게 사장님에게 부탁해 딸의 선물로 추천받은 원피스를 사진으로 받았다.
역시나 디자인과 품질이 좋았다. 거기에 가격도 믿지 못할 만큼 저렴하니 안 살 이유가 없었다. 딸은 금액을 듣더니 코웃음을 쳤지만 원피스를 받아보고는 아주 만족했고 이쁘게 보이고 싶을 때 꺼내 입는다.
물론 물건이 항상 좋은 것만 있지는 않았다. 욕심이 난 김에 아들에게 내 원피스도 봐달라고 했더니 내게 보여주지도 않고 원피스를 사 왔다. 이건 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가격이 저렴하니 그리 돈이 아깝지는 않았다.
그리고 알게 된 사실은 여기 들어오는 물건이 전부 기부를 받은 것이란다. 물건을 팔아서 생긴 수익금은 불우이웃을 돕거나 좋은 일에 쓰인다고 한다.
나는 혹시 그 아름다운 가게도 이런 취지로 운영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고 이번엔 직접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가게 안쪽에 가게 운영의 취지등이 게시되어 있었고 역시나 기부된 물건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 가게는 번화가에 위치해서 손님이 많았다. 그만큼 물건의 회전율이 높아서 좋은 물건을 얻으려면 운이 좋아야 한다.
세 번 방문해서 두벌 정도의 옷을 구입했다. 그러다 문득 집에서 안 입거나 신지 않는 신발을 헌 옷수거함에 넣었던 생각이 났다.
새것이나 마찬가지인 물건도 있었기에 나도 기부에 참여하고 싶었다. 결국 옷장을 뒤져 기부할만한 옷가지를 찾아냈고 몇 해 동안 신지 않던 신발도 찾아냈다.
장보기용 수레에 물품을 담고 아름다운 가게로 향했다. 수북한 물건을 보더니 직원이 물었다.
“기부하실 거예요?”
“네"
직원은 안내문을 보여주며 그대로 하라고 가르쳐주었다.
어플을 깔고 인적사항을 입력하니 내 회원번호가 생겼다. 가져간 물건 중에 운동화 하나는 사용감이 있다고 거절당했고 나머지는 모두 기부되었다.
물건가격이 정해지면 내가 정한 핸드폰 번호로 기부영수증이 발행되고 연말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기부절차가 끝나고 습관대로 전시된 물건을 둘러보는데 딸이 괜찮은 물건을 찾아냈다. 우리는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입했다는 기쁨과 기부를 한 후 느껴지는 뿌듯함을 동시에 느꼈다.
돌아오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나는 이제야 아름다운 가게의 이름을 이해했다.
직관적이지만 이 가게를 이용하는 내 마음이 잠시 아름다워졌기에 이 이름은 충분히 적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