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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하는 책

닳고 닳도록 읽고 싶은

by 진그림
성경책/진그림

얼마 전에 갑자기 전자레인지가 고장이 났다.

구입하는 모든 제품의 설명서를 훑어보는 게 습관인 남편이 새로운 발견을 한 모양이다.

" 전자레인지로 요거트도 만들 수 있다네! 한번 봐봐."

어, 정말! 나도 몰랐네. 읽어보니 간단하고 쉽다.

2분 우유를 데우고 그릭 요거트를 잘 섞어서 다시 2분 돌린 후 8시간 전자레인지 속에 두면 완성이란다.( 밤에 넣고 자고 나면 되겠다.)

20년 이상 전자레인지를 해동, 데우기와 찌기 용도로만 사용했었다. 그런데 설명서를 읽으니 또 다른 활용법을 하나 알게 되네! 당장 만들어 보고 싶어진다.


나에게 성경이 그런 인생매뉴얼 같다.


어릴 적부터 늘 곁에 있었지만, 자세히 들여다본 적 없이 오래 살았었다. 습관처럼 필요한 구절만 꺼내 읽고, 위로나 조언이 필요할 때에야 부랴부랴 펼쳐보던 책.

그런데 좀 더 커서는 조금 더 찬찬히 읽다 보니 그 안에 있던 ‘새로운 조리법’이 눈에 들어왔다.


사람을 대하는 법, 감정을 다루는 법, 기다림과 인내의 의미, 작지만 소중한 일상의 축복들.

그 모든 것이 설명서처럼 그 안에 담겨 있었다.


전자레인지도, 성경도, 그 기능은 이미 오래전부터 내 삶에 가까이 있었다. 다만 내가 그 매뉴얼을 진심으로 펼쳐 읽지 않았을 뿐.


언제부터인가 이 성경을 묵상하는 것이 참 즐겁고 좋다.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말씀이 내 삶에 스며들었고 나의 삶을 다듬고 있음을 느낀다.


읽을수록 달라지고, 읽을수록 깊어지는 인생의 사용설명서. 그 말씀 안에 머무는 하루가 참 소중하다.


나는 이 성경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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