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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한우리 May 02. 2024

족발집이 아닌 Home족발

난생처음 족발을 만들어 먹었다.

Home족발


남편은 족발을 좋아한다.

"족발 좋아해?"라고 물으면 일단 먹기 쉽다고 한다.

삼겹살이나, 소고기는 누군가 구워줘야 하고(물론 석갈비란 고기도 있지만) 자칭 연장을 잡고 고기를 굽고

하는 모든 행위가 때론 힘들 때도 있을 것이다. 차선책으로 남편은 조금 편하게 고기(?)를 먹고 싶을 땐 항상 족발을 찾는다.


반면, 난 족발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족발 특유의 향(향신료인지, 무엇 때문이지)이 족발집마다 다르고 

맛이 다르기에 우선 난 향이 조금 센 곳은 먹기 전부터 거부감이 들 정도이다.

몸에 좋은 거나, 잡내를 위해서 여러 가지 향신료나, 한약재를 집어넣는다고 하지만 말이다.


얼마 전 남편에게서 영상 하나가 왔다. 열어보니 족발을 만드는 영상이었다.

족발을 즐겨 먹지 않는 나의 눈치를 살짝 본 것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족발 먹고 싶어?"

메시지를 보내니 격한 이모티콘 반응이 돌아왔다.

"그래!! 오늘 저녁 메뉴는 족발이다." 큰소리쳐놓고 족발을 어찌 만들어야 할지 걱정이 앞섰다.

남편이 보내준 영상을 정말 백번정도 돌려본 것 같다. 퇴근 후 마트에 들러서 족발 레시피에 나온 고기와 노드유라는 중국 간장을 사고 필요한 재료들을 사 갖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와서도 잘할 수 있을까?? 걱정부터 앞섰지만 해보고 안되면 시켜 먹자!!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레시피대로 차근차근 재료들의 양을 맞추고, 시간도 맞춰가며 고군분투한 결과가 마침내 맛있는(?) 족발이 

탄생했다. 도마 위에 올려놓고 고기를 썰며 고기 한 점을 집어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움츠렸던 어깨가 다시 올라가는 맛을 보는 순간 다시 어깨가 움츠려든다. 이유는 족발집처럼 고기를 얇게 썰고 싶었지만 두툼하게 썰어지면서 이도저도 아닌 사이즈가 나와버렸다. 그래도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장착된 나는 더 많이 먹으면 좋지 뭐, 하고 쿨하게 싹둑싹둑 썰어버렸다. 칼질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늘 생각하면서 족발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는 소식을 만천하에 알려드린다. 


족발, 이제 어렵지 않다. 지친 남편을 위해, 아내를 위해, 나를 위해 1시간만 투자해 보자.!!

고 물가 시대에 가성비 좋은 HOME족발이 식탁 위에 탄생한다.


-레시피는 성시경 님 레시피를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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