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사를 수놓은 천재 화가들
1장 화가와 시인의 우정-미술과 문학이 났을 때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실려 한국인에게 익숙한 시-백석이 서울 청진동에 살던 그녀에게 북으로, 만주로, 말 그대로 ‘깊은 산골로‘ 가자고 조르던 시기, 미농지 위에 써서 준 시라고 한다.
김광섭-저녁에
김환기-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김환기는 한 편지에서 “죽어간 사람, 살아 있는 사람, 흐르는 강, 내가 오르던 산, 돌, 풀포기, 꽃잎… 실로 오만 가지를 생각하며 점을 찍어간다”고 썼다.
2장 화가와 그의 아내-뜨겁게 사랑하고 열렬히 지지했다
임용련은 당시 3학년에 재학하고 있던 이중섭을 운명적으로 만나 이중섭이 화가가 되기로 결심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 그의 첫 스승이었던 것이다.
생존력이 거의 제로에 가까웠던 이중섭을 대신해, 그의 아내 이남덕이 거리로 나섰다. 부산의 커다란 광장 같은 야외에서 재봉질을 해서 일당을 받아 연명했다.
3장 화가와 그의 시대-가혹한 세상을 온몸으로 관통하며
별세계를 창조하는 화가 이인성.
이인성의 풍경화를 실제 장소의 사진과 비교해 보면, 두 번 놀라게 된다. 처음에는 실제 모습과 너무 흡사해서 놀라고, 그다음에는 실제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만들어낸 뛰어난 ‘연출력‘에 놀란다. 그는 그저 밋밋할 수 있는 일상의 풍경을 온갖 화사한 색채와 자유자재의 선을 동원하여, 너무나도 매력적인 ’ 별세계’로 바꾸어놓았다. 때로는 처연하게, 때로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세계가 작품 속에서 펼쳐진다.
4장 예술가로 갈아갈 운명-고통과 방황 속에서 만난 구원
오랜 기간 붓을 들지 못했던 그는, 전쟁 중에도 찬란하게 빛나던 고향 산천을 바라보면서 문득 삶의 원기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수덕사에서 삶의 위로를 받았던 것처럼 말이다.
장욱진은 자신의 (자화상)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이 그림은 대자연의 완전 고독 속에 있는 자신을 발견한 그때의 내 모습이다. 하늘에 오색구름이 찬양하고 좌우로는 자연 속에 나 홀로 걸어오고 있지만, 공중에선 새들이 나를 따르고 길에는 강아지가 나를 따른다. 완전 고독은 외롭지 않다.”
‘그냥 고독‘은 외롭지만, ’ 완전 고독‘은 외롭지가 않다. 고독은 어찌 보면 타인과의 비교에 따른 상대적 개념인데, 그러한 세속적 비교에서 벗어나면 오히려 완전한 고독에 이르게 된다. 그래서 ‘완전 고독‘은 어쩌면 ’ 자유‘의 다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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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라는 말은 항상 나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게 한다. 그 단어에 이끌려 펼쳐본 책은 나를 꿈꾸게 한다. 아니 꿈꾸게 했다.
한 장 한 장 꿈 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