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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구하는 실천가 Jan 16. 2019

사회의 공정성이 확보되어야 교육이 바뀐다


 SKY 캐슬의 인기가 신드롬이 될 정도로 대단하다.  교육 문제가 모든 사회 문제의 출발점이 된 느낌이다.  세계적인 이슈가 될 정도의 우리나라 입시 문제는 그동안 이런저런 제도의 변화와 혁신을 꾀해봤지만 사교육의 입김과 부모의 열성을 넘어설 수 없어 결국 실패를 맛보았다.  이제는 미로 같은 입시 문제의 해법을 는 것을 포기하더라도 그나마 공정한 입시라도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며 수시 폐지론이 여론의 힘을 얻고 있다.  수시가 여러 입시 비리 사건과 사교육의 입김으로 인해 더 이상 입시의 해법이 될 수 없다는 불신의 한계선을 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능력을 계발하고 그런 인재를 뽑아야 한다는 수시 전형의 대전제가 점차 유명무실해지며, 개성과 창의성을 키워주고 학교 교육을 살리기 위해 도입한 수시제도는 현재 그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제도가 되어 버렸다.  대학 입시 문제의 해법이 미로 속에서 길을 찾다가 오히려 거미줄에 걸려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되어 버린 느낌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입시제도를 정시로 완전히 바꾸라고 한다.  그러나 정시로 바꾼다 해서 사교육이 사라지고, 학생들은 입시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고, 공정한 입시 제도가 이루어질까?  지금의 제도보다 표면적인 공정성은 좀 더 확보될 수 있겠지만, 그에 맞는 또다른 사교육의 바람이 불 것이고, 그런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스스로 노력이 부족했다고 자책하며 좌절할 것이다. 어쩌면 문제는 교육에 있는 것이 아니고 사회에 있는 것이 아닐까?  교육의 공정성이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공정성이 문제인 것이다.  여기에 높만 가는 실업률, 집값, 사교육비, 이 삼고는 더욱 입시를 광풍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데 어쩌면 이 삼고가 입시 문제의 원인이자 푸는 열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먼저 높은 실업률이다.  <문송합니다> 라는 우스개 말이 유행한 것처럼 문과생들의 취업 전쟁에서 이제는 학과를 가리지 않고 명문대나 공대 계열도 취업이 예전만 못하다. 이에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일단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보자는 조바심이 더욱 강해졌다. 그래서 초등학교, 중학교부터 특목고 준비를 위한 바람이 거세고, 일찌감치 수능 준비를 시작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에 흥미를 잃거나 진저리 치며 공부의 수단이 되어 버린 독서를 멀리한다. 예전에는 법대, 의대 등 특정 학과에 들어가려는  소수의 엘리트 학생들이 열성적으로 공부하던 시대였다면, 지금은 모든 학생들이 명문대에 들어가기 위해 어릴 때부터 전력 질주하듯 달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수시전형이 도입되면서 독서, 봉사, 각종 대회,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해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하고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부모와 사교육의 영향은 더욱 높아진 것이다.


      그다음으로 높은 집값이다. 적은 월급으로도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다면 굳이 고소득층이나 공무원이 되어야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중소기업에 다녀도 현재를 즐기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사회적 안전망이 갖추어져야 한다. 명문대를 나오거나 좋은 직업을 갖지 못하면 하층민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사회 전반에 팽배해 있는 것이 문제이다.  


   마지막으로 높은 사교육비이다.  위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면 사교육 시장에 형성된 높은 사교육비는 줄어들거나 없어질 것이다.  중고등학교는 특목고나 대입시를 위해 변별력 있는 등급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학교 시험문제를 어렵게 출제한다.  그러다 보니 우수한 학생들도 최고점을 받기 위해 사교육을 받고 있다.  교과서 수준의 기본 문제 위주, 그리고 과정 중심의 서술형 문제를 낸다면 상위권 학생들은 학교 수업만으로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중하위권 학생들에게는 그에 맞는 학교 방과 후 보충 수업 또는 적절한 사교육을 받아서 부족한 공부를 보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사교육을 아예 없앨 수는 없어도 사교육 과열은 잡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따라서 적당한 대학을 나와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지고 집값이나 사교육비 등 경제적 어려움 없이 자식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서로 물고 물리는 뫼비우스 띠 같은 입시 전쟁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방대나 사립대학의 수준을 명문대만큼 끌어올리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고, 그 지원금이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 감독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대학 간 수준 차이를 최대한 줄여주어야 한다. 또한 취업의 문 앞에서 지방대 또는 명문대라는 이유로 차별 또는 특혜를 받지 않도록 취업의 공정성도 사회적 합의를 통해 확보해야 한다. 그래서 특성화 고등학교를 나오거나, 전문대를 나오거나, 지방대를 나와도 다양한 취업의 통로가 열려 있어서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사회 구조의 전체적인 틀을 공정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명문대 타이틀이 아닌 능력에 따라 취업이 되고, 누구나 노력하면 미래가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는 사회적 공정성의 확보만이 교육을 바로 세울 수 있다.  공정성이 불안한 기울어진 사회 위에 오로지 교육만을 공정한 방법으로 똑바로 세우려고 노력해 봐야 계속 넘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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