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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준하 Jul 01. 2019

회사를 다니면서도 나는 왜 불안한 것일까?

보딘이 말하는 5가지 직업불안 유형을 기반으로 생각해봄 

안녕하세요 커리어 생각정리 책, <불안과 불만사이> 저자 전준하입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제 책이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피드백을 주고 계십니다. 책을 읽고 궁금하신 점은 언제든지 메일로 문의바랍니다. 

이번 글은 정신역동 상담의 보딘이 말하는 직업불안 유형 5가지를 알아보고 이 관점으로 현대 직장인의 직업 불안의 원인에 대한 저의 생각입니다. 



직업심리학 이론으로 보는 현대 직장인의 커리어에 대해


직업선택에 따른 불안, 즉 커리어 고민은 현대를 살아가는 직장인들만의 고민이 아닙니다. 60,70년대 심리학자 혹은 정신과 의사들로부터 정리된 이론을 살펴보면 그 당시에도 직업과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정신역동적 상담의 창시자인 보딘이 말하는 직업적 선택 불안의 문제유형 5가지를 알아보고 그 중 세가지를 커리어 컨설턴트 관점에서 현대 직장인들의 상황에 맞게 나의 생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보딘이 말하는 직업 관련 불안을 느끼는 유형 5가지

* 의존성 : 개인이 겪고 있는 문제를 스스로 책임지고 해결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 타인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상황을 말함

* 자아갈등 : 자아개념과 다른 심리적 기능 간의 갈등으로 인하여 진로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이직을 하는 것과 가족 내 역할 기대로 인한 갈등) 

* 정보의 부족으로 인한 불안 : 정보가 부족해서 불안한 경우.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가 충분하지 못해서 겪는 불안

* 선택에 따른 불안 : 가능한 대안 중 선택하지 못하고 불안을 경험하는 경우 (자신이 바라는 선택과 배우자가 바라는 선택이 달라서 불안을 경험하는 경우)

* 문제없음(확신 부족) : 문제는 없으나 선택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경우. (이직을 하기로 했으나 맞는 선택인지 확인하고자 하는 경우)


이 중 여러분은 어디에 해당하나요? 

제가 많은 직장인들의 커리어 고민을 컨설팅 하면서 느낀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보딘이 말한 직업불안 문제유형 중 의존성에 대해 

 

의존성에 해당하는 직장인은 많지 않았어요. 사실 의존할 수 있는 대상이 많지 않는 것이 현실인 것 같습니다. 저에게 찾아왔던 직장인들 중 일부는 오히려 처음으로 의존하려는 사람이 꽤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말들을 제게 했어요. 

"지금까지 모든 결정을 혼자 해왔는데 이번에는 도저히 결정을 하기가 어려워서 커리어 컨설팅을 신청했습니다"

"나의 진로에 대해 다른 사람한테 물어보는건 처음이네요. 부끄럽지만 아직도 제 진로에 대한 확신이 없답니다" 

"집에서 첫째이고 위에 형제가 없어서 늘 혼자 결정할 수 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모든 결정이 옳았던 것은 아니고 이번에는 정말 잘 결정하고 싶어서 커리어 컨설팅을 신청했습니다"


2019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서 미래는 정말 잘 보이지 않고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직장인들이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을 많이 합니다. 보딘이 말하는 의존성에 대한 저의 생각입니다. 




* 보딘이 말한 직업불안 문제유형 중 자아갈등에 대해


자아갈등이란 둘 혹은 세개의 자아가 커리어 방향성에 합치를 이루지 못하고 갈등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자아가 무엇일까요? 자아는 사고와 감정, 본능, 욕구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나 자신입니다. 쉽게 말하면 육체적 관점에서의 내가 아니라 정신적 관점에서의 나 자신입니다. 


커리어 관점에서 자아갈등이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는 상황, 가족의 기대대로 살아가는 것과 나만의 삶을 살아가는 것 사이의 갈등 등 자신의 머리 속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생각들, 나에게 요구되는 역할들 사이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것을 말합니다. 


