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정해정 작가 참 예쁜 시화집 '꿈꾸는 바람개비'

by 해드림 hd books

정해정 작가님의 「꿈꾸는 바람개비」는 향기로 버무려진 시화집이다. 꽃의 향기와 타향(미국)과 고향의 향기, 가족의 향기, 신앙의 향기로 범벅이다.


해드림에서 출간한 작품집을 통해서만 벌써 네 번째 정해정 작가님과 만난다. 두 번은 재미작가들의 동인집 「다섯 나무 숲」(재미작가 5인 소설집)과 「참 좋다」(재미작가 5인 작품집)로 만났고, 두 번은 개인 수필집 「향기등대」와 이번 시화집 「꿈꾸는 바람개비」로 만난 것이다. 「향기등대」도 저자의 그림과 함께한 아주 예쁜 컬러 양장본 수필집이다. 우리 해드림에서 만들어 낸 작품집 가운데 가장 예쁜 책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문인화가 답게 정해정 작가님의 개인 작품집에는 작가와 화가 두 인격체가 아름답고 화려하게 드러나는 특징이 있다. 풍부한 유머조차 엿보이는 정해정 작가님은, 적잖은 연륜에도 문학을 이어가는 꾸준한 열정이 무엇보다 존경스럽다. 작품집을 통해 벌써 몇 해째 그 열정을 지켜 본다.


이번 「꿈꾸는 바람개비」에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라면, 개인적으로 ‘금낭화(씨엄씨 밥풀꽃)’를 꼽는다. 어렸을 적 할머니에게 들었다는 ‘금낭화’에 얽힌 전설을 시로 재구성하였는데, 애잔한 사연을 구성진 전라도 방언으로 위트를 가미하여 표현하였다. 금낭화는 사실 며느리밥풀꽃 혹은 꽃며느리밥풀과는 다르지만 같은 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런데 정해정 작가님은 이를 ‘씨엄씨 밥풀꽃’이라 하였다. 시(詩)의 파괴성을 활용한 셈이다.


장소현 시인_시와 그림은 본디 하나


정해정 선생은 동화작가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지만, 소설, 수필, 시의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글쓰기를 하는 작가입니다. 형식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죠. 그만큼 세상을 넓고 다각적으로 보려고 애쓴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또한 자유롭기 때문에 입체적인 표현이 가능해집니다. 가령 <금낭화(씨엄씨 밥풀꽃)> <늙은 쌈닭> <왜 그랬을까?> 같은 시는 짧은 소설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지요. 이같은 여유는 작가에게 매우 큰 힘입니다.

바람개비에 감기는 바람은

꽃잎을 흩날리며

향기로 쏟아집니다

아이는 바람의 향기를 마시면서

바람개비 속으로 들어갑니다

하늘을 헤치며 훨훨 구름 속을 납니다

거기가 바로 엄마 품속인지도 모릅니다

눈부신 꽃밭을 봅니다

눈부신 별밭을 봅니다

별이 깜박이는데 아이는

흐르는 은하수 끝자락을 잡습니다

아이는 다시 잠이 들고

묘비 옆에서

바람개비 홀로 객지에 남아

뱅글뱅글 돌고 있습니다.

-<바람개비> 부분


거기에다 직접 그린 그림이 더해집니다. 그림과 글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세계인데, 이것은 매우 소중한 정신세계입니다. 옛 어른들은 이렇게 가르치셨지요.

“시와 그림은 본디 하나(詩書畵一體)요, 시 안에 그림이 있고(詩中有畫) 그림 속에 시가 있다(畵中有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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