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망했어요."
그 가게를 다닌지 벌써 햇수로 2년이다. 평소 돈까스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동네 맛집으로 꽤나 입소문이 난 가게다. 한달에 최소 1,2번은 이 집 돈까스로 두둑하게 배를 채우곤 했다. 양이면 양, 맛이면 맛은 물론 가게 위생 상태까지 흠잡을데 없었다. 꽤나 나이가 있어보이는 사장님이 늘 가게를 지킨 덕분이다.
그런데 최근 한 두 달새, 그 가게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배달 어플에서도 맛집 랭크에 올랐던 이 집이 어느날부턴가 검색조차 되지 않았다. 이상했다.
결국 주말 점심 그 가게를 직접 찾아갔다. 아무래도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했다. 사장님은 모르지만, 내 마음 속 단골 가게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확인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가게가 위치했던 2층 유리창 너머로 인테리어 물품들을 떼어내는 사람들이 보였다. 혹 인테리어를 새로하는 걸까. 하지만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이 시기에 설마 인테리어를 새로할까 싶었다.
그 의구심은 역시나 맞아 들었다.
며칠 뒤, 그 가게에는 브랜드 옷을 할인된 가격에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플래카드가 대문짝만하게 붙었다. 그리고 틈만 나면 검색했던 가게 사이트 방문자 리뷰에 "여기 망했어요"라는 사람들의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은 온라인 예약을 하고 갔다가 가게가 사라져 낭패를 봤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정말 망한 것일까. 이 집은 정말 인근에서 돈까스 맛집으로 입소문을 탄 가게였다. 배달 어플에서도 맛집에 랭크될 만큼 꽤나 장사가 잘된다고 믿었던 집이다.
물론 최근 몇 달 간 가게를 갈 때마다 예전보다 현저히 줄어든 손님의 숫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돈까스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집들, 특히 아이가 있는 집들이 외식 횟수를 줄이면서 직격탄을 맞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잘되던 가게가 문을 닫을 지경이 되다니. 다른 가게들 상황은 과연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자는 말할지도 모른다. 그냥 돈까스 가게 하나 문닫은 것이 무슨 대수냐고. 하지만 이렇게 자신의 입맞에 맞고 마음을 준 가게가 어느날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면 꽤나 마음이 헛헛하다. 솔직히 사장님께 진짜 가게 문을 닫은 것이 맞냐고, 혹 다른 곳으로 이전하시냐고 등등 묻고 싶은 말이 너무도 많았다. 하지만 단골 식당 사장님 연락처까지 알수는 없지 않은가.
코로나19가 외출의 자유, 마스크를 안할 자유, 사람들과 편하게 수다 떨 자유 등 너무도 많은 것을 앗아갔는데 이젠 단골 식당까지 뺏어갔다. 얼마나 많은 것을 앗아가야 코로나19가 사라질까. 과연 그 날이 올까. 그러면 문을 닫았던 단골식당 사장님이 다시 돈까스 가게를 열어주실까. 단골 고객으로 감사했다고, 그간 고생하셨다고 말하고 싶은데 어디가서 그 사장님을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