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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자까 Sep 20. 2024

건축학도 9.

그에게도, 그녀에게도.

금요일 설계실.


"다들 수고했어. 이번주도 마무리 잘했고, 다음 주에는 조금 더 디벨롭해서 완성해 오자.

이제 마감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아서, 슬슬 평면이랑 도면들은 마무리 준비하고 , 주말 잘 보내라."

 현수의 크리틱을 마지막으로, 박교수 님이 자리를 정리하시며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지금 평면이랑 정리가 조금 되는 사람이 있고, 아직도 콘셉트에서 크게 나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우리가 졸업이다 보니 아무래도 해야 하는 분량이 많을 수밖에 없지만, 다들 조금 더 디테일하게 들여다보고 디벨롭해야 하니까. 조금 더 힘내보도록 하자. 다들 주말 잘 보내고!"

다들 각자 자리에 앉아서 크리틱 받은 부분을 생각하며 교수님의 말씀에 귀 기울였다. 각자 사이트가 다르고 건축적 접근이 다르다 보니.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부분들 보다는 서로 으쌰으쌰 응원을 북돋아주는 중이다. 








5시 55PM


  혜진은 서둘러 설계수업이 끝나고 나서 짐을 정리하는 중이다. 수업을 마치고 6시에 경록이 설계실로 오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둘은 공학과와 함께 하는 수업에서 알게 된 뒤로 그리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만나 식사를 하곤 했다. 둘 다 기숙사 생활을 하기도 하지만, 군대에 다녀와, 복학이 늦었던 경록은 혜진과 나이도 같았다. 둘 다 이제 회사에 입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공통된 관심사로 취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역시 혜진도 나쁘지 않았다.

 경록은 건축공학과였기 때문에 건설사 취업을 생각하고 있었고, 혜진 역시 여태 받은 설계 성적들도 좋았던 터라, 아파트 건축도 많이 하는 대형 건축사사무실을 희망하고 있었기에 둘은 서로 정보도 주고받고, 의지가 되는 친구이기도 했다.

 물론, 혜진과 달리 경록은 혜진과 연인으로 발전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었지만, 혜진은 그보다는 친구로서 의지하는 이유가 컸다. 혜진이 편입생이라, 동기라고 해도 다들 어렸고, 남자학번들은 군대를 다녀오고 나면 나이가 비슷한 경우가 많아, 얼마 안 되는 동기 같은 느낌의 친구라 학교생활에서 나이 상관없이 편하게 대학생의 신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교수님도 이제 나갈 준비를 하고 계셨고, 혜진도 미리 짐을 다 정리하고 책상에 자리하고 있었다.




" 혜진이 오늘은 일찍 나가는구나?" 박교수 님이 살짝 미소 지으며, 혜진을 쳐다보며 얘기하셨다.

 " 아.. 네. 오늘 친구랑 같이 밥 먹기로 했어요."

 " 그래? 혜진이도 주말 잘 보내고.."

 " 네, 교수님 들어가세요."




혜진은 교수님과 함께 나오며, 앞에 기다리는 경록을 만났다. 박교수 님도 혜진과 인사 후에 경록을 보시더니, 혜진과 번갈아 보신다.




" 아.. 혜진이 남자친구가 있었구나?"라는 교수님의 말씀에 혜진은 다급히 " 아니에요. 그냥 친구예요" 라며,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진다. 

 이에 경록은 혜진을 바라보며, 교수님께 " 안녕하세요." 목례를 가볍게 했다.

"아.." 교수님은 살짝 미소를 지으시며, "수고" 라며, 오른손을 살짝 들어 올리고는 엘리베이터로 천천히 걸어가셨다.

그렇게 돌아가시는 교수님을 보며 혜진은 그제야 경록에서 인사를 했다.

 "왔어?"

 "너희 설계 담당 교수님이야?" 경록이 물었다.

 "응."

 "젊으시네. 30대 중반 정도로 보이시는데?"

 " 응, 35살 이시래. 유학 다녀오고 나서, 거의 바로 초빙되신 거라.. 젊으시지?"

 " 응.. 그러시네. 능력 있으시다. 어디 다니셔?"

설계반은 총 4반이 있었는데, 모든 강사님들은 시간강사로 설계를 맡고 계셨다. 교수님들은 대부분 역사와, 도시설계 쪽이시라, 건축설계는 담당 교수님들이 시간 강사인 분들이 많으셔서, 다들 운영하는 회사가 있거나, 건축설계사무소에도 재직 중이셨다.

 " 혜성건축 "

 " 어. 거기 좋잖아. 거기도 이번에 소문 들었어?.. 선배들 얘기 들어보면 거기 아드님이 유학 다녀와서 팀장도 하고, 몇 년 내에 후계구도도 바뀔 거라는 말이 있던데.."


