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 않는 자가 쓰는 기적을 위하여 1
오랜만에.... 이 방법을 꺼내본다. 한때 엄청 유행했던 공부법. 그때만 해도 뭘 위해 그렇게 하나 싶었다. 뇌를 속여서까지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인가 싶기도 했고, 인생 피곤하게 사는 방법같이 보였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나 역시 언제라도 따라 할 수 있는 밥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행하듯이 매일의 루틴으로 습을 만드는 일은 그리 쉬운 게 아니다. 마치 그렇게 따라 하기만 하면 살이 빠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단 한 번도 시도해 본 적이 없는 다이어트 방법처럼.
그런데 다시 읽어보니 이 방법은 새로운 논문 쓰기에 좋은 방법이다. 또한 꼭 공부가 아니더래도 단기적이라도 목표를 성취를 위해서 매일의 루틴을 만들어야 할 때 좋겠다.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도 좋은 방법으로 정확하게 따라 할 수만 있다면, 분명 목적은 달성할 수 있으리라.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방향성을 정하는 것이다. 목적이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 수행하고 습을 만드려고 하는지를 먼저 정해야 할 것이다. 나는 무엇을 위해 몰입하며 공부하는가? 누구나 한 번뿐인 내 삶에 대해 진지하게 대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것이 공부다. 살아가면서 판단중지의 순간이 올 때마다 지혜로운 해결법이 갑작스레 튀어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나에게 이 방법은 매일의 루틴으로 하는 몸만들기다. 그리고 내 인생의 가장 큰 숙제를 마무리하기 위한 사유의 근육을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수행법이다.
<몰입의 방법>
01. 충분한 수면
수면이 부족하면 공부한 내용이 장기기억으로 저장되지 않습니다. 또한 수면 중에 생성되는 신경전달물질의 양이 부족하게 되어 낮 동안 집중과 몰입이 어려워지고 공부가 고통스럽게 느껴집니다. 몰입의 가장 큰 적이 수면 부족이라고 보면 됩니다.
우리의 뇌는 낮에 경험한 기억을 수면 시에 장기기억으로 넘깁니다. 즉, 낮에 아무리 열심히 공부했어도 밤에 충분한 수면을 하지 않는다면 모두 허사가 되는 것입니다. 몰입을 시도할 때는 적어도 6~7시간은 자야 하고 낮에 공부하다가도 졸리면 수시로 선잠을 자는 것이 좋습니다. 선잠은 몰입도를 올리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02. 매일 30분간 운동
운동은 집중을 위한 신경전달물질을 충전해 주며, 충분하고 깊은 수면에 들기 위해서도 필수적입니다. 즉 운동과 수면 없이는 몰입이 불가능합니다. 시간이 없다고 운동을 생략해서는 안 됩니다. 운동을 일과 중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로 두어야 합니다.
운동은 땀을 흠뻑 흘릴 수 있는 다소 과격한 것이 좋습니다. 또한 운동 전후 워밍업과 마무리 스트레칭을 각 5분간 해줍니다. 샤워할 때는 근육이 뭉치지 않고 잘 풀리도록 따뜻한 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과 샤워에 소요되는 시간은 1시간 정도가 적당합니다. 1시간을 넘기면 다시 공부할 때 몰입도가 되려 떨어집니다.
03. 한 과목을 3일 이상
수학을 공부하고 있다면 우리 뇌가 수학에 관련된 시냅스를 활성화하기 시작합니다. 뇌를 수학 공부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인테리어 공사를 한 셈입니다. 그런데 수학을 중단하고 영어를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요? 수학에 최적화되었던 인테리어를 영어를 위한 인테리어로 다시 바꾸어야 합니다. 이는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대단히 비효율적입니다. 지루함은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몰입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소한 3일, 가능하면 일주일 이상 한 종목만 파고듭니다. 한 종목을 완전히 입력(이해)하고 수월하게 인출할 수 있을 때까지 최소 3일이 걸립니다.
04. 암기보다 이해 위주
몰입도가 낮은 상태에서 최선을 다해 공부하려는 의지가 강할 때 전형적으로 나오는 학습이 단순 암기입니다. 또는 인터넷 강의만 장시간 듣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둘 다 뇌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일종의 '노동'에 가깝습니다. 당연히 쉽게 지칩니다.
학습을 할 때 이해 위주로 개념과의 상호 관련성을 파악하는 방식이 가장 효율적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당연히 처음부터 이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생각을 많이 하면 할수록 관련 시냅스가 활성화되어 학습 효율이 올라갑니다. '아, 이건 이래서 이렇게 되고 저건 저래서 저렇게 되는구나!'라는 식으로 이유를 생각하면서 공부하면 두뇌 가동률이 올라가 몰입이 잘됩니다.
