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타는 진이령_春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방황이다”
길을 잃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걸음을 놀리는 것을
멈출 수는 없었다
막다른 골목에 다가가면
기적처럼
보이지 않던 길이 보였다
절벽 끝으로 밀려나면
운명처럼
동아줄이 내려왔다
어쩌면 내 생의 업은
길을 찾아나가는
그 자체 일지도 모른다
방황은 부정적인 단어로 인식되곤 합니다.
정도(正道)를 걷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지고요.
길을 잃은 것 같기도 하고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부유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방황 하지 않는 삶이 어디 있을까요?
정해진 길이란 것이 있을까요?
무수히 많은 길 중 내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 방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이는 빠르게 길을 찾기도, 누군가에 의해 길이 정해지기도 할 겁니다. 나쁜 건 아닙니다.
속도와 환경의 차이일 뿐.
저는 죽을 때 까지 방황할 것 같습니다.
더듬더듬 길을 찾아나가는게 제 생의 업이라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겠으며 바람 불지 않는 곳이 어디있겠습니까.
그저 인내하고 끝없이 걸을 겁니다.
당신은 제 곁에서 함께 오래오래 제 방황을 지켜봐주셨으면 합니다.
작가 진이령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