 건축공학과에 다니는 경록은 이미 대기업 건설사 다니는 선배들도 많이 알고 있어서, 이런 건축 사무실이나 건설사에 대한 이야기에 정보가 많았다. 그리 자주 보진 않았지만, 만날 때마다 이런저런 가십거리를 얘기해 주는 걸 듣는 것도 재미있다. 둘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후문으로 나가는 길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난번에 AB건설 선배 만났는데, 그 혜성건축 아들이랑, AB건설 사장 딸이랑 결혼한다는 말도 있더라고. 아무래도 건설사랑 설계사무소 아는 사이라.. 다들 관심이 있는 모양이야. 둘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집안끼리 원래 알던 사이래. 거의 정략결혼이라고 하던데.. 너희 과 애들은 그런 거 몰라?" 

혜진은 후문으로 걸어 나가는 기숙사 앞즈음에서 경록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 응. 우리는 그런 건 잘 모르니까. 그냥 다들 지금은 인턴쉽에 관심이 많아. 이제 곧 여름방학이라, 다들 인턴 하면서 조금 취업할 수 있는 장소도 물색하는 것 같고.."

 " 그럼 혜진이 너도 인턴쉽 할 거야?"

 "어.. 아마도? 아직 확정은 아니긴 한데.. 지원은 해봐야지. 나 혜성건축에 지원할까 하고."

 "그렇구나. 그럼 나중에 거기 가게 되면 한번 봐. 진짜인지.. 건설사 선배들은 꽤 알고 있더라고."

 "응. 뭐 다들 알면 진짠가 보네. 나는 뭐 그냥 거기에 취직만이라도 하면 좋겠다."

혜진은 웃으며, 경록을 쳐다봤다. 그러자 경록이 잠시 멈춰 서며 얘기했다.

 " 걱정하지 마, 너 잘하잖아. 혜진아.. 그렇게 웃으니까 정말 이쁘다."

경록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혜진을 보며 가만히 서 있었다.

 " 뭐야... 얼른 가자. 오늘 뭐 먹을까?"

 혜진은 부끄럽다는 듯 경록의 팔을 끌고 후문으로 걷기 시작했다.







 박교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잠시 1층에 앉았다. 왠지 앞에서 만났던 남학생이 계속 맴돌았기 때문이다. 

혜진을 만나러 왔다는 경록이 괜히 신경 쓰였다. 한 번도 혜진에게 관심을 표하지는 않았지만, 한 번쯤은 눈길이 가는 학생이었다.

물론 이제 대학 졸업반인 혜진이 자신보다 훨씬 어리다는 것을 알기에 한 번도 호감을 표현하진 못했지만, 일주일에 두 번 오는 수업 시간이 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래 , 그건 당연하지. 혜진이는 참 애도 좋은데 이쁘기도 하고, 똑똑하니까..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박교수는 자판기에서 콜라 버튼을 누르며,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어이없게 느껴졌다.

콜라 뚜껑을 열고 한 모금 벌컥 마신 다음, 박교수는 건물 뒤편에 있는 주차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항상 설계수업은 늦게까지 있다.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또는 그 보다 더 늦게 마치는 날도 많지만, 이날은 조금 일찍 끝난 날이었다. 

저녁시간이라 학교도 조용해졌고, 주차장에 가득했던 차들도 이제는 제법 듬성듬성했다. 도서관으로 가는 학생들도 있었고, 저녁시간이라 학생들도 책가방을 메고 하교는 모습이 보였다.

 박교수는 자신의 차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 차 안에는 오면서 들었던 비발디 바순협주곡이 흘러나왔다.

잠시 멍하니 중간에 넣어둔 콜라 뚜껑을 만지작할 때, 음악이 끊기며 전화가 울렸다.

 미소였다.

 박교수는 잠시 망설이다, 내비게이션 모니터의 통화버튼을 눌렀다.

" 오빠? 오빠 웬일로 전화를 한 번에 받았네?" 미소의 목소리는 언제나 해맑다. 부잣집 자녀로 태어나 무엇보다 망설임 없이 다 가져본 맑은 티가 표정과 행동, 그리고 목소리도 항상 자신감이 넘쳤다.

 " 응. 미소야. 무슨 일이야?" 박교수는 언제나 그랬다는 듯, 무미건조하게 말을 걸었다.

 " 오빠는 항상 내가 전화하면 그 목소리더라. 오빠, 오늘 우리 밥 먹을까? "

 " 미소야. 나 지금 수업 끝나서 여기 수원이야. 서울 가려면 시간이 또 걸려서.. 밥은 다음에 먹자."

박교수는 지금은 바로 집에 가서 쉬고 싶었다. 뭔가 허전하고 멍한 마음에 어딘가로 들르고 싶지 않아서였다.

