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 유부라이프 1

가족의 탄생

by 쭈야씨


여자 나이 스물 쯤이었나...

스물이라는 나이에는 결혼에 대한 환상이 있었고 스물여덟까지는 결혼에 골인해 당당한 어른이 되어 있을 거라는 확신에 차 있었다. ( 어른이 되는 기준은 무엇이었을까? ) 막상 스물여덟이 되어보니 스물여덟이라는 숫자는 그리 많은 나이가 아니었을뿐더러 여자는 어른이 되어 있지도 않았다. 그럼 서른에는... 달걀 한판을 꽉 채운 서른이 되었을 땐 이런저런 현실이 더해져 결혼은 점점 더 남의 일처럼 멀어져갔다.





스물아홉에 낚아 올린 동갑내기 남자는 풋풋했던 연애 초반에 숟가락만 들고 시집오라고 말했었다. 남자가 사랑에 취했......었을 리는 없고, 술과 분위기에 취해 뇌가 잠시 마비되었던 게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는 남자가 사랑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길 바랬다.



몇 번의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면서 여자와 남자의 연애는 조금씩 길어졌고 숟가락에 아이맥이, 큰 TV와 게임용 핸들 그리고 그 핸들을 장착할 테이블과 편안한 의자 등으로 혼수용품은 점점 더 늘어갔다. ( 아... 이 얼마나 어른스러운 요구사항이던가.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난다. )



여자는 점점 늘어나는 나이에 골드미스 특유의 히스테릭한 조급증이 생겼지만, 남자에게 결혼에 대해서 징징거리는 건 자존심이 상했기에 결혼에 관해서는 쿨하게 흘려보냈다. 결혼이란 환상도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고, 결혼이고 뭐고 연애만 하면서 혼자 살까 싶은 생각도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서른 넷이라는 늦은 나이에도 철들지 않은 여자와 남자는 이를 탐탁지 않아하시던 양가 부모님의 장단에 결국, 결혼을 결정한다.



예비부부라고 쓰고 호갱이라 불리는 여자와 남자는 귀차니즘에 모든 것을 일사천리로 결정했다. 여느 예비부부들처럼 준비를 하면서 티격태격하기도 했지만, 화를 잘 참아내는 트리플 a형인 남자 덕에 6년여의 연애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부부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었다.



알콩달콩 깨소금을 볶다가도

사소한 양말 한 짝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그렇게 여자와 남자,

둘만의 시간이 쌓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