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대화

by 선율

비가 오면

풀잎들은 힘들다.


풀잎들이 외친다.

빗물이 나의 살갗을 때리고 지나갔어.

나의 손에, 나의 얼굴에

빗방울들이 울음을 토하고 갔어.


비가 오면

바위들이 웃어.

아무 말 없이, 오래된 침묵처럼.


나의 살갗에 빗방울들이

안식처를 만들기 위해

내 살갗을 파고들어

그들의 슬픔을 나에게 묻어.


나를 조금씩 갉아내고

안으로 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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