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육아휴직, 가정을 구하다!』 에필로그
어제 아내의 박사 논문 1차 심사가 있었어요.
심사 끝날 시간에 맞춰서 한울이와
학교 건물 앞에서 기다렸답니다.
고생한 아내한테 저녁 사주고 싶어서요.
아내를 기다리는데 제가 긴장이 되더라고요.
심사를 마친 아내는 어떤 표정일까...
사실 한편으로 걱정도 되었고요.
무사히 2차 심사로 넘어가면 다행이지만
혹시 심사 결과가 좋지 않아서 아내가
속상한 나머지 펑펑 울진 않을까 싶어서요.
아내 성격에 육아휴직하며 외조해 준 제게
엄청난 미안함을 느낄 것 같았거든요.
다행히 만난 아내 표정이 좋더라고요.
필요한 연구라며 칭찬을 많이 받았대요.
앞으로 2차, 3차 심사까지 갈 길은 멀지만
일단 첫 고비는 잘 넘긴 것 같았어요.
아내는 제게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당신이 육아휴직을 결단해 주고
한울이와도 일본에 다녀와 준 덕분에
겨우 논문 마무리할 수 있었어!"라면서요.
그러면서 저를 꼭 안아주더라고요.
아내의 밝은 표정을 보니
이제 저도 한숨 돌릴 수 있게 되었어요.
휴직 전에는 아내를 많이 힘들게 했거든요.
밤낮없이 회사일에 매달려 있던 저를 대신해
아내는 임신한 몸으로 박사 논문도 준비하고
한울이 돌봄까지 전적으로 맡았으니까요.
그러던 중에 태아를 떠나보내게 되었는데...
그 일이 제게도 너무나 큰 충격이었어요.
병원에서는 유산의 이유를 알기 어렵다고 했지만
모든 일이 제 탓인 것만 같더라고요.
아내한테 이런 일을 겪게 해서 미안했고요.
이대로는 가정이 무너질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육아휴직을 결정하게 되었어요.
아내의 건강 회복과 사회적 성취를 응원하고
가정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요.
육아휴직한 지 이제 2달이 되어가네요.
일단은 점차 상황이 나아지고 있는 듯해서
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어요.
『아빠의 육아휴직, 가정을 구하다!』는
박사 학위를 앞둔 아내를 외조하기 위해서
5살 아들의 돌봄을 전적으로 맡게 된
육아휴직 중인 남편이자 아빠의 에세이예요.
주로 3가지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답니다.
1. 5살 아들과 놀이 & 여행 경험
2. 건강한 가정을 세우기 위한 남편의 역할
3. 향후 커리어에 대한 고민과 준비
첫 번째 브런치북 연재에서는 후반부에
아들 데리고 일본에 2주나 다녀오는 바람에
여행기에 대한 내용이 많아졌네요.
앞으로는 가정에서의 남편의 역할과
향후 커리어 고민과 준비에 관한
글의 비중을 좀 더 늘려볼까 합니다.
그동안 브런치 작가님들께서 보내주신
따뜻한 응원과 격려의 말씀 덕분에
무사히 첫 번째 연재를 마칠 수 있었어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서
이렇게 큰 용기를 얻을 줄 몰랐어요.
앞으로 브런치에 활동하면서
제 글에만 신경 쓰기보다는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또 필요한 만큼 용기를 드리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더라고요.
덕분에 인생의 큰 가르침을 배웠습니다.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