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룸메이트에게 보내는 편지
나의 룸메이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나보다 3살 어리지만 결혼은 나보다 먼저 한 인생의
선배님이신 나의 룸메이트.
지난 1월이었다.
룸메이트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가끔 안부전화를 주고받는 사이라 이번에도 당연 안부 인사일 거라 생각하고 전화를 받았는데 안부 겸 수술 일정을 잡았다는 소식을 알려줬다.
“언니” 하면서 수술과정과 수술 전후를 어떻게 잘 이겨 낼 수 있는 방법과 여러 가지가 궁금했던 룸메이트 목소리는 다소 떨리고 경직되어 있었다.
2016년에 수술을 먼저 한 나로선 룸메이트에게 뭐라 얘기를 해줘야 하나, 잠깐의 정적이 있었다.
얼마나 힘든 과정이고 수술 후 회복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장황하게 설명을 했지만 아직 겪어보지 않은 룸메에게 너무 최악의 상황만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서 일단 수술 전까지 잘 먹고 살을 찌우라고 원초적인 설명으로 마무리를 했다.
나 역시 수술 전까지 살을 3킬로 이상 찌워 들어갔기에 버틸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교수님이 그러셨다. ‘힘든 수술이 될 거야, 그러니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살을 찌워와’ 하시며 당부의 말씀까지 하셨다. 수술은 우리가 잘할 테니 숙제를 잘 해오라고 하시면서 정말 돼지(?)가 되어 수술을 받았다.
수술받고 병원에 한 달 있는 동안 10킬로 빠지는 역사적인 기록을 세우면서 걸그룹 마냥 날씬쟁이가 되어 버렸다.
룸메이트에게 무조건 잘 먹고 열심히 많이 먹으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었고 수술 후 상황들은 개인에 따라 다르기에 그때 이야기를 하자며 전화를 끊고 한 달 뒤 룸메는 긴 수술을 마쳤다.
다행히 수술은 잘 됐지만 회복속도가 늦어 지금도 병원에 있는 중이다.
3달이 넘도록 병원생활을 하고 있는 룸메에게 퇴원이라는 행복한 소식을 곧! 전해 듣고 싶다.
회복해서 맛난 거 먹으러 가자.
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