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어언 1년 6개월 전이었다.
아들이 군대에 가는데 BTS RM과 V와 같이 훈련소에 들어간단다.
오 마이..
이런 행운(?)이!
아들이 군대에 가니 엄마로서 슬프고 걱정되고 해야 하는데
솔직한 심정으로는 RM과 뷔와 함께 훈련소를 들어가니
훈련병에 대한 대우가 더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기도 했다.
카츄사 지원했는데 추첨에서 떨어지고,
영어 통역병 지원했는데 추첨에서 떨어지고
(영어 통역병은 지원자가 많아서 추첨을 통해 1차 선발을 한다)
참 운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군대를 월드 스타와 함께 들어 간다고?
어찌 보면 아들의 군대 생활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이벤트이긴 하지만
그래도 시작부터 평범하진 않다.
좋은 예감이 들었다.
입대하던 날,
RM 남준이와 뷔 태형이를 본다는 생각에 살짝 흥분되기도 했다.
입대식을 시작하기 몇 분 전이되어서야
남준이와 태형이가 입장했다.
그래서 나도 사진을 당겨 찍었는데..
나중에 언론 보도를 보니 BTS 완전체가 왔었다고 ㅠㅠ
심지어 돌아가는 길에 저들이 앉아 있던 곳 앞으로 지나가기도 했었는데..
나중에 사진을 확대해 보니 홉이, 지민, 정국, 진, 슈가 다 있었다. 잉~~
나의 플랜은 BTS앞에서 "아포방포(아미 포에버, 방탄소년단 포에버!)!!!" 외치는 거였는데,
당시에 나는 남준이와 태형이만 온 줄 알았고,
그 둘만을 바라보며 있었고,
그들은 반대편에 훈련병이 모인 자리에 앉아 있었기에
다른 멤버가 있는지 몰랐고, 아포방포 못했고.. 안타깝다...
입대식이 끝나고 입영하는 훈련병들에게 운동장 맞은편으로 모이라고 했고,
아들도 드디어 간다.
터덜터덜 가는 아들이 어드메쯤 가서 앉는지 놓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다 비슷한 검정 점퍼들을 입고 있는 청년들 속에 스며들던 찰나에
순간 나는 아들의 모습을 놓쳤다. 아.. 어디에 앉았을까...
하지만 브라운 점퍼를 입은 남준과 하얀 파카를 입은 태형은
눈에 띄는 외모 탓에 눈을 떼려고 해도 떼어지지 않았고
맨 앞 줄에 앉은 탓에 계속 시선을 사로잡았다.
나는 남준과 태형을 보며
아들도, 이들도 군대 생활을 무사히 잘하길 빌었다.
그리고 부모님들이 돌아가는 시간,
남준이가 무엇인가를 하러 잠시 돌아오는 길에
그의 모습을 담는 데 성공했다.
그래도 BTS와 함께 군대 생활을 하니 환경이 조금은 더 낫지 않을까,
월드 스타와 한 솥밥을 먹는데 반찬 하나라도 더 괜찮지 않을까,
같이 훈련을 받으니 뭔가 그들과 재미있는 이벤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안심을 하려고 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한 달 후,
마침내 훈련소 수료식을 하는 날,
논산 훈련소에 다시 갔다.
남준이와 태형이는 표창을 받았고,
남준이는 영상을 통해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훈련소 기간 동안 남준이는 아들의 옆 방에 머물렀단다.
아들은 그와 같이 이야기 나눈 시간도 있었다며 멋있는 형이라 했다.
또 남준의 사인을 받았다고 자랑했고, 악수도 했다고 했다.
부러웠다.
그 후 아들은 일산에 위치한 부대로 배치되었다.
집에서 가까운 거리라 몇 번의 추첨에서 떨어진 운이
여기에 작용했나 보다, 너무 잘됐다고 생각했다.
아들과 훈련소 동기인 남준과 태형이도 잘 지내고 있겠지? 이따금 생각했다.
가끔 기사도 봤다.
아미인 미국인 친구와 남준이가 예전에 갔던 이태원 미술관에 같이 간 날,
남준이도 그 때 휴가를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
모자 쓴 청년마다 유심히 보며 남준이 아니야 서로 농담도 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갔는데....
2024년 12월 3일 밤,
갑자기 계엄이 선포되었다.
영화 <서울의 봄>을 본 사람이라면 이 사람이 기억날 것이다.
9 사단장 노태우, 군대를 동원해 서울로 향했던!!
가장 서울에서 가까운 부대.
그 부대에 내 아들이 있었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 <소년이 온다>를 봤다면
계엄 상태 아래 상관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는 군인들이
얼마나 끔찍한 일을 저질렀는지,
무고한 시민들의 죽음이 얼마나 억울한 지 섬세하게 느낄 수 있다.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광광 흘렸었다.
그런데 그런 끔찍한 계엄을 지금 선포한다고?
이유는?
계엄이 해제되기까지 그 몇 시간 동안 패닉에 빠졌었다.
TV에서 군인들이 국회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그 군인들이 다 내 아들처럼 보였던 것은 군인맘으로서 과대망상이 아닐 것이다.
계엄이 해제되고도 그날 밤은 잠을 자지 못했다.
그다음 날 아들과 통화할 때까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정말 하루밤새 수명이 줄어들었다는 말이 딱 맞다.
다행히 아들 부대는 대기 명령이 있거나 하진 않았다고 한다.
계엄이 발표된 후, 급하게 간부들이 모여 회의를 했다고 하니
긴장된 분위기는 있었던 듯하다.
계엄 해제가 빨리 된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그렇게 가지 않던 국방부 시계가 18개월이 지났음을 알렸다.
아들은 이제 전역했다.
전역하는 날, 입대하는 날과 마찬가지로 뉴스에 나왔다.
남준이와 태형이가 전역했다고 말이다.
건장해진 모습을 보니 정말 반가웠다.
지난 12월 계엄부터
대선을 통해 새로운 국군 통수권자가 선출되기까지
6개월간의 감정 상태는 정말 롤러코스터였다.
답답했다가 희망적이었다가 분노했다가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는..
결국 새로운 시대로 들어선 때, 전역하게 되어 정말 기쁘고
아들도 남준이와 태형이도,
그리고 다음 날 전역한 정국이와 지민이도
앞으로 행운이 함께 할 것이라 생각한다.
BTS 지민이 말했다.
국민 여러분들께 감히 말씀드리면 군대 와보니 쉽지 않다,
고생하는 분도 많다,
괜찮으시면 길 지나다 군인 보시면 따뜻한 말해 주시면 영광이겠다.
군인들이 아무리 예전보다는 좋은 환경에서 잘 지낸다고 해도
그래도 쉽지 않다는 것을 아들의 군대 생활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계엄'이라는 겪지 않아도 될 큰 사건도 있었지만
그 밖에도 군대 내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새로운 경험들을 겪게 된다.
참 수고 많았다!
모든 군인들에게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