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603] 봄날 그리고 개울

by. 김지향

by NumBori


[230603] 봄날 그리고 개울 / 김지향​


멀리 쑥밭에 얼굴을 넣고

둑길 하나 푸른 댕기처럼 나풀나풀 가고 있다


진종일 오르내리며 미끄럼 타는 아이들 발길에

등덜미가 빤질하게 닳아있는 둑길 옆구리

밑창이 드러난 개울 속 헤엄치는 올챙이를 따라

첨벙거리는 아이들 말아 올린 바지가랑이 사이로

물질경이 몇 잎 파란 손을 흔들고 있다

잠자리채를 들고 바람을 타고 가는

아이들 잠자리채 속엔 파란 하늘만 담겨

팔랑팔랑 오지랖에 바람을 넣고 달린다


이 한 장의 단조로운 풍경을 깔아놓고

봄날은 느릿느릿 가다가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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