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관한 생각 나눔
어떻게 다른 감정을 같이 느낄 수 있을까?
너무 힘든데 동시에 너무 행복하다.
조이가 두 팔 벌려 웃으며 내게 달려들면 세상 걱정이 사라져 버린다.
그것도 한순간에.. 모든 스트레스가 저 세상 밖으로 날아가버리는 기분.
요즘 우리 부부는 정말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주 단순한 삶을 살고 있다.
사람 만나는 일이 취미? 였던 나는 임신 출산 이후 저녁 외출은 사라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꼭 만나야 하는 사람들은 조이가 낮에 어린이집에 가 있는 동안에 짧게 점심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고는 한다.
신랑도 마찬가지다. 출근하고 집으로 온다. 출근하고 야근하고 집으로 온다. 그리고 조이를 씻기고 놀아주고 재운다. 간단히 설거지를 하고 (식기세척기에 넣고) 이지성 TV를 좀 보거나 책을 읽거나.
분명 이전에 내 편협한 앵글에서 부모로의 삶은 지리멸렬하기 짝이 없는 재미없는 반복적인 쳇바퀴 같은 삶이었다. 모든 걸 희생한 채 아이들에게 붙들린 채로 자신의 인생은 헌납한?
그도 그럴 것이 어쩌다 마주친 엄마들의 얼굴 표정이 그러했다. 아니면 유독 우리 동네 엄마들 표정이 그런 건가? 유모차를 밀고 지나가는 엄마들 표정들이 대부분 동공에 생기를 잃어버린 듯 회색빛이었다. 돌봐야 할 아이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나 육아에 치이고 있어요"라는 표정이랄까.
물론 나 또한 그런 적이 없다면 거짓말이지. 조이가 돌이 되기 전까지 무수한 날들을 내 안에서 전쟁을 치러야 했으니까. 나는 누구고 왜 이 공간에 붙들려 있으며 말이 통하지도 않는 저 쪼꼬미를 위해 나의 시간을 전부 저당 잡혀야 하는지를... 발버둥 쳤던 시간들이 어느새 차분히 정돈이 되다니.. 옛말 틀린 거 하나 없다. 결국은 '시간이 약이다' 하하하
부모가 된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내 육체가 부서지고 으스러진다 해도 조이가 건강하게만 자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어쩌다 이런 생각의 변화가 오게 된 건지. 드라마틱한 심경의 변화를 이루어낸 나 자신 스스로가 너무나 신기할 지경.
1년 사이 여자에서 엄마로 트랜스 했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아픈 과정이었지만 결국 비할 수 없는 행복감을 매일 맛보고 있으니. 결국 인간이 행복을 느끼는 지점은 풍요로운 관계에서 오는 것 같다. 2년 뒤 곧 알게 된지 20년을 맞이하는 신랑과 나는 조이로 인해 서로에게 더욱 강력하게 링크가 됐다. 이건 정말 놀라운 변화이며 내 인생의 혁명이다. 평생을 떠도는 것만 같았는데 이제야 정말 나의 영역,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가족으로 단단히 묶여 있어 나는 더 이상 외롭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