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SHANGHAI
어렸을 적 사진을 보면 유독 놀이공원에서 찍었던 사진들이 많은데 하나 같이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게 기억이나. 그 이유는 누군가에게 강함을 하루 종일 내비쳐야 했던 아버지의 얼굴을 매일 마주해서라는 속설이 유력해. 걷는 모습도 똑같아서 그 어린 나이에 동네에서 걷는 뒷모습 보면 누구 아들인지 다 알 것 같다 하셨거든. 내 어렸을 적 모습들을 제 3자처럼 기억할 수 없듯, 이렇게 누군가의 얘기에 의해서 사진 속 주인공들이 하나둘씩 비로소 살아 움직이고 캐릭터를 쥐게 해.
그리곤 어느덧 그때 아버지의 나이에 서있는 내가 바라본 어느 토요일 상해 공원의 모습은, 제 3자로 그때의 모습들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 준 곳이었어. 아마도 부가 도시 사람들에게 처음 넘쳐흐르기 시작할 무렵 사람들은 지금처럼 주말을 맞아 너나 나나 어린이대공원으로 모였었고 평일 내 찌든 모습의 아빠들은 한구석에서 애들 놀이기구 타기만을 기다렸다 담배를 피기 시작하고 엄마는 애들 뛰어 댕기는 거 붙잡느라 정신없지. 그렇게 치이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각자의 여유로움을 찾기 위한 또 한 번의 몸부림이 시작되었던 그곳처럼.
글. 사진 by Jin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