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TV를 켰다가 우연히 <딴따라 JYP>을 봤다. 처음엔 잠깐 보려던 것이 어느새 끝까지 몰입해 에필로그까지 놓치지 않았다. 박진영의 데뷔 30주년을 기념하는 이 무대는 단순한 축하 공연을 넘어 그의 음악 인생 전체를 압축한 하나의 드라마처럼 느껴졌다. 기사에 따르면 그는 이번 공연에서 단 1원의 개런티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음악에 대한 열정과 진심이 담긴 공연이었기에 그럴 수 있었을 것이다.
무대에서는 그의 히트곡 <날 떠나지 마>를 시작으로 그가 제작하고 지도한 수많은 아티스트가 등장했다. g.o.d, 원더걸스, 2pm, 트와이스 등이 무대에 올라 그의 30주년을 함께 축하했다. 특히 트와이스가 등장했을 때 박진영이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는 트와이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저는 우리 트와이스를 너무 예뻐합니다. 멤버들의 외모뿐만 아니라 그들의 착한 마음을요. 각자 다른 환경에서 자라난 이들이 함께 생활하고 그룹 활동을 하면서도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죠."
이 말을 들으며 문득 떠오른 게 있었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 우연히 본 박진영의 철학에 관한 영상이었다. 그는 가수로서, 기획사 대표로서 무엇보다 '인성'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했다. 노래나 춤, 경영 스킬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사람됨이라는 것. 그래서일까? 수많은 사건과 사고가 들끓는 연예계에서 유독 JYP 아티스트들에게는 큰 사건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과연 우연일까?
박진영을 '딴따라'로만 치부했던 내 시선이 달라진 것은 바로 이 지점이었다. 그저 음악을 잘하는 아티스트가 아니라,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후배들을 이끌고 있었다. 단순히 성공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을 우선시하는 철학은 분명 그를 더 빛나게 만든다.
더 놀라운 것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노래와 춤 실력이 전혀 녹슬지 않았다는 점이다. 무대에서 보여준 완벽한 퍼포먼스는 자기 관리의 끝판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간이 흘러도 자신의 능력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그의 모습은 그저 타고난 재능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이는 꾸준한 노력과 자기 관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박진영은 그야말로 프로페셔널의 상징이었다.
가수이자 기획사 대표인 '비'가 어느 인터뷰에서 박진영에 대해 한 말도 인상적이다. 비가 솔로로 데뷔했을 때 박진영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지훈아, 네가 아무리 잘 돼도 저기 막내한테 잘해야 해. 세트에서 망치 들고 일하는 사람들, 너의 길을 터주는 로드 매니저에게도 먼저 커피를 돌리고 잘해. 그 사람들 덕분에 네 길이 열리는 거야. 형은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그 사람들한테 제일 잘해." 비는 이 조언이 없었다면 지금의 자신도 없었을 것이라며, 깊은 감사를 표했다.
박진영을 알면 알수록 그에 대한 존경심이 커져 간다. 음악적 재능이나 성공한 기획자의 모습도 대단하지만, 무엇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이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리더다. 우리 사회가 그를 '딴따라'라고만 부르기엔 그의 철학과 가치관은 너무나 깊고 단단하다. 그의 성공 뒤에는 음악보다 중요한, 사람에 대한 사랑과 존중이 있었다. 이 점에서 나는 그를 본받고 싶고, 그의 삶과 철학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더불어, 앞으로도 그의 행보를 응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