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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진범 Jul 07. 2022

대학을 결정하다

사실 부모님께서는 한 두번 정도 추가적으로 SAT 응시하기를 원하셨다. 

하지만 한번의 SAT와 ACT를 통해 충분한 성적을 얻어냈다고 생각한 나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추가 응시를 거부하였고, 부모님의 요구를 확실하게 거절할 수 있는 방법은 하루라도 빨리 대학교에 합격하는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였다. 공개된 SAT와 ACT점수, 그리고 지난 3년간의 학창시절 성적(미국은 대학입학 서류전형에서 중학교 3학년 때부터의 내신을 검토한다), 학생회 활동, 봉사활동, 운동부/밴드부 등의 대외활동 등의 모든 서류를 준비하였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대학교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내가 가고자하는 대학들의 정보를 얻는데 생각보다 큰 어려움이 있었다. 

학교에서는 웨스트버지니아를 벗어나 타주의 대학을 보내본 경험이 거의 없었고, 집과 학교의 열악한 컴퓨터 환경으로 인해 인터넷을 활용하는게 쉽지 않았다. 2003년 당시 한국의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수많은 유학원들이 찍어내는 광고성 정보 이외에는 양질의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고, 주변에 조기유학 후 미국에서 대학에 진학을 한 선배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모든 것을 스스로 부딪쳐 볼 수밖에 없었다. 


원하는 학교 홈페이지들을 돌아보고, 학교 소개 자료를 우편으로 요청을 했다. 

총 30여 곳의 대학교에 자료 요청을 하였고, 그 중 마음에 드는 14개의 대학의 원서를 쓰기 시작했다. 

그 중 12개의 학교에는 자기소개서와 함께 질문에 맞는 에세이를 작성해서 보내야 했으며, 총 6군데의 학교에서는 전화인터뷰까지 진행을 하였다. 

한 학교에 지원서를 접수하는데 적게는 수십불에서 비싼곳은 100불이 넘는 접수비를 받기도 하였다. 비싼 접수비를 보고 많은 고민 끝에 최종적으로 9곳의 대학교에 원서를 접수하였다. 자기소개서와 에세이는 학교 영어 선생님들께 첨삭을 받을 수 있었지만, 원서 작성방법이나 기타 첨부자료를 준비하는데 너무 큰 어려움이 있었다.


몇 주가 지나고 기다리던 연락들이 오기 시작했다. 그토록 기다리던 대학 입학 통지서들이 하나 둘 집으로 날아왔다. 

총 7개 대학의 합격 통지서, 한곳의 Ivy League대학에서의 대기자 명단, 또 다른 학교에서의 불합격 통지서. 

합격 통지서들을 받아보면서 그동안의 유학생활을 뒤돌아 보게 되었다. 

막연히 미국을 가고 싶어 하던 한 아이가 미국 유학을 시작하게 되었고, 아는사람 하나 없는 미국의 한 시골마을에서 원하던 대학 수곳에 합격까지. 충분히 만족할만한 성과였다. 최종적으로 합격통지를 받은 일곱 군데의 대학 중 당시 내 상황에 가장 맞는 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를 선택하게 되었고, 그렇게 나는 학교가 있는 워싱턴주 시애틀로 이주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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