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을 결심하게 되는 이유

일만 잘한다고 되는게 아니더라

by 진토끼

이직을 결심한 이유


회사에서의 스트레스는 사실 익숙하다. 업무량이 많다거나, 팀 분위기가 안 좋다거나...

그런 건 다들 한 번쯤은 겪는 일이다.


회사에 불만은 언제나 생기기 마련이고, 친한 동료들과 모여 회사 욕을 하다 보면 2박 3일도 부족하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사하지 않고 계속 다니는 이유는 돈? 안정감? 혹은 아직 배우고 싶은 게 남아 있어서일지도 모른다.



최근 3년간 다닌 회사를 퇴사하고 이직하게 되었다.
결정적인 계기는 아주 단순했다.

여기서 더는 배울 것도 없고, 있다 한들 배우고 싶지도 않다


이런 생각이 들었을 때, 이직을 고민하던 마음은 확신이 되었다.


오히려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손해를 보게 되는 상황들. 그리고 그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는 걸 조직도 알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어디든 그런 사람은 있지”라고 넘기기엔, 너무 많은 걸 방치하고 무시하고 있었다.


그게나야 둠바 둠바 두비두밥

나도 점점 대충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 회사에서 나올 수 있는 결과물의 수준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는 나자신에 대한 자괴감도 몰려왔다. (나 이거밖에 안되는 사람이었나ㅜ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회사에서 나도 더 이상 성장할 수 없겠구나!!




그래서, 어떤 회사를 찾았을까


이직을 결심한 건 빨랐어도 그 이후의 준비 과정은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일단 IT 채용 시장 자체가 한파였고, 나는 만6년 경력으로 세 번째 회사를 찾는 상황이었다. 그런 만큼, 다음 회사를 고를 땐 "그냥 여기보단 낫겠지"라는 생각만으로는 부족했다. 이직을 <탈출>이라는 단기적 관점으로 보고 싶진 않았다.


이번에는 정말 내가 다시 일에 몰입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 -

내가 가진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거나

혹은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환경에서 확실히 배울 수 있는 곳

이 두 가지 중 하나는 반드시 충족되는 회사를 찾는 게 목적이었다.



이런 회사는 '아무리 급해도 안 가겠다'는 기준


1. 인원이 너무 적은 회사 (30인 미만)
→ 직무 전문성을 쌓기 위해서는 R&R이 보다 명확한 곳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인원이 적으면 보통 업무 경계가 불명확할 수밖에 없다.


2. 재정 구조가 불안한 회사

→ 서비스 유지 가능 여부나 자금 조달 현황이 불투명하면, 기획이고 뭐고 생존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조건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기준

1. 업계 평균 수준의 처우를 주는 곳
→ 지금까지 경험한 도메인에서는 유난히 처우가 낮았기에, 기본적인 보상이 되어야 지속가능한 몰입이 가능하다고 봤다.


2. 내 역량을 잘 펼칠 수 있는 환경
→ 내가 생각하는 내 핵심역량 (0 to 1 신규 서비스 기획, 또는 고객이 어렵고 복잡하다고 느끼는 문제를 쉽게 풀어내는 기획)을 펼칠 기회를 주는 환경을 찾고자 했다. (회사도 그런 인재를 원하기도 하고)


3. 내가 겪어보지 않은 환경의 조건이 최소 1개 이상
→ 아래 예시들처럼 내가 겪어보지 않는 것들에서는 뭐든 경험이고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스쿼드/셀 조직처럼 완전히 다른 협업 구조로 일을 하거나

고객 규모나 기업 규모가 이전보다 훨씬 크거나

유망하지만 생소한 도메인 등등


4. 같은 직무를 하는 동료가 3명 이상 있는 곳
→ 선배든 후배든, 같은 일을 하는 동료들과의 협업과 배움은 나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건 있으면 좋고, 없어도 괜찮은 조건들

내가 사용해본 적이 있거나 이름을 들어본 서비스를 운영 중이면 좋겠다

IT직군의 파워가 있는 회사였으면 좋겠다

(의외로) 회사 위치나 도메인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좋은 회사>인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다니고 싶은 회사>를 찾고 싶었다. 그게 시간은 오래 걸릴 수 있어도 결국 후회를 줄이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난이제 지쳤어요 (땡벌 땡벌)

사람마다 이직의 계기는 다르지만, 대체로 이런 감정들이 쌓일 때 결심하게 되는 것 같다

더 이상 이 환경에서는 배울 게 없다고 느껴질 때

문제를 반복해서 인지하면서도 조직은 바꿀 의지가 없을 때

열심히 일해도 인정받지 못할 때

내가 낸 결과물에 스스로 만족할 수 없을 때

이걸 내가 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자주 들 때


하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이직은 더 신중해진다. 결정도 쉽지 않고, 리스크도 커지니까.

그래서일수록 나만의 기준과 우선순위를 명확히 두고 포지션을 탐색하는 것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체력과 연차는 소중하다)


흔히 연봉(돈) / 성장 / 도메인 / 직급 / 네임밸류 등 이 기준들의 우선순위를 정해보라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순서를 정하기보다는 아래처럼 나눴다.

절대 포기 못하는 것

절대 가고 싶지 않은 조건

있으면 좋고, 없어도 괜찮은 요소


이 기준들을 정해서 채용공고나 제안받은 포지션들을 검토하고 선별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이력서와 포폴이 있다면 좋겠지만... 해당 포지션에 맞게 서류를 수정하는 과정, 면접 준비에 쏟는 시간 등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모든 포지션에 다 지원할 수 없으므로 꼭 기준을 정하는게 좋다.


급 마무리이지만 혹시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면,,

도망치는 이직이 아니라 가고 싶은 방향을 향한 선택이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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