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초입에 생각한 새해 첫날
해가 헤헤거리며 뜬다.
하늘도 헤헤거리며 물든다.
물도 헤헤거리며 일렁인다.
나도 헤헤거리며 모든 것을
눈으로 코로 피부로 받아드린다.
무지 신비로운 1월의 첫날이었다.
오늘은 가을로 뛰어 가고 있는 9월이다.
매미는 귀뚜라미나 찌르레기로 바뀌고 있다.
몇년을 기다린 여름 한철도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헤헤거리고 싶다.
매우 추운 날 코로 숨쉬면
콧속이 얼어드는 것을
차가운 끈적임으로 느낄 수 있다.
매미는 벌써 그 추위를 몇번 겪고
짧은 여름을 보내버렸다.
이제 어느 나무에 붙어서
움직임을 멈출까 고민할 것 같다.
불쌍하지만 하루살이보다 수천배을 더 살았고
나보다는 몇배 많이 자신을 모습을 바꾸었다.
그러니 매미를 보고 너무 슬퍼하지 말자!
그리고 자신을 보고도 너무 심각하게 슬퍼하지 말자!
가끔은 미미한 존재로 헤헤거리고 바보처럼 웃어도
당신은 1월의 신비한 그날 태양보다 존귀한 존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