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선생님
'메멘토 모리'는 '죽음을 생각하라'는 라틴어다.
고 이어령 선생님은 여섯 살 때 토박이처럼 이말을 몸전체로 느낀 적이 있다고 한다.
나중에 어른이 되어 그때의 그 느낌이 바로 메멘토 모리라는 사실을 알고
다음과 같은 시를 발표한 적이 있었다.
목숨은 태어날 때부터
죽음의 기저귀를 차고 나온다
아무리 부드러운 포대기로 감싸도
수의의 까칠한 촉감은 감출 수가 없어
잠투정을 하는 아이의 이유를 아는가
한밤에 눈을 뜨면
어머니 숨소리를 엿듣던
긴 겨울밤
어머니 손 움겨잡던
내 작은 다섯 손가락
애들은 미꾸라지 잡으러 냇가로 가고
애들은 새 둥지 따러 산으로 가고
나 혼자 굴렁쇠를 굴리던 보리밭길
여섯 살배기 아이의 뺨에 무슨 연유로
눈물이 흘렀는가
너무 대낮이 눈부셨느가
너무 조용해 귀가 멍멍했는가
굴렁쇠를 굴리다 흐르던 눈물
무엇을 보았는가
메멘토 모리
훗날에야 알았네
메멘토 모리
어릴 적 신나게 놀다가도
불안한 아이는 어머니에게 달려가 물었다.
"엄마, 죽지마."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걱정 마! 너 두고 엄마 절대로 안 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