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는 많은 화두가 있지만 요즘 가장 큰 화두는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일체화이다. 말 그대로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를 일치시키자는 것이다. 그동안 가르쳐야 할 내용 따로, 수업 따로, 평가 따로였다는 말이기도 하다. 또 다른 말로 하면 교육 내용과 본질을 평가한 것이 아니라 정량화하기 쉬운 것, 결과적인 것만 평가했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본질을 가르치고 그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을 평가하고 평가 내용을 수치가 아닌 학생의 가능성을 중심에 놓고 서술하자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그동안 평가받기 위해 배우지 않았는가?
무엇이 시험에 나올까에 촉을 세워서 가르치고 배웠다. 그래서 우리의 배움은 지식 중심이었다. 교사도 시험에 나올만한 지식을 단순화시켜 가르쳤다. 하지만 이제 조금 느리고 혼란스럽지만 조금씩 변하고자 한다.
지금 교육 현장은 질문의 시대이다. 수업이 질문으로 시작하고 질문으로 끝난다. 정답은 없다. 1+1=2가 아니고, 1+1은 왜 2인가 라는 질문이 수업 목표이다. 창의적인 답을 찾아야 하니, 모두가 답일 수도 있고, 아직 답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의 평가는 아직 혼돈 속에 있다. 교사들은 학생 개개인이 가지는 가능성과 교과 역량을 연결하여 평가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학부모들은 아이가 어느 정도 잘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항상 한 줄로 줄 세우는 평가에 익숙한 교사도 학부모도 새로운 변화에 힘겹기는 매한가지이다. 어쨋든 교사들은 수업을 바꾸고 있다. 아이들 하나하나의 특질을 볼 수 있는 방향으로. 여전히 교사도 이 방향에 대해 불안하고 수업 준비도 쉽지 않다. 특히 성적에 민감한 중고등학교는 더 심할 것이다. 우리는 관성처럼 정답을 원하기 때문이다.
어떤 시인은 말한다. 자기 시가 나온 시험 문제의 정답을 자기는 찾을 수 없었다고, 그나마 쓴 답도 정답이 아니더라고. 자기 시의 정답도 찾지 못하는 국어시험의 시 평가는 옳은가? 시인이 알지 못하는 정답을 배우는 시 수업은 과연 옳은가?
아무리 훌륭한 교육적 대안도 뜨거운 입시 전쟁의 블랙홀 속에서는 모든 것이 휘어지고 왜곡되는 현상 속에 교육을 바꾸는 건 결국 평가이다. 그래서 도입된 것이 학교생활기록부 종합전형이다. 학교 교육과정을 정상화시키고 수업의 본질을 찾고 탐구 과정을 평가하고 개인의 역량에 따라 여러 줄로 세우는, 그래서 정답이 없는 교육을 꿈꾸기 위해. 그래서 현재 고교 수업은 토론형, 탐구형으로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하지만 교육의 블랙홀 속에서 학교생활기록부 종합전형도 공정성의 심판대에 올라 그 존재의 필요성을 다시 증명해야만 하게 되었다. 나는 학교생활기록부 종합전형의 제도적 공정성이 확보된다면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일체화의 옳은 방향이 되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해 본다. 학력고사나 수학능력 평가의 줄 세우기만으로는 공정성을 얻는 대신 미래 사회 인재 양성의 힘을 잃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정답은 아닐지라도 옳은 방향으로의 답은 있을 것이다. 그 곳을 향해 우리는 가야 한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블랙홀을 통과하기 위해 뱉었던 그 말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