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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유 Oct 09. 2023

그만 읽고 소화하세요!

얼마나 많이 보았냐가 아니라 제대로 소화했는가

이 글을 읽으러 들어오셨겠지만.. 이제 그만 읽고 소화하세요!



우리는 사실 정말 많이 읽습니다. 이미 충분하고 차고 넘칠 정도의 정보를 가지고 있죠. 그중 몇 퍼센트나 온전히 당신의 것인가요?

재작년과 작년의 저는 수많은 정보가 폭격처럼 쏟아지는 세상 속에서 어떻게 이 많은 정보를 모두 다 뒤쫓아가는지, 어떻게 해야 그 속도를 맞춰갈 수 있는지 정말 헤맸어요. 혼란스럽고 어지러웠죠. 디자인, 테크, 트렌드, 인간, 심리학, 리더십, 영어, 자기 관리 등, 관심 있고 배워야 할 분야는 정말 많은데 시간은 유한했고, 계속 읽고 배우는데도 읽고 배워야 할 게 더 쌓이기만 하는 쳇바퀴에 빠진 느낌이었어요.

그러다 올해 6월쯤 저에게 큰 깨달음과 변화를 선물해 준 책을 만났어요. ‘세컨드 브레인’이라는 책인데요, 처음에는 그저 실용적인 방법론 서적 정도로 여겼는데 지식과 삶을 대하는 성찰과 지혜에 감탄했습니다. 책을 읽은 후로 지금까지 제게 얼마나 큰 변화가 있었는지 체감은 못하고 있었는데, 지금 이렇게 글을 쓰며 생각해 보니 참 많이 달라졌네요.

- 새로운 정보를 탐색하기 위해 애쓰거나 불안하지 않고, 필요한 정보는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읽어요.
- 읽기보다 소화하는 데 2~3배 이상의 시간을 써요. 저를 위해 지식을 꾸준히 정리하고 연결하고, 중요한 것을 남겨요.
- 핸드폰에서 인스타그램 앱을 지웠고, 사용량을 조절할 수 있게 됐어요.





세컨드 브레인 책에서 배운 3가지 관점을 소개해 드릴게요.


큐레이터의 관점으로 공명하는 내용을 수집하라.

세컨드 브레인의 저자 티아고 포르테는 정보를 수집할 때 ‘큐레이터의 관점’으로 수집하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닥치는 대로 아무렇게 콘텐츠를 수집하곤 해요. 어떤 작품을 전시할지 높은 안목으로 선별하고 소개하는 큐레이터처럼 잠깐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어떤 정보를 머릿 속에 채울지 선별하세요.

어떤 정보가 가치 있나 판단에 도움이 되는 기준은 ‘공명하는’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에요. 가슴 깊이 와닿거나, 기쁘거나, 호기심이 생기거나, 놀랍거나 흥분되는 그런 감정이 느껴질 때! 그 순간을 알아차리고 그 정보를 수집하세요.

수집할 때는 다시 큐레이터의 시각으로 엄선한 일부 문장, 일부 이미지만 저장하는 거죠. 나머지는 내버려 두세요.


수집과 정리는 다른 시점에 하라.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놀랐던 부분인데요. 보통 무언가를 읽을 때 관심을 끌면, 즉시 읽으면서 이리저리 많은 글을 탐색하곤 하잖아요. 하지만 책의 저자는 어떤 아이디어를 접하는 순간은 그게 어떤 의미인지 판단하기 최악의 시기라며 일단은 빠르게 수집하고, 후에 정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Inbox(인박스)’라는 대기 공간을 만들어 일단 공명하는 모든 내용을 인박스에 모아두고, 하루 중 남는 시간, 일주일 중 남는 시간에 인박스를 살펴보면서 필요한 정보는 저장하고 아닌 것은 다시 버리면서 정리하는 거죠.


자기 자신에게 메모를 선물하자.

또 하나 좋았던 관점은 바로 정리할 때는 마치 ‘선물처럼’ 하라는 거예요. 우리가 그냥 메모할 때는 막 휘갈겨 적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 정보를 전달할 때는 좀 더 간결하고 이해할 수 있게 쓰잖아요. 그러니 나는 단순히 메모를 적는 사람이 아니라 메모를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미래의 자신에게 찾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지식을 선물하는 거죠.

책에서는 메모의 역설에 대해서도 말하는 데요. 메모가 많아질수록 그 메모를 다시 찾아볼 확률이 줄어든다고 말해요. 그러니 다시 찾아볼 때 시간을 줄여줄 수 있게 핵심이나, 그때 공명했던 이유에 대해 간단히 메모하세요.



결국, 얼마나 많이 보았냐가 아니라 제대로 소화했냐

책을 읽고 저의 지난 경험을 돌아보면서 한 생각은 많이 보았다고 잘 아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정보를 많이 보고 많이 안다고 저절로 나만의 관점이 생겨나진 않죠. 무언가를 제대로 나의 것으로 소화해야만 나만의 관점과 지혜가 생겨납니다.

무언가를 배움에 있어서 2022년, 작년의 제 목표는 이랬어요.

다양한 플랫폼에서 필요한 글 읽기
매일 저장하고 하이라이팅 하는 습관 들이기


그리고 2023년, 올해의 목표는 이래요. 작년과 사뭇 다르죠?

매일 사색하는 시간 갖고 메모하기
나의 세계관을 넓혀줄 수 있는 책 10권 만나기



작년에는 무언가 한 자라도 더 읽고 들으려고 노력했다면, 올해는 더 많이 읽기보다는 온전히 음미하고 나의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더 많은 책을 읽기보다는 내게 정말 와닿는 공명하는 책을 한 번, 두 번 읽고 시간을 들여 정리했어요. 무언가를 단순히 요약하기보다는 그게 다시 나만의 관점으로 어떻게 재구성될 수 있는지 강의나 책의 목차와 상관없이 구성해 보고, 중요한 지점을 찾고, 아이패드에 직접 적고 그림을 그리며 이해하려고 온 힘을 쏟았죠.

덕분에 최근에는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따뜻한 차 한잔 하며 아이패드에 제 생각을 끄적거리고 그려보는 시간이 정말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 됐고요. 10월인 지금까지 8권의 소중한 책을 만났어요. 분명 다 다른 주제를 다루는 책인데,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태도와 키워드가 계속 나오더라고요. 어쩌면 제가 이전 책에서 배우거나 믿게 된 새로운 관점이 다른 책에도 투영되어 계속해서 눈에 밟히는 건지도 모르고요. 저는 항상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를 꿈꾸는데요, 이렇게 깊은 사색을 통한 나만의 관점과 지도를 만들어 가는 게 지혜로 가는 여정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책에서 몇 가지 관점만을 뽑아 소개해 드렸지만, 이렇게 울림을 주는 삶의 지혜부터 실용적인 지식 체계 정립 방법론까지 좋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나만의 지식 체계를 가꾸어 가는 데에 관심 있다면 원문을 읽으시길 추천해 드릴게요.


자, 여러분 이제 그만 읽고 소화하러 가세요!
혼자서 충분히 사색하고 음미하면서 얻으신 깨달음이 있다면 공유도 해주시고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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