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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연 Sep 04. 2020

몰입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요즘 나는 미라클모닝을 위해 매일 오전 6시에 기상한다. 일어나자마자 찬물로 세수하고 바로 걷기 운동을 하러 나갈 준비를 한다.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외출할 때 필요한 물건들을 주섬주섬 챙기고 있는데, 어디서 달그락달그락 소리가 들린다.


유리병끼리 서로 부딪치는 소리, 캔과 깡통끼리 부딪치는 소리, 뭉쳐있는 비닐봉지가 탈탈 털리는 소리가 들려 베란다 창문 너머로 시선을 옮겼다. 경비원 아저씨의 분주한 모습이 보였다. 아저씨는 두 손에 면장갑을 끼고 밤새 쌓인 재활용품을 정리하고 계셨다. 혹시 유리 용기나 캔이 제자리를 못 찾고 어디 엉뚱한 데 섞여 있지 않은지 매의 눈으로 재활용품이 모인 통을 샅샅이 뒤지고 골라내고 다시 분류하고 계셨다.  

아침 운동을 마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저씨를 또 만났다. 이번에는 아저씨 키만 한 빗자루를 두 손으로 꽉 잡고 바닥을 힘껏 쓸고 계셨다.  쓰윽 쓰윽. 빗자루와 바닥이 마찰할 때 나는 소리는 리듬감 넘치고 경쾌한 에너지로 가득하다. 내가 어릴 적에도 아침이 되면 자주 듣던 빗자루 소리는 여전히 듣기 편하고 좋다. 산만했던 마음이 정리되는 느낌도 든다. 아저씨도 나와 같은 마음이실까?
이제 가을이 되면 낙엽이 더 많이 떨어질 텐데. 작년에 은행나무에서 떨어지고 밟혀 뭉개진 열매의 잔해를 처리하는 아저씨의 뒷모습이 유난히 고돼 보였던 기억이 난다.


장을 보러 마트에 나가는 길에 마주친 아저씨는 이번에 아저씨 팔목만 한 조경 가위를 들고 아파트 입구 정원에서 가지치기를 하고 계셨다. 삐쭉삐쭉 튀어나온 잎사귀와 가지를 싹둑 자르고 또 자르며 모양을 잡으신다. 아저씨에게 선택받지 못한 잎사귀와 가지들은 힘없이 땅에 툭툭 떨어진다. 영화 가위손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마스크를 끼고 있는 아저씨의 얼굴에서 보이는 건 땀이 송글송글 맺힌 이마와 비장한 눈빛뿐이다.

가끔 아파트 입구에 불법주차를 하고 잠깐 물건을 사려하는 운전자들이 차에서 내리려고 할 때, 경비원 아저씨는 경비실에서 다급히 뛰쳐나와 큰 소리로 외치신다.


" 거기다 주차하시면 안 됩니다. 차 빼주세요 얼른!"


아저씨에겐 센서가 있으신 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매번 정확한 타이밍에 불법주차를 막을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난 매일 경비원 아저씨에게 몰입의 중요성을 배운다.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한다고 해서 모두 다 잘 해낼 수 없다는 걸 느낀다. 아저씨는 한 가지 일을 할 때 한 가지에만 집중하고, 다른 일은 신경 쓰지 않으신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일에 대한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할 때는 쓸데없는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다른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지금 나는 더 나은 하루를 만들기 위해, 미라클모닝까지 하면서 적어도 아침에 두 시간은 보너스로 더 얻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드는 시간까지, 내가 제대로 몰입해서 하고 있는 건 무엇일까?  몰입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그 사람에게는 일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보인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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