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는 일을 응원해주는 이가 있어 힘이 되었던 순간
작가 신청 승인이 난지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브런치의 첫 글을 어떤 글을 써야 할지 참으로 많이 고민하다가 꼭 글로 남기고 싶은 일이 있어 브런치의 첫 글을 시작하게 되었다.
지난주 수요일, 사무실로 택배가 도착했다. 아침에 택배가 온다는 메시지가 와서 택배가 온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발송인을 보니 누구인지 알 수가 없어 의아하던 참이었다.
발송인을 검색해보았지만, 발송인은 책방으로 나와서 책방에서 책을 배송하는데 나에게 잘못 배송이 되었나보다라고 생각하고 택배가 오면 책방에 전화를 해서 배송이 잘못되었다고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택배를 받고는 상자에 기재되어 있는 책방 전화로 바로 전화를 하여 택배가 잘못 온 것 같다고 이야기를 드렸다. 그런데, 상자 안에 보내는 사람의 엽서가 있으니 확인해보라고 하였다. 그래서 나에게 온 것인가? 하는 아주 작은 호기심과 함께 상자를 열어보았다.
상자 속 책과 함께 온 엽서를 보니 누가 보낸 선물인지 알 수 있었다. 얼마 전, 인터뷰를 한 것이 있었는데 그 인터뷰 내용을 읽기 쉽게 편집해주신 분이었다. 같은 내용을 적더라도 편집하는 능력이 부족한 탓에 글이 세련되지 못하고 투박한 느낌이었는데, 적절한 사진과 편집으로 읽기 좋은 글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는데, 선물까지 보내주시니 너무나 감사하다는 마음이 앞섰다.
책 포장부터 상자 속 내용물들은 책과 엽서를 보내준 마음까지 더해져 너무나 예뻤고, 내 마음은 무척이나 설레었다. 엽서에는 무슨 내용이 쓰여 있을까, 이 엽서와 함께 보내준 책은 무슨 내용일까라는 생각에서였다.
지난 인터뷰 기사의 제목은 ""성폭력 가해자 변호하지 않겠다"는 변호사가 직접 알려주는 성폭력 피해 대처법"이었다. 개업을 하면서 성범죄 피해자 대리를 제대로 해보아야겠다고 마음먹었고, 하나하나 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응원하고 있다는 엽서의 내용은 무척이나 큰 힘이 되었다.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였을 때 변호사가 직접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 것이라는 말을 들었던 것이 다시금 떠오를 때였기에 나의 블로그 글들이 전혀 투박하지 않고 진심과 열정이 느껴진다는 이야기는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조금 더 열심히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였다. 블로그를 통해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성범죄를 검색하면 성범죄 가해자를 변호하겠다는, 성범죄 가해자를 변호하여 무죄 판결을 받았다는 성공사례들이 많지만 성범죄를 검색하면 피해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그런 공간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는 처음의 마음이 떠올랐다.
서면에 어떤 내용이 더 추가되면 완성도가 높아질까?, 리서치를 조금 더 해볼까?, 증거 중에 서면에서 어떤 것을 인용하는 것이 좋을까?, 서면을 어떻게 쓰면 읽는 사람이 조금 더 쉽게 읽을 수 있을까?, 제출하기 전에 한번 더 읽어볼까? 등 서면 하나를 작성할 때 많은 고민을 하는 편이기에 사건 하나를 시작하면 고소장 내지 소장 초안이 완성될 때까지 참으로 고단하다. 그러던 중 받은 선물과 응원이어서 더욱더 힘이 되었다.
주변에 개업을 해서 어떠냐고 물어보면 "지금이 좋다. 어마어마한 일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정신없이 바쁘다"라고 말을 하곤 하는데, 이렇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시는 분들이 있어 내심으로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마어마하지 않은 일이라고 포장하는 나의 일이 실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그리고 엽서와 고민 끝에 골라주었을 책을 받았을 때의 감사함을 기억하고, 하루하루 힘을 내어 열심히 한 번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