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이 겨울왕국을 좋아하고 엘사를 좋아하듯 나로 어렸을 때, 디즈니의 인어 공주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다. 근데 애니메이션으로 동화를 처음 접하다 보니 나중에 읽은 동화의 비극적인 결말은 충격이었다. 당연히 공주는 왕자와 결혼하고 '그들은 그 후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고 하며 끝나는 게 동화 아니었나? 인어 공주가 거품이 되어 사라졌다는 말은 아직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까지가 내가 어렸을 적 알고 있던 인어공주의 이야기고 실제 원작은 더 모호하다.
인어공주는 절벽으로 몸을 던져 거품이 되었지만, 공기의 딸이 되어 불멸의 영혼을 얻기 위해 삼백 년 동안 착한 일을 해야 한다는 결말로 끝난다. 어린아이들이 이런 이야기를 듣고 무슨 생각을 했을지 어렵지는 않다. 안데르센이 출판하던 시기에 이런 혼란스러운 내용을 우려한 편집자들이 알아서 내용을 수정했다고 한다. 거품이 되어 비극으로 끝나거나 왕자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인어 공주의 원작자가 명확함에도 다양한 판본이 있음이 이해 간다. 모두가 애매한 결말을 제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것 때문이다. 그래서 인어 공주는 재해석의 여지가 많다.
- 인어의 생태
양성애적 성향을 가진 안데르센에 남자에게 고백하고 본인의 신앙심과 갈등하며 나온 작품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지만, 나는 좀 더 다른 생각을 하고 싶다. 우선 '인어'라는 인간과 유사한 종족의 특성에 대해 알아보자 인어는 수명이 300년이지만, 영혼이 없고 무덤도 없는 존재로 여겨진다. 영혼이 없어서 죽을 때는 무덤이 남는 것이 아니라 거품이 되어 사라진다고 한다. 그리고 인간의 불멸의 영혼을 부러워한다.
- 인어의 영혼
영혼이란 단어는 다양한 뜻으로 사용되곤 한다. 인어가 영혼이 없어서 거품이 되는 것은 바다에서 시체는 곧 다른 작은 생물들의 먹이가 되는 해양 생물의 생태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인간의 영혼을 불멸이라 표현하는 것은 문자와 구전으로 사람의 이야기가 계속 전해지는 것을 표현한다. 즉 인어는 문자가 존재하지 않고 구전도 잘 전해지지 않을 정도로 문명이 미약하다.
- 바자우족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의 얕은 바다에는 바자우족이라는 민족이 살고 있다. 이들은 바다에 수상가옥을 지어놓고 바다 위에서 살며, 비장(산소 운반을 담당)은 일반인에 비해 1.5배가 커서 잠수를 더 깊고 오래 할 수 있고 바닷속을 걸어 다니며 사냥을 한다.
- 덴마크의 식민지
안데르센은 덴마크 사람이다. 덴마크도 어느 유럽 국가와 다르지 않게 아이슬란드, 그린란드, 카리브해의 섬 등 식민지를 운영했으며 그린란드는 아직도 식민지로 남아있다. 덴마크는 카리브해에 덴마크령 서인도 제도라는 식민지를 만들었고 그중에 바자우족 같은 수상 민족이 있던 것이다. 이들은 교회를 세우고 발전된 문명을 가지고 식민지를 개척하러 온 덴마크인들을 우러러보고 있었으며 바다에 빠진 식민지 총독의 왕자를 카리브해 원주민이 구해준 것이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서로 언어가 다르고 문자도 없어서 대화가 통하지 않았으며 원주민과 덴마크인은 서로를 경계해서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마녀가 다리를 주었다는 이야기는 원주민 여성을 덴마크인처럼 꾸며내어 식민지의 건물에 들어가게 해 줬다는 말의 비유다. 하지만 결국 원주민과 덴마크인이 이어질 확률은 희박했고 원주민 여성은 절벽에서 몸을 던지고 그 몸은 물고기들에게 먹혔다. 그 후에 공기의 요정이 되었다는 말은 이 원주민의 이야기가 인어공주의 이야기가 널리 널리 퍼졌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덴마크는 1700년대부터 이 식민지들을 운영했는데 디즈니의 실사 영화 '인어공주'의 개봉이 머지않았다.
- 미국
그 후 이 식민지는 다른 식민지처럼 흑인 노예들을 데려와 많은 수탈을 일삼았고 1878년에는 노예들의 반란이 일어나기도 했으며 결국 덴마크는 미국에 이 식민지들을 팔아버리고 지금은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