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접는 날.

by 소이치



마음을 다잡고 무언가를 시작할 때는

상당히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처음 시작해보는

일에 대한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라던가,

번씩 해와서 익숙한 일이어도 한 번의 실수,

혹은 실패가 가슴 깊이 박혀 남아있을 경우에는

단순히 용기라는 것을 가지고서

마음을 다잡고 시작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앞으로 가지도 못하고 뒤로 빼지도 못하는

흔히 말하는 딜레마다.


한데 마음을 다잡고 시작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마음을 접는 일이 아닐까?

몇 번이고 걸어왔던 길인데,

끝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어느 순간에서

걸음이 멈추고 깨닫게 된다.


“아, 여기가 끝이구나.”


이별, 실패, 더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 녀석들은 익숙해지지 않는다.

마음을 접는다는 일이 알록달록 고운 색의

색종이를 접는 것처럼 간단하면 좋으련만.


애써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슬퍼하지 않아도 되고,

좌절하지 않아도 될 텐데.


마음을 다잡는 그 순간에 필요한 것이 용기와 또 다른 무언가라면

마음을 접는 순간에는 어려울 뿐, 필요한 게 많지 않다.


조금의 슬픔, 약간의 상실감.

이후에도 이어질 조금의 아픔.


거기 그 누군가는 오늘도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색종이처럼 접어가고 있을지 모른다.


적어도 나는 알고 있다.


그게 고운 색종이의 이쁜 학이 아니라

색종이였던 종이 뭉치라는 것을.

그렇게 만드는 데에는 정성 들여

학을 1000마리 접는 것보다 힘들었을 거라는 것을.


오늘의 나는 아무렇지 않게 인사를 건네요.
안녕하세요?
이 인사를 보는 당신은 안녕한가요?
무언가를 접어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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