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쏘렌토가 레저용 차량(RV)으로는 처음으로 올해 최다 판매 승용차에 오를 것으로 예상돼 '1위는 무조건 세단' 기록이 깨질지 주목된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쏘렌토는 올 11월까지 내수 시장에서 누적 판매량 6만1천509대로 승용차 중 1위다. 이어 현대차 그랜저(5만8천113대), 기아 카니발(5만1천735대), 현대차 아반떼(5만508대), 기아 스포티지(4만9천198대)가 5위권을 채우고 있다.
SUV를 포함한 RV 차종 선호도가 최근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높아졌으나 연간 판매 1위 승용차는 늘 세단 몫이었다. 현대차 쏘나타가 2000~2010년과 2014~2015년 13차례, 아반떼가 2011~2013년과 2016년 5차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고 최근 5년간(2017~2021년)은 현대차 그랜저가 1위를 독점했다.
RV차는 그간 2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00년 기아 카렌스, 2004년과 2018년 현대차 싼타페, 2021년 카니발이 2위까지 올랐다. 쏘렌토는 2016년 3위가 종전 최고 기록이다.
2002년 첫 출시된 쏘렌토는 싼타페와 함께 RV 붐을 일으킨 쌍두마차였으나 연간 판매 순위는 늘 세단에 밀려 대부분 5위권 아래였다. 그러다 2014년 등장한 3세대 쏘렌토가 큰 인기를 끌어 승용 3위에 올랐고, 이어 2020년 출시된 4세대 쏘렌토가 작년까지 2년 내리 4위를 기록하며 선두권에 진입 했다.
올해 2위인 그랜저와 격차는 약 3천400대로, 쏘렌토 내수 판매량이 월 5천~6천대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순위가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쏘렌토는 2002년 1세대 출시 이후 꾸준히 국내 SUV 시장을 선도해 온 모델"이라며 "하이브리드(HEV) 모델까지 더해져 한동안은 경쟁 상대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출시 이후 쏘렌토의 국내 누적 판매량은 지난 6월 100만대를 넘어 11월까지 103만4천여대다. 4세대부터 추가된 HEV는 올해 쏘렌토 판매량의 70%를 차지할 만큼 인기 모델이 됐고, 출시 33개월 만인 지난달 10만대를 돌파해 국산 HEV 중 최단기간에 10만대 고지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