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 찬란하지만
동화 속 왕자님을
꿈꾸던 때도 있었다
로맨스 드라마처럼
주인공이 위기에 처했을 때
짠-하고 나타나
악역부터 시작해서
거추장스러운 주변 상황을
싹 정리해주는
재벌 2세 본부장님 같은 사람 말이다
로맨스는 고사하고
어쩌다 스치는 인연도 버거운 게
현실이건만
내 주제에 무슨 로맨스람
드라마는 끊고 현실에 올인해야지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써보기라도 하게
다짐한 순간
그 녀석이 나타났다
세상이 온통 꽃밭이었던 십 대 시절
거센 파도를 일으키고 사라졌던 그 녀석!
간신히 잊었던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이
스멀스멀 밀려든다
머리는 "노!" 라는데
마음은 "예에쓰!!" 를 외치고 있으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어떡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