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데터 시리즈 신작 <프레이> 감상평
왜 사냥을 하려고 하니? (엄마)
다들 내가 못할 거라고 생각하니까.. (나루)
- 영화 <프레이> 엄마와 '나루'의 대화 中
영화 <프레이>는 초반부에 주인공 '나루'와 엄마의 대사를 통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예측할 수 있다. 새로운 여전사는 영화 포스터에서도 알 수 있지만 주인공이 어떤 생각을 가진 인물인지는 초반 10분 만에 알 수 있다.
프레이는 1719년 9월을 배경으로 한다. 현재의 뉴멕시코주 동부와 콜로라도 남부 그리고 애리조나 북동부, 캔자스 주 남부와 오클라호마 주 전 지역, 텍사스 북서부 지방 대부분에서 거주했던 아메리카 원주민 '코만치' 부족이 주인공이다. 수렵채집인 생활을 했으며 영화에도 생활상을 볼 수 있다.
남성은 활과 도끼, 창 등으로 동물을 사냥하는 '수렵'을 담당했고, 여성은 육아와 요리 그리고 '채집(과일, 야채, 약초 등)' 등을 분담해서 했다. 역할을 독점했다기 보다 사냥은 강한 체력을 요구하고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그리고 여성은 아이를 낳아 개체 수를 늘려줄 수 있어 부족이 살아남는데 기여할 수 있다. 남성은 육류 단백질 공급에 기여했다. 부족의 안녕을 위해 자연스럽게 역할이 정해졌다 볼 수 있다.
* 수렵 채집 사회 : 농경과 목축이라는 식료 생산이 시작되기 이전의 인류는 야생의 동식물을 포획·채취하여 생존의 수단으로 하는 수렵채집민이었다. 따라서 수렵채집 사회는 계층이나 국가가 발생하기 이전의 인류사회의 보편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주인공 '나루'는 자신의 역할을 넘어서 수렵에 도전하며 사람들의 시각을 바꾸려 노력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진취적인 신여성이다. 사냥에는 번번이 실패하지만 개를 길들여 사냥에 활용하고 추적에도 능한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준다.
* Prey (프레이)의 뜻 : (사냥하는 동물의) 사냥감(=먹잇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영화 속에선 프레데터는 자신을 제외한 모든 생명체를 먹잇감으로 정의한다. '나루'의 입장에서는 먹잇감을 잡기 위해 사냥하지만 후반부에는 '프레데터'가 사냥감이 된다.
300년 전 아메리카 코만치 부족에 용맹한 전사를 꿈꾸는 원주민 소녀 ‘나루’는 식량을 구하기 위해 영역을 돌다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다. 알 수 없는 커다란 발자국을 발견하기도 한고 동물들이 이상한 모습으로 죽어있다. 어느 날 사냥 중에 사자에게 물려간 '푸히'를 찾기 위해 남자 무리를 따라나선다. 나루는 흔적을 추적한 끝에 큰 부상을 당한 푸히를 발견한다.
푸히를 치료하고 집으로 향하지만 이미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 집으로 돌아가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어둠 속에서 공격해 올 사자를 경계하며 이동하던 중 이상한 발자국과 핏자국이 있는 나무를 발견한다. 일행에게 무언가 다른 존재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하지만 그건 '곰'이라며 나루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사자를 잡기 위해 세 사람이 매복에 나선다.
'미끼를 놓고 나무 위에 올라가서 사자를 기다리자'라는 아이디어를 내는 나루. 일행은 반대하지만 오빠는 나루를 지지하며 "너의 '커타미아*'를 보여줄 때가 됐다" 말하고 미끼를 자처한다. 오빠는 미끼로 동물의 피로 흔적을 남기고 있다. 나루와 오빠의 동료 한 명이 남아 나무 위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갑자기 달려든 사자에게 동료는 바닥에 내동댕이 쳐진다.
* KUHTAAMIA (커타미아) : 영웅의 통과의례. 전사가 되려면 강한 제물을 사냥해서 증명해야만 한다.
나루는 사자의 공격을 피해 몸을 피한다. 하지만 사자는 나무에 발톱을 꽂고 기어오르며 위협한다. 나뭇가지의 끝으로 점점 몰리기 시작하는 나루는 창을 들고 뒷걸음질 치며 사자를 예의 주시한다. 결국 나무 끝까지 몰린 나루는 발을 헛디뎌 추락한다.
떨어지는 찰나 달려드는 사자의 몸통에 창을 박아 넣는 나루. 바닥에 떨어진 나루는 돌에 머리를 부딪치며 그대로 기절한다.
정신을 차려보니 모닥불이 켜진 움막 안이었다. 옆에는 엄마가 지켜보고 있다. 기절한 나루를 오빠가 데려다 놓았다고 한다. 도우러 가야 한다며 일어나려 하지만 엄마가 말한다. "너의 도움이 필요했다면 이곳에 눕혀두지 않았을 거야"
오빠는 사자의 머리를 손에 들고 사체를 어깨에 짊어지고 나타난다. 족장은 그의 활약을 치하하여 상징을 넘겨주며 리더로 임명한다. 나루는 오빠에게 다가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다른 무언가가 한 거지 자신들이 잡은 건 그 존재가 아니라 말한다. 그리곤 그곳에서 번개를 봤으며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모르면..
