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눈물을 닦아주세요.
헤어짐과 이별 사이
헤어짐은 매 순간 우리에게 찾아온다.
직장으로 출근하면서 퇴근할 때나
남녀가 데이트하고 서로 집으로 향하는 길이나
아이들이 학교 등교를 하고 하교를 하며 친구들과
‘내일 만나’ 이런 순간들이 모두 헤어짐이다.
우리는 헤어짐을 몇 번이나 경험하면서 살아갈까?
더 따지고 들어가면 식당이나 카페에서 만난 사람들
조차도 헤어짐의 연속이 아닐까?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일을 기약하는 건 과연
헤어짐일까 이별일까?
내일 만나자고 해놓고 영영 볼 수 없는 순간들이 또는 시간들이 우리를 슬프게 갈라놓을지도…..
얼마 전 고모부가 돌아가셨다.
늘 나를 만나면 당신한테는 장모님이신 우리 할머니와 수안보 온천으로 여행 갔던 이야기를 하셨다.
그때 난 중학교 1학년이었는데 어느덧 내 나이 마흔이 넘었음에도 고모부는 그때의 추억과 기억이 많이 따뜻하게 남으셨던 것 같다.
하지만 난 사실 그날의 기억은 떠오르지 않는다.
다만 아주 희미하게 어렴풋이 남아 계곡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수박을 먹은 기억이 안개처럼 뿌옇게나마 자리 잡고 있을 뿐 그날의 공기며 분위기는 생각나지 않는다.
장례식장을 가기 전 엄마에게 부탁해 앨범에서 사진을 찾아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사진을 찾아온 엄마는 나에게 몇 장의 사진을 주셨다.
장례식장 가는 길에 사진을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보는 동안 고모부와 단 둘이 찍은 사진이 있었다.
단발머리를 하고 고모부 옆에 앉아서 웃고 있는 나를 보며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갑자기 눈물이 난 이유는 고모부도 웃고 계셨기에 아무런 기억은 없지만 그때의 시간은 행복했구나!! 빛바랜 사진 한 장이 나의 기억 어딘가 깊숙이 뿌리 박힌 곳에서 살짝 다른 기억들을 헤집고 들어가 살짝 꺼내온 기분이 들었다.
장례식장에 도착해 영정사진을 마주하며 액자 속 고모부를 바라볼 뿐 아무런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마치 고모부는 인자한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시는 것 같았다.
오랜 시간 투병생활로 힘드셨던 고모부는 가족들 모두 보고 떠나셨다고 한다. 살아생전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하시고 가족을 귀하게 여기신 고모부는 한 줌의 재가 되어 아주 멀리 여행을 떠나셨다.
가시는 길, 그곳이 어디일지는 모르겠지만 그곳에서 편히 쉬길 난 기도한다.
한 가지 욕심은,
할머니와 고모 그리고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생기신다면 부디, 잘 지내고 있다고
저는 잘 지내고 있다고 안부 인사 정도 해주시면
좋겠다.
삶의 끝자락에서 누군가는 살고 싶어 할 지도..
우린 모두 귀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지금 매 순간, 소중한 시간을 가져보자.
이 순간, 오늘 하루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