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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정Jay Aug 17. 2020

영어 원서, 어떻게 읽지?

저는 영어 원서를 이렇게 읽습니다만

 원서를 읽다 보면 여러 번의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바로 모르는 단어를 만났을 때, 해석이 되지 않을 때, 속도가 더뎌서 불안할 때이다. 이럴 때는 인터넷에 원서 읽기에 관한 여러 방법을 찾게 되는데 어떤 게 맞는 방식인지, 내게 맞는지를 몰라 혼란스럽기도 하다. 시중에 나온 여러 책만 봐도 그렇다. 어떤 책에서는 모르는 단어를 다 찾지 않으면 그 책을 완독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또 다른 책에서는 모르는 단어는 내용을 이해하는 데 무리 가지 않을 정도면 넘겨도 좋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럼 대체 어떤 게 정답인 걸까?



 

 인터넷이나 영어공부법 관련 책에서 모르는 단어를 일일이 찾을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글들을 많이 보았다. 나도 그런 방식으로 원서를 술술 읽은 적이 많다. 사전을 통해 정확한 단어의 쓰임새를 알지 못해도 의미를 파악해서 책을 읽을 수는 있었다. 모르는 어휘지만, 짜임새 있는 문맥 속에서 반복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대략 ‘아, 이런 뜻이겠구나.’하고 생각하며 읽게 되었다. 오히려 흐름이 끊기지 않아 책을 읽을 맛이 난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던 부분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책을 읽는 동안에는 단어의 의미가 머릿속에 저절로 그려졌지만, 책을 덮는 순간 내 머릿속에서 증발해버리는 경험을 자주 했다는 점이다. 다른 영어 원서를 읽을 때 어디선가 봤던 어휘인데 정확하게 뜻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바로 그 전에 읽던 원서에서 눈으로 여러 번 익혔던 단어마저도 기억이 제대로 나질 않았다. 


 사실 그때 나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욕심에 자주 나오는 핵심 단어나 표현조차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넘어갔다. 1주일, 1달, 2달. 시간이 지날수록 완독한 영어 원서의 숫자는 자꾸 늘어가는데 내가 인풋을 흡수하는 속도는 꽤 느린 것만 같았다. 그렇다고 모르는 어휘가 나오면 매번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사전을 들여다보고 싶진 않았다. 책을 읽는 속도가 느려질 뿐만 아니라 내용의 흐름이 자꾸 끊겨 책을 읽는 것에 재미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여러 번의 시행착오와 고민 끝에 나는 다음과 같이 원서를 읽기로 했다. 


<나만의 원서 읽는 방법>

1. 샤프나 연필, 3가지 색상의 형광펜을 준비한다.

2. 원서를 읽는다.

3. 모르는 어휘가 나오면 하나도 빠짐없이 샤프나 연필로 밑줄 긋는다.

3. 뜻을 몰라 해석이 안 될 정도의 단어만 그때그때 사전을 찾는다.

4. 사전 찾은 단어는 형광펜1로 살짝 표시해 둔다.

5. 모르는 어휘지만 문맥의 흐름을 보고 이해가 간다면 연필로 표시하고 넘어간다.

6. 원서를 읽다가 필사하고 싶은 감동적인 문구가 있으면 형광펜2로 밑줄 긋는다.

7. 회화에 도움이 될 것 같은 문장구조나 문법적으로 공부해야 할 부분은 형광펜3으로 밑줄 긋는다.

8. 책을 읽고 나면 필사 노트에 형광펜 2로 그은 문장들을 필사한다.

9. 그 옆에 형광펜1로 표시한 어휘와 사전 찾은 뜻을 적는다. 모르는 어휘가 포함된 문장을 통째로 함께 기록한다.

10. 형광펜3으로 그은 문장들은 필사한 페이지 옆 페이지에 따로 적는다. 


영어 원서 읽기

 

 나에게 맞는 방법을 스스로 찾게 되었다. 나는 영어 원서 읽기를 통해서 인풋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었다. 감동적인 문구만 필사한 것이 아니라 문법 공부를 위해 다시 살펴볼 만한 문장이 있으면 무조건 형광펜3으로 줄을 그어 둔다. 사실, 이렇게 하다 보니 많은 양의 독서를 하지는 못한다. 필사하는 양이 어마어마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독자들에게 이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는 형광펜 1과 2 까지만 활용해보기를 권한다. 시간이 지나서 영어 원서 읽기에 익숙해지거나 영어를 제대로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면 위의 방식대로 따라 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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