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기 특집-내 맘대로 NBA칼럼 : 셀틱스 프라이드
농구의 신, 농구 황제. 농구를 몰라도 누구나 아는 칭호
그렇다. 바로 MJ, 마이클 조던의 별명이다
그런데 조던에게 '신'이라는 별명을 붙인 건 누구일까?
사실 조던에게 '신'이라는 호칭을 처음 쓴 게 아마 바로 래리 버드가 아닐까 싶다
86년 플레이오프 1라운드 시카고 불스 vs 보스턴 셀틱스 2차전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조던과 불스는 결국 보스턴에게 패하지만
조던은 무려 63점을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단일 경기 최고득점 기록을 갈아치우며
당시 최강팀이던 보스턴조차 전혀 손도 못 댈 정도로 활약한다
이 활약상에 래리 버드는 승리 후 인터뷰에서 조던을 극찬하며 이렇게 말한다
"God disguised as Michael Jordan"
"농구의 신이 조던의 모습으로 내려왔다"
86년에 우승은 버드와 보스턴이 차지한다
그만큼 버드와 보스턴은 명실상부한 80년대 최고의 선수와 팀이었고
당시 조던은 고작 데뷔 2년 차였다.....
고작 2년 차 선수가 졌음에도 불구하고
농구의 신이 되는 순간이었다
마이클은 승부욕이 대단해서 지는걸 죽기보다 싫어했다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1차 은퇴 복귀 후 같은 팀이 되는 로드맨과의 일화를 하나 소개하자면
아직 서로 다른 팀일 때 경기에서 조던은 로드맨에게 블락을 당한다.
여기에 열뻗친 현 신발장수 아저씨는 로드맨에게 세배로 복수하기로 결심한다.
골을 성공시키기에 가장 쉬운 자리인 골밑에서 로드맨은
조던에게 세 번 블락당하는 수모를 겪는다. 그것도 연속으로
누구든 조던을 도발해서(혹은 자극해서) 돌아오는 건 패배뿐이었다
누군가 조던은 점프슛밖에 없다고 혹평하자
다음 경기에서 정말 점프슛만으로 40점 이상을 득점해버리고
3점 슛이 약하다고 도발하면 곧바로 3점 슛으로 입을 다물게 한다
이런 승부욕으로 조던은 수많은 라이벌들을 꺾어왔다
조던은 또 다른 MJ 매직 존슨을 꺾고 우승했고
숙명의 라이벌 팀 디트로이트도 3전 4기 끝에 결국엔 이겼고
스탁턴-말론 듀오의 유타에게도 승리를 차지하며 챔피언이 됐다
하지만 유일하게 조던이 복수에 실패했던 상대가 바로
아이러니하게도 그에게 '신'의 칭호를 내려줬던
그 래리 버드와 보스턴 셀틱스이다
소포모어 시즌 때 농구 못할 것 같은 옆집 아저씨처럼 생긴
이 아저씨에게 참 교육을 당한 이후로 플레이오프 같은 중요한 무대에서
조던과 버드가 만날 기회는 없었다
사실 조던이 셀틱스와 버드에게 복수를 하지 못한 이유는
버드의 전성기가 등부상으로 인해 일찍 마감한 탓이 크다
어떻게 보면 이겨놓고 복수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못한 셈이다
하지만 단지 2년 차 조던에게 이겼으니 버드가 대단하다고 하는 건 아니다
조던이 NBA를 세계 최고의 리그로 흥행시킨 장본인이라면
그 이전에 NBA를 부흥시키기 시작한 건 80년대를 이끈 쌍웅
또 다른 MJ인 매직 존슨과 래리 버드였다
래리 버드는 존슨과 마찬가지로 입단과 동시에 팀을 강팀으로 변모시키는데
입단 전 29승 53패 였던 팀이 버드 하나로 61승 21패를 기록하며
단숨에 우승후보가 된다.
그리고 이듬해 팀을 62승 20패로 이끌며 우승을 차지한다
버드는 91-92 시즌을 마지막으로 그의 커리어를 끝낼 때까지
총 세 번의 우승과 리그 역사상 3명밖에 없는 3 연속 MVP를 차지한다
버드는 운동능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최상급 스킬셋과 센스를
겸비하고 있었고 터프한 플레이도 마다하지 않았다
패스하기가 힘들어 주먹으로 쳐서 주는 패스가 킬패스가 되고
그냥 대충 막 던지는 것 같은 슛이 정확히 림에 꽂힌다
최근 르브론에게 역대 최고의 스몰포워드 자리를 내주는 추세지만
패싱 센스와 bq, 특히 슈팅 능력은 버드가 르브론을 한참 상회한다
뭐 결국에 선수로써의 업적은 르브론에게 자리를 내주었지만
'농구인'으로써 농구에 대한 이해도와 업적은 버드가 위로 보인다
보스턴에서 선수 시절에는 MVP와 우승을,
인디애나 감독 시절에는 Coach of the Year 올해의 감독상을 탔고
(파이널에서 코비와 샤크에게 우승을 내주긴 했지만)
11-12 시즌엔 인디애나 사장으로 NBA Executive of the Year 상까지 수집한다
선수, 감독, 사장으로 해를 접수한 사람은 리그 역사상 유일무이하며
앞으로도 아마 나오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선수로써의 행보는 끝났지만 농구를 향한 날갯짓은 현재 진행 중인
버드와 인디애나의 새로운 비상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