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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Sep 29. 2023

공항에서 쓰는 주절주절

콜록콜록 아프거등요

1. 드디ㅇㅓ. 약 2주 전 예매한 시드니 출발이 다가왔다. 공항이 붐빌까 봐 집에서 일찍 출발했는데 웬걸.. 체크인도 바로 할 수 있었고 시큐리티 체크도 빨리 끝나서 시간이 오히려 남아돌았다. 아 대신 라운지는 30분 기다려서 들어온걸 보니 사람이 많기는 한가 보다. 집에서 출발할 때는 하나도 안 떨리고 오히려 귀찮았는데, 인천공항으로 운전해서 오는 동안 기분이 점점 들뜨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오랜만에 혼자 하는 여행이라 많이 외로울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즐길 수 있는 건 다 즐기고 올 예정이다. 예히! 


2. 수요일 밤부터 목이 가더니 목요일 아침에 그니까 어제 눈을 뜬 순간부터 목소리가 나오질 않았다. 지금도 온전하게 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기침도 많이 하고. 처음에는 코로나 아냐?라는 생각에 키트도 해봤는데 다행히도 코로나는 아니었다. 요즘 독감이 유행이라더니 독감에 걸린 모양이다. 독감 때문에 몸도 아프고 머리도 어질어질해서 사실 짐을 제대로 싼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뭐.. 숙소 다 예약했고 (했나?) 여권 있고.. 카드 있으면 어떻게 해서든지 살아남을 수 있겠지... 그냥 내 작은 바람은 시드니 가서도 이만큼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엉_엉 사실 지금도 목도 아프고 기침도 많이하고 머리도 아프고 서글프다) 


3. 오늘 공항에 출발하기 전 내가 하고 싶은 모든 투어의 예약을 완료했다. 하버브릿지 클라이밍과 블루마운틴 선셋 투어까지. 하고 싶은 건 이 두 개밖에 없었어서 일단 두 개만 예약했는데 이거 말고는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공항에 출발해서 숙소에 어떻게 가는지도 안 찾아봤다. 캬캬. 뭐.... 지구는 둥그니까 어찌 되던 목적지에는 도착하겠지 라는 마음이다. 나 한국 돌아올 수 있겠지? 


4. 이번 여행의 목표는 여행 일기 쓰기다. 여행을 혼자서 혹은 가족들과 많이 다녀보긴 했지만 여행 일기는 한 번도 쓴 적이 없는 것 같다. 엊그제 급 휴대폰 추억팔이를 하면서 이전에 갔던 여행 사진을 봤는데 그때 정확하게 뭘 했는지 그리고 나는 어떤 느낌이었는지 어딘가 적혀 있었다면 이 추억팔이를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어차피 시드니는 식당이 빨리 닫기도 하고, 저녁에 들어와서 할 것도 없으니 간단하게 영상을 보면서든, 야경을 보면서든 꼭 그 날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아 벌써 다들 기대하는 소리가 들린다.  


5. 요즘은 나는 정말 다정한 사람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 답하려고 하는 것 같다. 모순적인건 이 질문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면서도 내가 정작 다정한 사람처럼 행동하지 않는다는거다. 말을 한번 더 생각하고 한다거나, 그 사람의 기분을 생각하면서 말을 한다면 더 다정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너무 내 기분에 급급해서 행동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왜 자꾸 다정한 사람에 집착하냐고 누가 물어본다면 나도 몰?루? 지만 왠지 그래야할 것 같아서 집착하는 것 같다. 세상에는 생각해야할게 너무 많다. 힘들다. 휴. 


6. 이제 비행기 시간이 약 1시간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아직 찾지 못한 면세를 찾고 탑승동으로 (아 귀찮아악) 가려면 한 10분 뒤에는 라운지에서 슬슬 일어나야할 것 같다. 여기 들어와있는 동안 호주 여행 계획이나 짜려고 했는데 후후. 원래 계획은 소용 없으니까. 맥주 딱 한잔만 더 마시고 나가봐야겠다. 안뇽 시드니에서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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