알려줘야지..
- 영화 <프레이> '나루'의 대사 中 -
아침이 밝자 나루는 채집 도구를 들고 밖을 나선다. 하지만 이내 움막으로 돌아와 가방을 내려놓고 사냥 도구를 챙겨 든다. 그녀는 모두가 가는 정해진 길과 반대로 향하는 선택을 한다. 수많은 직장인들 사이로 역행한다. 그녀는 '역행자'다.
나루는 전날 불꽃을 봤던 장소로 이동하고 녹색의 분비물(피)을 발견한다. 그리고 커다란 발자국도 확인한다. 식량을 마련하기 위해 주변에서 토끼를 사냥을 나선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토끼의 이동 속도를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도끼의 회수가 늦으면 다음 일격을 날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른 방법을 떠올려 나무껍질을 모아 새끼줄을 만들고 도끼에 매달아 회수 속도를 올리는 방법을 구상한다. 주변 나무에 도끼를 날리며 능숙해질 때까지 연습하는 나루.
드디어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다. 식량을 마련하고 그것을 잡기 위해 캠프를 준비한다. 모닥불을 짚이며 사냥한 동물로 저녁 식사를 준비한다.
아침이 되자 평지로 이동한다. 벌판에는 가죽이 벗겨진 들소의 사체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끔찍한 모습이다.
주변을 둘러보던 중 실수로 늪지에 빠지고 만다. 탈출하려 할수록 몸은 점점 깊숙이 빠진다. 도끼를 나무에 던져 고정시켜 탈출하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몇 번의 시도 끝에 나무에 고정시키는 데 성공한다. 그렇게 늪지를 벗어나는 데 성공한다.
몸을 씻어내고 동물의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한다. 곰 한 마리가 강가에서 사냥을 하고 있다. 언덕에서 내려다보며 곰 사냥을 시도하는데 오히려 곰에게 쫓기는 상황에 놓인다.
곰의 공격에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 벌어진다. 나루는 나무뿌리 안쪽으로 몸을 숨기지만 죽이려고 달려드는 곰에게 속수무책이다. 하지만 곰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해진 상태로 뒤로 걸어간다.
곰이 보이지 않는 무언가와 격하게 싸우기 시작한다. 정체를 드러낸 외계 포식자 ‘프레데터’의 강한 힘을 목격하게 된다. 곰을 내동댕이 친다.
자신보다 강한 상대를 향한 무자비한 사냥을 시작한 ‘프레데터’ 최첨단 기술과 무기로 진화된 외계 포식자 ‘프레데터’의 위협이 점점 다가온다. ‘나루’는 그 모습에 겁에 질려 강을 이용해 탈출한다. 그리고 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만의 기지와 무기로 생존을 건 사투를 시작하는데…
실제 촬영은 캐나다에서 코만치 부족의 생활 영역과 비슷한 지역을 찾아서 촬영했다고 한다. 300년 전 아메리카 원주민 사회가 배경이기에 탁 트인 풍경을 볼 수 있다. '댄 트라첸버그' 감독 (클로버필드 10번지) 은 드론 촬영으로 대자연의 풍경을 생동감 있게 담아냈다. 영화의 감상 포인트이며 볼거리 중 하나이다.
CG에도 많은 신경을 썼는데 사자, 늑대, 곰, 살모사, 토끼, 쥐 등 야생에서 생활하는 동물들의 모습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리얼하게 만들어냈다. 생태계의 약육강식을 보여주어 프레데터의 싸움씬도 흥미로운 볼거리이다.
<프레데터> 전작들을 오마주한 장면들로 (아는) 관객들에게 재미를 더한다.
<프레데터> 전작들을 오마주한 장면들로 (아는) 관객들에게 재미를 더한다.
영화 <프레이> 출연진은 아빠 <나루> 역의 '앰버 미드선더', <타아베> 역의 '다코타 비버스', <와사페> 역의 '스트로미 키프' 등등
'나루' 역을 연기한 '앰버 미드썬더'는 2001년 아역 배우로 데뷔하여 주연보다는 조연급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97년생 미국 국적의 여배우이다. 동양인 느낌이 드는 예쁘장한 외모가 눈에 띈다. 아메리카 원주민 혈통이며 아버지는 배우로 어머니는 영화계에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많은 TV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지만 크게 조명받지 못했다. 이제 25살의 젊은 나이에 연기력도 준수하고 외모도 준수해서 <프레이>를 통해 얼굴을 알릴 것으로 기대된다.
