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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엔진이 켜지는 순간

by 기공메자

<작가의 생각 한 줄>

“결핍에서 시작한 도전이라도, 욕망이 방향을 잃지 않으면 결국 성장으로 귀결된다.”


요즘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여러 공모전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2025년 8월 발표된 황순원 디카시 공모전에서 내 이름은 보이지 않았지만, 마음은 이전과 다르지 않았다. 결과에 얽매이지 않는 연습을 오래한 덕분에 패배감보다는 이상하게도 충만함이 먼저 찾아왔다. 과정이 그만큼 즐거웠기 때문일 것이다.


공모전 일정에 맞춰 작품을 연구하고 수정하며 마감에 몰입하는 시간. 나는 그 순간마다 ‘살아 있음’을 느낀다. 도전의 과정에서 생각은 깊어지고 감각은 예민해지고 마음은 한 겹 더 단단해진다. 그래서 결과를 확인하는 순간조차 두려움보다 설렘이 앞선다.


하지만 어느 날 질문 하나가 나를 불쑥 멈춰 세웠다.

“이 모든 도전은 나의 결핍을 채우기 위한가, 아니면 욕망의 다른 이름인가?”


결핍은 부족함에서 시작한다. 배가 고프면 음식을 찾듯 마음이 허기질 때 우리는 스스로를 채우기 위해 움직인다. 이 행동은 때로 성장으로 이어지지만, 경우에 따라 집착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반면 욕망은 이미 가진 것 이상을 바라보는 마음이다. 더 높은 곳으로 뻗고자 하는 에너지다. 결핍이 씨앗이라면 욕망은 그 씨앗에서 뻗어 나온 줄기이자 더 넓은 세상을 향한 확장이다.


나는 공모전에 도전하는 이 행동이 결핍에서만 나온 결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작가로서 더 큰 무대에 서고 싶고, 인지도를 높이고 싶다는 바람은 있다. 그러나 그 바람이 단순히 과거의 결핍에서 온 불안만은 아니다. 새로운 무대에서 나를 시험하고 싶은 호기심, 작품을 완성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 그 과정에서 만나는 배움의 축적이 훨씬 더 큰 이유다. 결국 나의 도전은 ‘건강한 욕망’ 위에 서 있다. 욕망이 탐욕으로 흐르지 않기 위해서는 중심을 잡아야 한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이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다면 욕망은 방향성을 갖는다.


나는 결핍과 욕망이 따로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둘은 서로 순환하며 나를 움직인다. 결핍은 출발선에 세우고, 욕망은 더 멀리 가도록 만든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쪽에 쏠리지 않는 일. 결핍이 나를 무너뜨리지 않게 하고, 욕망이 나를 삼키지 않도록 조율하는 일이다.


공모전에 도전하는 지금의 나는 그 균형을 찾는 연습을 하고 있다. 결과가 어떻든 과정에서 배운 것들이 다음 글을 더 깊게 하고, 다음 도전을 더 담대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묻는다.


“이 도전은 무엇에서 비롯되었는가?”

그리고 조용히 답한다.

“결핍에서 시작했더라도, 욕망이 나를 성장시키고 있다.”


<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

도전의 이유가 무엇이든, 그 과정에서 당신이 성장하고 있다면 이미 길을 잘 걷고 있는 것입니다. 결핍은 출발의 이유가 되고, 욕망은 지속의 힘이 됩니다. 두 힘을 균형 있게 다루며 당신만의 속도로 나아가 보시길 응원합니다.


<이웃의 공감 댓글>

아! 저도 황순원 디카시 공모전 결과를 기대하고 있었는데요. 작가님, 매일 디카시를 쓰고 계시니 앞으로 다른 기회에 분명 좋은 결과를 얻게 되실 거예요. 황순원 디카시 수상작은 어떤 작품들인지 궁금해지네요. 그리고 제 생각에도 이런 도전은 결핍이라기보다는, 창작을 통해 배우고 성취감을 얻어가는 과정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느껴집니다. ‘건강한 욕망’이라는 표현이 정말 맞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 또한 작은 것이라도 도전하며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작가의 답글>

따뜻한 격려 말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말씀처럼 이번 도전 역시 결핍이 아니라, 배움과 성취를 향한 건강한 욕망의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가며 더 좋은 결과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함께 도전하며 성장하는 동행이 되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작가노트>

작품을 쓰는 동안 결핍과 욕망이 서로 다른 얼굴을 한 한쌍의 흐름처럼 느껴졌었다. 공모전을 준비하며 흔들릴 때마다 왜 이 길을 선택했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 도전의 과정에서 마음이 조금 더 단단해지고 시선이 한층 깊어지는 변화를 계속 발견하고 있다. 이 글은 앞으로도 그 질문과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남겨 두는 작은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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