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승우 선수 인터뷰를 보고
요즘 메인으로 사용하는 블로그를 옮기고 있습니다.
이 곳에도 동시에 올리긴 하겠지만, 아무래도 제가 평상시에 느끼고 경험하는 주제들에 대해서는 이 곳 브런치보다 새로 만든 블로그에서 보다 자주 글을 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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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셋 차원에서 궤도에 올라 있는 운동선수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굉장히 담담하다는 것. 감정적으로 잘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
몇 년전만 해도 가장 감정적으로 동요가 심하다고 느꼈던 선수가, 최근 리그에서 엄청나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더니, 딱 그 '정신적으로 궤도에 올라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바로 이승우.
며칠 전, 이승우 선수의 인터뷰를 보고 들었던 생각이 있어 공유한다.
이승우 선수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리고 대표팀 탈락의 소식을 듣고 난 직후 경기에서 2골로 팀 승리에 견인하면서도 그의 답변은 짧고 굵었다.
아쉽죠. 그게 다입니다.
과연 그가 하고 싶은 말이 엄청나게 있는데도, 애써 말을 아꼈던 것일까.
글쎄, 이번에 보인 옅은 미소는 다르게 이야기하는 듯했다. 저 짧은 한 문장이 그의 현재 생각을 설명하기에 충분했을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항상 욕심은 있죠. 제가 욕심이 있다고만 해서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라, 언젠가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어린 시절, 뛰어난 실력과 함께 감정적으로 불 같은 모습을 보여주며 어디로 튈지 모른다고 인식되었던 선수.
커리어가 잘 풀리지 않으면서 불과 지난해까지도 대중들로부터 과도한 조롱의 목소리를 들었던 선수.
그것을 모두 이겨내고 올시즌 수원FC에서 부활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인상적인데, 미디어 앞에서 이런 담대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더더욱 놀라울 뿐이다.
"끝까지 할 수 있는 선에서 하겠다"는 마지막 포부 속에는 그가 지금 엄청나게 동기부여되어 있다는 것과, 오랜 기간 끝에 본인 스스로 드디어 본인의 능력을 믿기 시작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팀스포츠, 경쟁구도가 강한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스포츠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성취의 측면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목표를 향해 열심히 절제하고 훈련하고, 스스로를 동기부여해가면서 끝내 달성했을 때 느끼게 되는 성취감은 엄청난 자산이 된다.
무기력한 패배감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넘지 못하는 선수를 만날 수도 있고, 치열하게 싸워 개인 성적으로는 인상적인 기록을 남긴 경기임에도 팀으로서 패배를 맛보기도 한다. 그리고 이승우 선수처럼, 시즌 내내 엄청난 모습을 보여주고, 노력한 만큼 리그에서 성장, 또 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결과로는 '대표팀 탈락'이라는 쓴 패배감을 맛보기도 한다.
패배를 맛보면 속상하기도 하고 분하기도 하다. 내가 이것밖에 안되나 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고, 정찬성 선수가 볼카노프스키에게 패배하고 말한 것처럼 극심한 좌절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동시에 오기가 생기기도 하고, 스스로를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기도 한다. 다른 관점을 시도해보기도 하고, 보다 목표지향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담담해지기도 한다.
이승우 선수의 담담한 모습에서 그를 느껴, 한편으로는 더욱 기대가 되었다.
마인드셋, 오늘도 마인드셋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