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그림 안에 여자

- 기분의 안녕 

@블루체어


그림 안에 여자가 나를 보고 있다. 분명 살아있는 생명체는 아닌데 오래 눈을 맞추다 보니 어딘가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아, 그러고 보니 기억났다. 아는 언니가 생각났다. 저렇게 길고 매서운 눈을 가진 언니였다. 조금 흐리다... 싶은 눈빛으로 날 바라보며 "있잖아.. 난"하고 자주 말했었다. 그 이야기들은 대부분 '언니' 자신에 관한 것들이었고 그걸 듣고 있으면 언니의 세계에는 언니밖에 없구나 싶으면서도 자기로 꽉 찬 세계에 살고 있어서 행복하겠다 싶었다. 그 세계에는 이기심과 아름다움이 가득 차 있었고 일정 부분 시기심도 보였다. 내가 궁금해하면 그걸 있는 그대로 드러내 보이며 '이게 나야'하는 얼굴을 하던 언니였다. 이후에 나랑은 맞지 않는 어느 부분이 생겨 자연스레 멀어졌지만 아주 가끔 언니는 잘 살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있었다. 그림 안에 여자가 언니가 되는 순간, 그림 안에 여자가 남 같지 않다. 잠시 대화를 나눈 기분이다.  


- 2019.12



당장 쓸모는 없지만 언젠가 쓰임이 있을지도 모르는 것들을 기록해두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그걸 기분 전환 용도로 쓰곤 했습니다. 「기분의 안녕」은 그곳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 단대표 이지원 드림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