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는 [ ] 옆에 있는 사람들

by 지연정반합

여러가지 도전을 해오는 친구가 있다. 최근에는 짧은 동영상을 만들어 올리는데, 조회수는 나쁘지 않다. 한 영상의 댓글을 보았다. 중년 한국 여성의 흔한 이름에 난수가 더해진 닉네임으로, 애쓰는 모습이 재밌다는 내용이다. 남이 애쓰는 모습이 재미있다는 말은 좋은 걸까, 나쁜 걸까. 이런 고민이 채 들 필요도 없다. 댓글의 끝에 달린 빨간 하트는 의문이 끼어들 틈조차 주지 않는다. 귀여운 오타까지도. 그 아래에 달린 계정 주인의 답글 하나 - 고마워요 엄마.


시작하는 누군가의 옆에는 가족들이 있다. 가족은 단순히 혈연관계만을 이르는 것은 아니다. 가족의 댓글은 크리에이터가 영상을 지속하는 데에는 큰 관련이 없다. 그들의 역할은 악플을 방지하는 거다. 이런 영상에 누가 악플을 달 수 있을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기만해도 감히 악플을 달 용기는 사라진다.


이반지하 작가님의 책에는 중닭에 대한 찬미가 있다. 시작하는 크리에이터들은 그야말로 중닭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모든 중닭의 곁에는 닭장을 지키는 똥개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닭장을 지키는 시골 똥개들은 보기에는 귀엽고 무해하지만, 그들은 쉬이 마음을 열지 않는다. 가까이 다가가면 물어뜯을 듯 짖는다. (우리집 닭장 지키는 똥개가 그렇다) 그들은 그곳에 존재함으로써 예고없는 족제비의 습격으로부터 닭을 지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닭장에 침입해 목을 물어뜯는 맹수를 막을 수는 없지만... 우리 똥개가 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행동하는 건 아닐테지만, 그 존재자체가 사랑의 표식이다.


나약해빠진 병아리와 닭 사이의 나를 지켜주는 든든 강아지들께 감사하다. 또 사랑하는 나의 중닭들을 위협하는 녀석이 있다면 목을 비틀어버릴 이빨도 갈고 닦아온 똥개로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도 알아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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