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1일 일기
실패라는 것은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감정이다.
경쟁이 치열했던 시험에서도, 무리 없이 합격할 줄 알았던 프로그램에서도 전부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준비 기간은 전자가 훨씬 길었지만 어째 후자의 충격이 훨씬 크다.
불합격. 세 글자를 보자마자 드는 실망감과, 자만했던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
내가 특별히 못나거나 부족해서 떨어졌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혹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합격자가 있으면 당연히 불합격자도 있는 것이니 어쩔 수 없다며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실패를 바라보고 경쟁에 뛰어드는 사람은 없는 것 아니겠나. 그래서 또 어쩔 수 없이 입 안이 쓰다.
맨 처음에 자신 있게 계획했던 플랜 A, B, C는 모두 어그러진 지 오래고,
D, E, F, G... 점점 리스트가 소박해진다.
나는 내 욕심 가득한 꿈만큼 큰 그릇은 아직 못되나 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 실패할 계획을 세우고 지원서를 쓴다.
Z부터 차근차근 쌓아가면 C까지는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자발적인 희망고문을 한다.
M, N, O, P쯤에서 만족하기엔 아직 나는 어리기에 좀 더 철없고 싶다.
그래도 그 과정이 너무 마음 아프지 않게 조금이라도 실패에 면역이 생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