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환승역으로 순천에 한 시간 반정도 머무르며 인상적이었던 한 가지
혼자 먹을 수 있는 밥집을 검색하다 발견한 역 근처 추어탕집
쌍둥이 바위,라는 뜻을 가진 상호가
옛스럽다
폭염에 캐리어를 덜덜거리며 찾아가니
허름한 노포였다
오일장터 후미진 곳이라 지나치기 좋은,
시각적으로 띄는 거라곤 1도 없는 그곳이, 타지 사람의 청각은 자극했는데
가까이 갔을 때 골목으로 튀어나온
압력밥솥 쉭쉭거리는 소리다
대량이라 소리도 큰가
이어 후각이 몰고 온 구수한 밥냄새
더위에 식욕이 일어난다
오래된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가 알루미늄 쟁반에 차려 나온 소박한 한상을
받아먹어보니
진짜 밥이 제일 맛있더라
윤기가 반지르르 촉촉하고 부드러웠던
하얀 쌀밥
유난하던 압력솥 추 소리가
거짓이 아니었어
우리는 밥맛이 최고야,
들어와 잡숴봐!
한적한 그곳을 지나는 이에게
호객행위라도 하는 듯한 그 소리
소리는 정직했고 하얀 쌀밥이 무죄였다.
점심 장사만 하고
손님이 한쪽 다리를 접어 의자에 올리고
편하게 밥을 먹는 곳
혼자여도 괜찮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