자아갈등 관점에서의 고민은 아래 세 가지 질문으로 수렴되는 것 같습니다. 자아갈등을 하고 있다면 아래 세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시기 바랍니다. 

1. 결국 원하는 것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스스로가 얼마나 자신이 있느냐 (그걸 해내는데 필요한 능력을 본인 스스로 얼마나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2. 주변 사람들은 당신을 얼마나 신뢰하고 믿는가 (당신이 그것을 한다고 했을 때 배우자나 가족들이 당신의 능력을 얼마나 믿고 기대하는가) 

3. 나는 이 모든 것을 추진하는데 얼마나 리스크 테이킹을 할 용기가 있는가 (다른 핑계를 대고 있는건 아닌지, 스스로 용기가 부족한 것인지) 

4. 어떤 결정을 내리려는 이유가 알고 보면 현실을 도피하려는 목적이 큰가, 아니면 진심으로 발전적이고 싶어서인가? (이직을 하려는 이유가 알보면 현재 회사를 도피하려는 목적인가) 


하고자 하는 것을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를 괜히 외부의 방해 탓으로만 돌리고 있지 않은지 자신의 진짜 생각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것을 할만큼 능력이 있는지, 용기가 있는지 등. 

결정을 내리기 전에 그 결정에 대한 기대와 우려, 그리고 현실에 대한 장점과 단점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네 가지 항목을 생각나는대로 적어보고 우선순위를 매기는 방법을 제안해 드립니다.  




* 보딘이 말한 직업불안 문제유형 중 정보의 부족에 대해


커리어 고민을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정보의 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딘의 시대에도 정보의 부족이 직업적 불안을 야기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봤는데 정보가 쏟아져 넘치는 현대에도 이 정보의 부족이 직업적 불안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 좀 아이러니하기도 합니다. 


커리어 고민을 하고 있고 직업적 불안을 느끼고 있다면 본인은 얼마나 그 고민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찾기 위해 노력했는지 생각해봅시다. 여기서 말하는 정보를 어느 범위까지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과거 보딘이 말한 정보의 부족은 그야말로 이 세상에 어떤 직업이 있는지, 그 직업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등의 실질적인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 많을 것 입니다. 


하지만 현대는 상황이 다릅니다. 예를 들면 이직을 하고자 하는데 회사 분위기가 어떻고, 그 팀장은 어떤 사람인지, 연봉은 잘 쳐주는지 등의 정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이런 정보가 없다고 해서 직장인들이 커리어 고민을 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이건 결정을 망설이는 수준이지요. 직장인들의 커리어 고민과 직업적 불안은 이보다 훨씬 거시적이고 복합적이라 대체 어떤 정보를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 정의내리기 조차 어렵습니다. 


사람마다 필요한 정보가 다르기 때문에 지금까지 필자는 일대일 커리어 컨설팅을 통해 각자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커리어 컨설팅을 하면서 느낀 직장인에게 필요한 정보는 일에 대한 이해, 사고력을 높이는 것에 대한 이해, 인지 오류에 대한 이해 등으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이 중 '일에 대한 이해'와 관련해서는 필자가 최근 출간한 '불안과 불만사이'를 읽으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고력을 높이기 위해 좋은 활동과 인지 오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방법에 대해서는 계속 고민 중입니다. 사고력 관련해서는 바바라민토의 '논리의 기술' 이라는 책, 인지 오류 관련해서는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라는 책을 추천합니다. 


커리어 고민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정보는 워낙 광범위해서 특정 분야를 공부하기 보다는 경제, 산업, 사회, 증권, 보험, 최근 기술, 최근 기업 이슈, 자영업 트랜드 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고 있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니 도대체 이 많은 것들을 어떻게 공부하냐? 방법이 있습니다.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를 매일 들으면 됩니다. 팟빵을 다운로드 하고 출퇴근 시간에 20분씩 들으면 다양한 정보가 머리 속에 축적되어 어떤 포인트에서 커리어 고민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선택에 따른 불안과 확신의 결여에 대해 작성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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