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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령 Apr 25. 2022

방황

계절타는 진이령_春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방황이다”  

   

길을 잃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걸음을 놀리는 것을 

멈출 수는 없었다     


막다른 골목에 다가가면 

기적처럼

보이지 않던 길이 보였다     


절벽 끝으로 밀려나면

운명처럼

동아줄이 내려왔다     


어쩌면 내 생의 업은

길을 찾아나가는 

그 자체 일지도 모른다     



     

방황은 부정적인 단어로 인식되곤 합니다. 

정도(正道)를 걷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지고요. 

길을 잃은 것 같기도 하고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부유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방황 하지 않는 삶이 어디 있을까요?

정해진 길이란 것이 있을까요?     


무수히 많은 길 중 내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 방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이는 빠르게 길을 찾기도, 누군가에 의해 길이 정해지기도 할 겁니다. 나쁜 건 아닙니다. 

속도와 환경의 차이일 뿐.     


저는 죽을 때 까지 방황할 것 같습니다. 

더듬더듬 길을 찾아나가는게 제 생의 업이라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겠으며 바람 불지 않는 곳이 어디있겠습니까.

그저 인내하고 끝없이 걸을 겁니다. 

당신은 제 곁에서 함께 오래오래 제 방황을 지켜봐주셨으면 합니다.

작가 진이령이었습니다.      



https://www.porlery.com/cast/3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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