'타아베'를 연기한 '다코타 비버스'는 아메리카 원주민 혼혈 배우이다. 나루의 오빠 '타아베' 역을 맡았지만 2000년생으로 나이가 어리다. <프레이>에서 출연 비중은 높지 않지만 인디언에 딱 맞는 외모가 눈에 띈다. 앞으로도 다른 영화에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프레이>는 <프레데터> 시리즈가 오판한 실수를 바로잡는 선택 같다. 일반적으로 시리즈 영화에는 중심을 잡아줄 주인공이 있다. 하지만 프레데터는 중심인물이 없고 '프레데터'만 있다. '프레데터 VS 집단'이라는 구도로 시리즈가 이어질 수밖에 없고 비슷한 그림이 계속 나오며 신선함을 잃어간다.
초기에 시리즈의 중심을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잡아줬다면 어땠을까? 훨씬 더 성공적인 프랜차이즈가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시리즈를 통틀어 프레데터 하면 뇌리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강인한 모습뿐이다. 그것이 프레데터가 정착하는데 엄청난 공을 세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2탄부터는 장소를 바꿔 다양한 집단을 넣으며 후속편들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렇게 시리즈가 이어질수록 관객들은 흥미를 잃어간다. 제작사에서도 느꼈는지 <프레이>를 통해 중심을 잡아줄 '나루'라는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에이리언>의 <리플리(시고니 위버)>처럼 중성적인 강인한 여전사와는 결이 다르지만 현시대가 원하는 진취적인 여성상에 맞는 캐릭터로 '나루'를 설정한 것 같다. 엔딩 쿠키 영상으로 볼 때 <프레이2>가 나올만한 그림을 그려놨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지켜봐야겠지만 설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토리가 훌륭하거나 흥미진진한 전개를 보이진 않지만 적당한 스릴과 볼거리도 풍부하고 감독의 연출 스타일도 맘에 들었다. 영상의 퀄리티도 좋아서 영상미는 합격을 줄만하다. 특히 CG의 발전이 잘 드러난 작품이었다. 그렇게 충분히 볼만한 요소들을 갖춘 영화이다.
다만 두 가지 걸리는 점이 있는데 첫 번째로 디즈니의 행보다. <프레이>는 '걸스 캔 두 애니띵*'에 걸맞은 설정이 들어있다. 그것은 '나루'의 행동과 대사에서 드러난다. <프레이> 후기와 평점을 보면 관객들은 박한 평가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GCDA*'라 비난한다.
하지만 조금 지나친 과민 반응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객들이 염려하는 누군가와는 노선이 달라 보였기 때문이다. 그걸 떠나서 과거부터 영화 속에 강한 여전사는 흔한 설정 중에 하나이며 '나루'도 거기서 크게 벗어남이 없다. 너무 불편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폄하하는 것은 좋지 않다. 실제로 후반부에 프레데터와의 싸움에서 오빠가 프레데터를 궁지로 몰아넣으며 돕는다. 그리고 최소한 PC 주의 영화들보다는 거부감이 없었다.
* Girls can do anything (GCDA) : 소녀(여성)들은 (남성의 도움이 없어도)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뜻. 시작은 해외의 페미니스트 단체에서 시작됐다.
두 번째로 시대 배경이 1719년이라 그런지 프레데터의 무기나 지능이 <프레데터1> 보다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은 주인공 '나루'가 신체 능력이 뛰어나지 않은데도 수십 명을 죽이고 곰도 찢어 죽이는 강한 프레데터와 나루가 싸우게 되는 후반부에는 유독 약한 모습 보이며 패배하는 데서 기인한다.
하지만 나루는 영화의 초반부부터 지능이 좋은 캐릭터라는 설정이 여러 상황을 통해 드러난다. 지형지물의 활용을 통해 상대를 제압하는 캐릭터이고 '오빠'의 도움과 '개'의 도움도 받는다. 조금만 주의 깊게 보면 '지능캐 (+순발력)'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첫 번째 이유*' 때문에 편견을 만든다.
정해진 길이 아닌 자신의 길을 선택한다. 타인의 우려와 시선에도 포기하지 않는다. 실패를 기회 삼아 고민하고 인내하며 결국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나루. 모든 사람들이 현재의 상황에 안주하며 도전하지 않지만 나루는 끊임없이 도전하며 자신을 개발하고 증명했다. 이것이 주인공 '나루' 영통해 알 수 있는 교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타인의 시선에 굴복하지 말아라..
자신을 의심하지 말아라..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라..
끊임없이 개선하고 성장하라..
야한 장면은 등장하지 않으며 다소 잔인한 고어 장면들은 약간 있다. 저 연령대 아이들이 보기엔 조금 잔인할 수 있다. 중학생 고학년 정도면 봐도 상관없는 수준이다. 연인끼리 볼 만큼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하며 이성 친구들과 보기엔 그럭저럭 나쁘지 않다. 큰 기대 없이 킬링타임용으로 한 번쯤 볼만한 영화.
영화가 끝나면 그 장면을 벽화처럼 표현한 엔딩이 흘러나온다. 엔딩 크레딧이 흘러나오고 가장 마지막 장면에서 하늘을 가리키는 코만치 부족의 모습이 나온다. 그것을 나루도 쳐다본다. 하늘에 낀 검은 구름 사이로 우주선이 코만치 부족 앞에 나타나는 결말이 쿠키 영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