05. 도전적 과제 수행
풀 수 없는 문제에 도전하여 풀릴 때까지 고민할 때 뇌 발달이 이뤄집니다. 다만 몰입 초보자의 경우, 너무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면 몰입도가 떨어지니 주의합시다. 5분~15분 정도 고민했을 때 풀리는 문제가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난이도입니다.
06. 명확한 목표
명확한 목표 없이는 구동력이 떨어져 몰입도가 잘 오르지 않습니다. 공부를 할 때에도 그 순간마다 명확한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교과서나 참고서에 나온 내용 중 어렵고 중요한 개념을 반드시 이해해 보겠다고 목표 삼거나, 풀어야 할 문제 중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문제를 표시하고 꼭 풀어보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표시해 놓은 중요한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도전적인 문제 1개를 "긴 고민 끝에 맞히기 위해서" 목표를 세우고 집중을 시작하면 수월하게 몰입도를 올릴 수 있습니다.
07. Slow Thinking
집중할 때엔 온몸의 긴장을 풀고, 오직 생각만을 날카롭게 진행합니다. 그래야 하루 종일 공부를 해도 지치지 않습니다. Slow Thinking이란 학습에 필요한 뇌 부위만 풀가동하고, 나머지는 휴식을 취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선잠이 올 수 있는데 몰입 도중 잠깐 눈을 붙이는 것은 오히려 Slow Thinking을 돕고 몰입도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공부하다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혹은 몰입도가 올라가지 않는다고 해서 초조해하거나 스트레스받지 않고, 명상이나 묵상을 하듯이 편안하고 느긋하게 집중하려는 방법이 Slow Thinking입니다. Slow Thinking은 육체적 이완뿐 아니라 정신적 이완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과정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해야 몰입이 잘 됩니다.
08. 1초도 쉬지 않고 생각
몰입도를 한창 올린 때라도 잠시 공부를 중단하면 몰입도는 쉽게 떨어집니다. 이 상태에서 몰입도를 다시 올리려면 힘들고 비효율적인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따라서 공부하고 있는 과목에 대한 생각을 언제 어느 때라도 의식적으로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이동을 할 때, 걷거나 식사를 할 때, 심지어 화장실에 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루 종일 공부에 몰입하려면 생존과 최소한의 사회생활에 필요한 시간을 제외하고 1초도 쉬지 않고 사유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앉아 있으나 움직이나 한결같이 주어진 화두만을 생각하는 화두선의 동정 일여(動靜一如)를 실천해야 합니다. 이때 생각해야 하는 내용은 풀리지 않는 문제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이런 내용이 없으면 이미 공부한 내용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면 됩니다. 또한 다음에 공부할 내용에 대하여 생각하는 것도 좋습니다.
09. 의도적인 구동력 향상
몰입을 이끄는 원동력(구동력)을 만드는 방법은 다양한데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임을 의도적으로, 그리고 반복적으로 자신에게 일러주는 것입니다.
다른 방법으로 '왜 최선을 다해 공부해야 하는지' 혹은 각 과목에 대해서 '왜 그 과목을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지' 당위성을 고민하면 도움이 됩니다. 이런 것을 찾다 보면, 가장 가슴에 와닿는 이유가 발견되는데, 그 이유를 메모지에 써서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고 수시로 상기하면 좋습니다. 이러한 의도적인 노력이 학습에 대한 구동력을 증가시킵니다. 또한 이 목표를 지속적으로 진지하게 생각하면, 자동적으로 목표를 지향하게 하는 뇌의 메커니즘이 작동하여 강력한 구동력이 생깁니다.
10. 반복학습과 자극통제
우리 뇌는 무엇이든 반복하면 그것을 중요하다고 판단해 장기기억으로 보냅니다. 따라서 어떤 과목을 철저하게 학습해 완벽하게 파악했더라도 반드시 여러 번 반복해야 쉽게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한 과목의 특정 단원을 공부할 때, 여러 날에 걸쳐 문제의 난이도를 점차 올려나가면 자연스럽게 더 많은 반복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풀릴 때까지 고민하여 문제를 맞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그다음에는 풀이하는 시간을 줄이고자 목표를 세우면 장기기억에 강력하게 저장되어 자신의 근본적인 실력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한편, 앞에서 말했듯 우리 뇌는 무엇이든 반복하면 장기기억을 보내는데, 몰입 중인 공부 외에 채팅, SNS, 게임, 동영상 시청 등 다른 자극을 뇌에 입력하면 공부한 노력이 허사가 된다. 때문에 몰입을 위해선 공부 외의 자극을 통제하는 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
<몰입의 10원칙 황농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