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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이반짝 May 16. 2024

글을 쓰는 세 가지 방법

정신을 차리고 보니 글 발행 한 지 어느새 이틀이 지났다. 분명 기록하려고 애를 썼는데 생각만 했는가 보다. 남긴 것이 없으니 허전하다.

이번주 월요일과 화요일 퇴근 후였다. 저녁을 먹은 뒤 거실에 있는 6인용 식탁에 앉아있었다. 내 책상 겸 글 쓰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늘 큰아이가 숙제를 한다며 옆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집중도 안될뿐더러 이날 따라 잠이 왜 그리도 쏟아지는지 이길 재간이 없었다. 열어져 있는 노트북 앞에서 병든 닭처럼 고개가 절로 떨구어졌다. 어느새 눈꺼풀은 바닥을 향해있었다. 이틀 동안 커피를 못 마셔서 그런가? 여태 커피힘으로 글을 쓰고 있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 와중에 무거운 마음은 한편에 묵직하게 남아있었다. 이런 생각이 자꾸 쌓이기 전에 내어놓아야 한다.




새삼스럽게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세 가지 방법을 적어보았다.

첫째, 준비자세가 되어있어야 한다. 달리기를 하기 전에 준비운동을 한다. 출발하기 전 자세를 기억한다. 왼쪽다리는 앞에 오른쪽 다리는 뒤에 중심을 둔다. 주먹을 쥔 손을 움켜잡고 허리를 살짝 숙인다. 언제든 당장이라도 뛰어나갈 수 있도록 자세를 취한다. 같은 방법으로 언제든 쓸 준비를 하는 것이다. 시간 되면 써야지. 아이들 자면 써야지 했더니 자꾸 밀려진다. 쓰려고 하는 마음을 항상 가진다. 평소에도 글 아닌 다른 할 일 투성이다. 잊힌 연애감성을 다시 떠올려보면 오직 한 사람만 생각한다. 안 보면 보고 싶고 싸워도 생각난다. 부부가 된 지금은 미우나 고우나 내 사람인 것처럼 글쓰기에 대한 애정 어린 마음도 내 것으로 만든다.


둘째, 스쳐 지나가는 상황을 단어라도 메모해 두었다. 돌아서면 잊어버리기 일쑤다. 시간이 되면 그때 당장 생각나는 문장을 적는다. 특히 대화를 미리 적어두면 나중에 그 상황이 연상되기도 한다. 순간을 잡는다. 막연히 앉아서 무엇을 쓰지 했더니 난감하기만 했다. 시작하는 문장부터 쓰지 않아도 된다. 현재 맞닥뜨리는 상황부터 적었다. 그리고 앞뒤로 살을 붙여나갔다. 완성은 못해도 단어하나 문장 몇 개라도 끄적여놔야 한다.


셋째, 물고 늘어지기. 이 글 아니면 안 된다는 심정으로 단어뒤에 문장 하나 더 붙여본다. 며칠 전에 글을 쓰다가 둘째에게 물어보았다. "온아, 글을 쓰려니 더 이상 생각이 안 나는데 어떡하지?" 했더니 생각날 때까지 생각하란다. 단순한 대답이지만 틀린 말도 아니었다. 시간이 조금 더 혹은 많이 걸릴 뿐. 이마저도 하지 않는다면 남는 게 없다. 쓰기로 했으니 내어놓는 거다. 내가 쓰겠다고 붙들고 매달리면 뭐라도 나오긴 나온다. 너무 잘 쓰려고 하는 마음만 내려놓으라고 했다.



나도 근근이 이어오는 중이면서 내가 뭐라고 이런 노하우를 적나 싶다. 이런 방식의 글을 써보지 않아 심장이 두근댄다. 이렇게 써야 합니다라고 단호하게 적어야 하는 글에 나 자신이 흔들리면 안 된다. 이 글을 쓸 수 있는 이유는 세 가지의 방법으로 써왔기 때문이다. 


그때그때 무슨 책을 읽느냐에 따라 생각과 행동이 달라진다. 미라클모닝 책을 보면 다음 날 불끈 일어날 때도 있었고 미니멀 라이프 책을 읽으면 하나라도 버리려 애썼다. 글쓰기에 관한 문장을 보면 한 줄이라도 더 적고 싶어 진다. 브런치스토리에서는 일상에세이를, 종이책으로는 주로 자기 계발 쪽을 보는 편이다. 평소 생각하고 있었던 글을 쓰는 동기도 반복해서 읽어야 새겨진다. 누구도 나에게 하라고 시키는 사람이 없기에 스스로 채찍질을 해나간다.


볼 게 많다. 책을 늘 읽어야 되는 것을 알지만 쉽지 않다. 일일이 다 챙겨보지는 못하면서 생각만으로도 벅차다. 써야 되는 건 아는데 버퍼링이 자주 걸린다. 그럴 때마다 다시 한번 준비자세를 잡아본다. 지난주는 4일 동안 쓰지 못했다. 허리를 세우고 있었다. 달릴 준비를 하지 않았다. 반복될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게 되는지 또 한 번 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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