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TOKYO
결코 소란스럽게 티를 내지 않는다. 우연히 들른 타워레코드에서 노교수님 강의에서나 볼 수 있는 청중들의 분위기를 나는 보았다. 아이돌과 아티스트 앞에선 그들 무드는 그렇다. 한국인인 나는 약간 간지러운 분위기지만 그들 나름의 배려와 존중이 있으리라. 내가 도쿄에 살아보지 않고 예단하는 걸 수도 있지만, 도쿄는 꿈꾸는 남자들의 도시였음을. 남자가 이상으로 꿈꾸는 도시는 아니지만, 꿈을 꿀 수 있는 도시임에는 틀림없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비하고 즐기려는 분위기가 그리고 무엇보다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고집을 갖춘 제조업들이 있기에 그럴까 싶다. 그게 이미지든 음악이든 게임이건 옷이건 간에. 남자들은 적극적으로 꿈을 꾸고 머리를 맞댄다. 사실 남자들이 노는데 많은 게 필요 없다. 공하나 만 있어도 몇 시간씩 놀 수 있고, 아이들 사준 장난감에 어느 순간 본인이 목숨 걸고 하는 게 남자다. 눈치만 안 볼 수 있다면 모든게 즐겁다. 그런 의미에서 도쿄는 남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혼자 놀기 좋은 공간이 아닐까, 그리고 그건 내 개인적인 바람일 수 도 있고.
글. 사진 by Jin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