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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 '어른이'들의 고민, 그리고 일 벌이기

30살 맞이 솔로 파티, 그 이야기의 시작

2020년 드디어 저는 30살이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30살이 되면 엄청난 어른이 되어 있을 줄 알았고, 대기업에서 잘 나가는 직장인이 되어있을 줄 알았죠. 차도 있고, 어느 정도 여유롭게 삶을 즐기는 드라마에 나오는 멋진 커리어우먼이 되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30살, 아직 저는 '어른이'입니다. 대기업은 초장부터 재미없다고 나와버렸고, 스타트업에서 열정 불사르며 일한 지 3년. 그러다 산전수전 겪고 아직 갈길이 먼 꼬꼬마 병아리 마케터입니다.

자차는 없고, 직접 만들었던 스타트업은 잘 풀리지 않았고, 부모님 집에서 살고 있죠. 물론 그래도 행복합니다.


이렇게 시작된 30. 그리고 제 주변 수많은 30살의 '어른이'들. 모두들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죠.

모두 만나면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왜 벌써 30살일까? 아직 26살 정도인 것 같은데.."

"30살 되면 엄청 멋있게 어른이 되어 있을 줄 알았어. 나는 아직 애인걸..?"

"30살인데 나는 뭐한 걸까? 내 길은 찾은 걸까?"

"근데.. 30살 별거 없다. 아무 감흥도 없고, 그냥 하루하루 같아."


실감이 안 나고, 신기하고 미묘한 감정이 생기는 30살. 실감은 안 나지만 그래도 앞 자릿수뿐 아니라 변화되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건강도 여기 들어갈지 모르겠네요.. 저는 2020년 1월에 유난히 골골거리고 있거든요.



그중에서도 가장 고민이 되고 직접적으로 훅~ 들어오는 것이 바로 연애, 그리고 결혼.


30살 즈음부터 친구들과의 대화 중 일정 부분을 차지해버렸습니다. 딱히 연애에 대해서도 크게 이야기하지 않았던 친구들인데도 최근에는 고민을 시작했죠. 이전에는 흔히 친구들끼리 '늙어서 외롭지 않게 실버타운에 같이 들어가자.' 아니면 '늙어서 아프거나 하면 힘들고 외롭고 하니깐, 우리끼리 쉐어하우스나 하자.'라며 장난스러운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진지하게 함께 한숨 쉬며 이야기합니다. '결혼은 어떻게 하는 거야?' '나랑 맞는 사람, 좋은 사람은 어디서 만나는 거야?''소개팅은 불편해.''소개팅 받을 곳도 없고, 주변에 찾을 수도 없어.'


별 이야기 아닌 것 같지만, 이것은 현실이었습니다. '당장 결혼하겠어'는 아니지만 비혼이 아니라면 슬슬 노력과 대비는 해야 하기 때문이죠. 지금 만난다고 해도 바로 결혼할 사람이라는 보장도 없고, 1-2개월 만나고 결혼하는 것도 아니고, 중요한 건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만날 사람이 없으니깐요. 거기다가 개개인별로  이상형(꿈꾸는 이상형 말고, 정말 필수로 보는 조건들)들도 맞고, 캐미도 맞아야 연애라도 시작할 수 있으니 좀 어려운 게 아니죠.



아직까지는 남녀 성비가 거의 유사하다고 합니다. 20대, 30대는 여자가 조금 더 많다고 하지만 심각한 수준의 차이는 아니더라고요. 그런데 이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서로 만날 사람이 없다는 것이 참으로 슬픈 현실입니다.


현대인들이 가장 오랜 시간 있는 회사. 회사에서 사내커플이 생기기는 하지만, 굉장히 많은 비율은 아니죠. 그런데 현실 직장인들은 회사가 아니면 거의 이성을 만날 기회가 없습니다.


물론 동호회, 스터디 등등 다양한 모임에서도 만나기도 하죠. 이렇게 만나면 취향도 비슷하고 매우 좋겠지만, 이도 굉장히 높은 비율은 아닙니다. 이밖에는 소개팅 혹은 자만추, 헌팅밖에 방법이 없겠죠?





덕분에 200여 개에 달하는 데이팅 앱이 등장하고 있죠. 결국 이유는 간단하죠.

"만날 기회가 없어서 / 소개팅도 한계가 있고, 불편해서"

그런데 앱(or 헌팅)으로도 만나는데 단점이 분명히 있고, 결국 소개팅과 자만추만이 남게 됩니다.

(흠.. 메비우스의 띠도 아니고...)




이런 고민을 하던 와중.... 마침 주변에 남녀 솔로가 많아졌고, 다들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소개팅을 시켜주려니 '내 눈에 예쁜 분, 멋진 분' 혹은 '아냐, 소개팅은 부담스러우니깐.. 난 자만추가 좋아.' 이런 이야기를 하는 친구들.


"응. 조용히 해.^^ 알아서 하렴."이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죠.


그러다 결국 프로일벌러씨는 이렇게 다들 난리면 그냥 자리를 만들어줄 테니 알아서들 자만추를 하든 미팅을 하든 하라는 발언을 해버립니다. 그 결과... 주변에서 언제 할 거냐고 난리난리인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하아 입이 방정이지..)




이렇게 구구절절 글을 썼지만, 결국 20 후반~30대의 고민에 못 이겨 '솔로 파티'를 기획하기로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첫 기획이기 때문에 ( 하겠다는 소리인가...) 리스크 없이 지인들과 그 지인들만 초대하여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런 요상한 파티 기획이 희한하게 재밌을 거 같아서, 과연 그 기획은 어떻게 진행되고,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한 달간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그럼 다음에는 무엇을 준비할 것인지, 어떤 컨셉으로 진행할 것인지 작성해보도록 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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