 " 그렇지? 오빠 오늘 수업이었지? 내가 그럴 줄 알고 지금 학교에 왔어. 택시 타고 와서.. 오빠가 나 데리러 와야 해."

 "뭐라고? 너 여기까지 차도 없이 왔단 말이야?"

 " 응. 오빠가 계속 바쁘니까. 수업 있는 날에는 오빠가 회사 안 들어가서.. 오늘 내가 그냥 택시 타고 왔어.

지금 너무 덥다. 오빠 나 후문 쪽에 있으니까 여기로 데리러 와!" 미소는 그렇게 웃으며 얘기하고선 전화를 끊어버렸다.

 "아.. 여기가 어디라고 여기까지 차도 없이.. "

박교수는 포기한 듯 드라이브로 바꾸며, 액셀을 밟았다. 학교 정문으로 차를 몰아, 후문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미소를 찾기로 했다.

후문은 정문과 달리 왕복 2차선이었지만, 주변에 걷는 학생들이 많아 거의 1차로였다. 조심조심 후문으로 차를 몰고 가는 찰나,  앞에 먼저 나간 혜진과 그 남자친구가 보였다.

 혜진은 연신 손을 움직이며, 떠나지 않는 웃음으로 이야기를 하길 시작했고, 혜진보다 30cm는 족히 더 커 보이는 남자는 그런 혜진을 물끄러미 귀엽다는 듯 쳐다보며 둘은 걷고 있었다. 그런 둘 뒤로, 자신을 기다리는 미소가 보였다. 박교수는 창문을 열며, 잠시 차를 세웠다.

그런 박교수의 차를 혜진이 살짝 내린 창문으로 들여다보며 둘은 눈을 마주쳤다.

 " 어? 교수님 여긴 어떻.."

 " 오빠!" 미소는 박교수의 차를 보고 걸어오기 시작했다.

 혜진은 그런 목소리에 뒤돌아 미소를 바라보았다.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명품 브랜드가 적힌 원피스와 굽이 높은 블랙 스트랩 힐을 신고, 명품백을 들고 있는 모습이었다.

 순간, 혜진은 운동화에 청바지를 입고, 반머리로 묶은 자신을 스스로 내려다보게 됐다.

 '정말 이쁘시구나. 역시 여자친구가 있으셨구나!'

"아.. 교수님. 조심히 가세요." 혜진은 재빨리 교수님께 인사를 하고 경록을 이끌었다.

" 어, 그래 혜진아" 박교수도 그런 혜진에게 인사하며, 사이드미러로 걸어가는 둘을 쳐다보았다.

그때, 조수석 문을 열며 미소가 말했다.

 " 오빠, 금방 왔구나! 나 배고파, 맛있는 거 먹자."

미소는 안전띠를 매며, 박교수 쪽을 바라보며 연신 미소를 지었다.

"그래,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네. 뭐 먹고 싶어?"

박교수는 그렇게 가는 혜진을 한번 보고 앞을 주시하며 액셀을 밟았다.






혜진과 경록은 후문에서 그리 멀지 않은 돈가스 가게를 찾았다.

저녁시간이긴 했지만, 그리 이른 시간은 아니라서 사람들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학교 앞이라 그리 크진 않지만, 학교 입학했을 때부터 여태 꾸준히 있는 가게라, 학생들에게 가격 부담 없이 편하게 올 수 있는 가게였다. 기숙사에서 저녁을 먹어도 되는 둘이었지만, 왠지 이렇게 나오게 되는 날은 학교 근처에 있는 다른 음식점을 찾기 마련이었다. 둘이 만나는 날은 암묵적인 둘의 외식 날이기도 했다.

학교 앞이라 둘 다 셀프로, 물과 반찬을 가져오고, 테이블 옆에 있는 서랍을 열어 수저를 꺼냈다.

 " 혜진아.. 왜 그리 멍해?"

경록이 테이블에 물을 놓고 의자를 꺼내며 갑자기 말이 없는 혜진을 향해 물었다.

 " 어? 내가? 무슨.. 아무렇지도 않은데?"

경록은 혜진이 평소와 다른 모습이 사뭇 신경 쓰였다. 설계실에서 만난 교수님의 표정도, 그리고 혜진의 지금 멍함도 왠지 경록은 그냥 놓치지 않았다. 

 "그런가? 그럼 내가 조금 예민했나 보다. 우리 뭐 먹을까? 등심 돈카츠 두 개 주문할까?"

" 응, 오늘은 내가 살게. 지난번에 사줬잖아."

"괜찮아, 그거 얼마라고 내가 살게. "

 "아니야. 오늘 이거 먹고 나 커피 사줘, "

먼저 계산하려 일어나는 혜진을 보고 경록은 포기한 듯 앉으며 얘기했다.

