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있는 건 여러 가지 입니다만..
동네 친구도 없고
따로 연락하는 친구도 거의 없는
극 내향인으로 살다보면 '나'를 소개하는 일이 거의 없다.
사람을 새로 만나는 기회도 없을뿐더러 만나더라도 나를 드러내어야만 하는
그런 관계까진 만남을 이어가지 않게 된다.
누군가는 나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게 뭐가 그리 어려운 일이냐 할 수 있겠지만,
내게는 참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되어버렸다는 건
한 때는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으나
현재 나를 드러내는 일이 꺼려진다는 것.
그럼 대체 나는 왜 왜 왜
사람들과 가까워지면 나를 드러내기를 불편해할까..?
그럼 대체 나는 왜 왜 왜
불편하다면서 왜 이런 곳에 떡하니 나에 대한 글을 쓰고 있을까?
브런치나 블로그 등에서 나를 소개할 땐,
충분한 시간을 들여 정돈된 글로 나를 은은하게 드러내어 큰 부담이 없지만
현생에서는 갑툭튀 질문들에 제법 당황한다.
경조사때만 보는 먼 친인척들이 "지금은 뭐하면서 지내?"라고 물으면
그냥 애나 본다고 해야할지, 그냥 집에 있다 해야할지,
보잘것 없지만 나름 번역을 좀 했어요라고 할지, 그게 아니라면 글도 좀 쓰고, 타로도 좀 봐요 라고 할지....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아 그냥 이것저것 배우고 있어요."라고 대충 얼버무린다.
사실 다른 사람들이 내가 무슨 일을 하든 말든 큰 관심을 가지지 않을 거란 건 잘안다.
오랜만에 만나면 으레 그러하듯 인사치레로 하는 말일 뿐이니까.
근데 나는 명확하게 나를 설명하는 그 한 문장이 참 필요하다.
나는...
나는 어떤 사람이라고 설명하면 좋을까...
오늘도 고민이 끝나지 않는다.
대명사가 많아서 좋은 건지...
이렇다 내세울 경력하나 없어서 부끄러워해야할지....
굳이 나를 설명하자면
타로 읽고 글쓰고 번역하는 엄마 정도가 될 수 있겠지만
앞으론 또 어떤 수식어가 붙을지 나도 장담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