" 알았어. 그리 비싼 것도 아닌데.. 다음에 다른 거 사줄게. 나는 그럼 등심 주문해 줘."

" 응, 알았어"

혜진은 일어나 키오스크에서 등심 돈카츠를 두 개 주문하며 카드를 꽂았다.

' 교수님 여자친구 분이신가 봐. 너무나 이쁘던데.. 나랑 너무 비교돼..'

 혜진은 계산을 하면서도 잠시 미소의 밝은 모습이 잊히지 않았다.

'아휴. 그래 교수님이랑 잘 어울리는데 내가 무슨 생각하는 거야.. 경록이랑 밥이나 맛있게 먹어야지.'

"계산이 완료되었습니다. 영수증을 받아주세요"

혜진은 카드를 뽑아내며 영수증을 받아 자리로 돌아와 경록을 향해 웃어 보였다.


띠리링 띠리링.

가게 전광판에 298 299번 두 가지가 떴다. 혜진이 수저를 세팅하는 사이, 경록은 혜진과 자신의 돈가스 쟁반을 들고 자리로 돌아왔다.

" 역시. 이 집 너무 맛있어 보여."

혜진은 경록을 향해 앞으로 살짝 숙이며 , 돈가스를 보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런 모습이 경록의 눈에는 그리 귀여울 수가 없다.

" 그래? 많이 먹어. " 경록은 살짝 웃으며 혜진을 향해 말했다.

혜진은 나이프로 돈가스를 썰며 경록에게 물었다.

" 아. 경록아 너 이번에 건축기사 딴 거야?"

" 어, 이번에 따서 다행이야. 안 그래도 연말에 이제 건설사도 몇 군데 지원해야 하는데, 건축기사 없으면 조금 어려우니까. "

" 그러게, 어차피 우리 학교 졸업 하려면 토익은 이미 마무리했을 거고. 지금 자소서랑 면접 동아리 준비하고 있는 거지?"

"응, 은근히 나한테 관심 없는 거 같으면서도 넌 다 챙기는 거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어."

경록은 혜진이 이리저리 챙겨주는 모습이 괜히 기분이 좋다.

" 뭘 챙겨. 다들 이렇게 준비하고 있는데"

혜진은 경록의 자신에게 관심을 표현 다는 뉘앙스로 얘기할 때마다 뭔가 부끄럽다. 경록이 좋은 사람인건 알지만, 그래도 왠지 지금은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다 보니 경록의 그런 표현이 가끔은 미안할 때가 있다.

 " 너희는 포트폴리오 완성해야 하지?"

 " 응, 건설사 준비하는 애들은 기사 딴애들도 있고, 거의 다 포트폴리오 준비가 많지. 지금 졸작이랑 같이 여태 까지 한 거 정리하긴 하는데 파일이 너무 많아서 오래 걸리네." 

혜진은 한 손에 음식을 든 채로 경록을 보며 말했다.

 " 그래도 뭐.. 워낙 너 잘한다고 칭찬이 많아서. 너무 걱정 말고 가고 싶은 곳에 지원해 봐."

 " 내가 잘한다는 건 모르겠지만, 아무튼 가고 싶은데로 지원하려고."

 " 혜성 지원하는 거지?"

 " 음.. 아무래도? 거기가 가장 프로젝트도 다양하고 크기도 하니까. 능력 되면 제일가고 싶지."

혜성건축은 각자 건축과에서도 탑에 드는 사람들이 가는 건축사무소로 유명했다. 워낙 건축계의 대기업으로 손꼽힐 만큼, 유명한 건축물은 대부분 혜성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우가 많았다. 해외지사도 있어서 해외로  갈 수 있는 기회도 있었고, 혜성을 팀장까지만 하고 나와도 웬만한 건설사에 스카우트되어 또 들어가기도 편했기 때문이다.

 " 넌, 어디로 가려고?"

 " 우리도 뭐 다들 지원하는 건 비슷하지. AB건설,  삼진건설, 희영건설, 혜현엔지니어링이랑 대기업들 위주니까. 그래도 AB건설 가면 땡큐지" 

워낙 건축공학과 사람들 중에서도 잘하기로 소문난 경록이었기에, 아마도 AB건설에 합격하겠지만, 사람일은 모르는 거라. 대답이 항상 겸손했다.

 " 그러게, 우리 둘 다 AB랑 혜성건축 가면 너무나 좋겠다. 둘은 턴키도 많이 한다고 하던데.. 우리도 그렇게 만나면 너무나 재밌겠다. 그렇지? 꿈은 크게 가져야지."

혜진은 경록을 보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런 혜진이 귀여운지 경록은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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